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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새로운 국면을 맞다①] ‘타다’ 항소심 전망, ‘법률의 착오’여부가 관건이다

지난 19일 법원은 ‘타다’의 손을 들어주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여객자동차법) 위반으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 박재욱 VCNC 대표, 그리고 각 법인(이하 타다 측)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18단독 재판부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은 것이다. 과거 ‘트러스트 부동산’ 사건에 비견하여 법조계에서는 벌금형 수준의 유죄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일단 기소가 되면 70~80% 이상 유죄 선고가 내려지는 형사재판 현실에서, 그것도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에서 무죄 선고가 내려진 것은 분명 파격적인 일이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율촌 등 호화 변호인을 앞세운 타다 측은 일단 기사회생했다는 분위기지만, 의외의 일격을 당한 검찰은 선고 후 7일이 되는 오는 26일까지 항소 여부를 결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형사재판에서 어떠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이 되려면, ① 객관적 요건으로서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피고인의 행위가 특별형법을 포함한 형법의 내용을 위반한 것인지(구성요건해당성), 위법성이 인정되는지(위법성 조각사유 존부), 책임능력이 있는지(책임능력 존부) 등을 차례로 따지는 한편, ② 주관적 요건으로서 범행의 ‘고의’가 있었는지를 살펴 유죄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되는데, 이 사건에서 법원은 타다 측의 서비스는 여객자동차법으로 유죄 선고를 하기 위한 객관적·주관적 요건이 모두 없다고 판단하였다.

우선 법원은 자동차대여사업자가 사업용 자동차를 임차한 고객에게 운전자까지 알선한 행위는 여객자동차법 제34조 제2항 위반에 해당한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타다 서비스는 ‘초단기 승용차 임대차’에 불과하고 운전자를 알선하는 행위 역시 렌트카 이용의 편의를 위한 계약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 본질적으로 자동차 운송계약이 아닌 것으로 보았다. 이 경우 여객자동차법을 적용해 타다 측을 처벌하는 것은 범죄로 규정되지도 않는 행위, 즉, ‘구성요건해당성’이 없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어서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판시하였다. 형사상 유죄 판단을 위해서는 형법 상 그것이 유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타다 서비스는 ‘혁신적인 모빌리티 사업’으로 아직 그것을 규율할 법이 없을뿐더러, 기존 여객자동차법의 적용을 받는 교통수단에도 해당하지 않아 객관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 이재웅 쏘카 대표가 2월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타다' 불법 운영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후 법원을 나오면서 있다. 뉴시스

법원은 설령 검찰의 주장대로 타다 서비스가 여객자동차법의 적용을 받고 이를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그 위반에 대한 ‘주관적 요건’인 ‘고의’가 없다는 판단도 내렸다. 타다 측은 타다 서비스를 준비하며 타다 운영과 관련하여 국토교통부 공무원으로부터 ‘운전자 알선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받았을 뿐 아니라 서울시로부터도 불법 판단 이전에는 단속하지 않겠다는 공식 답변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형법은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않는다(제16조)는 이른바 ‘법률의 착오’라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법률의 착오’로 인해 위법행위를 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해당 범행에 대한 ‘고의’가 없다고 보는 것이 현재 법원의 태도이다. 결국은 위법행위를 함에 있어 그것이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않는다고 오인하는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가 관건인데, 판례는 ‘관할 구청에 미숫가루 제조행위가 식품위생법 상 허가가 필요한 행위인지 질의하여 허가가 필요 없다는 회신을 얻어 이에 따라 제조를 하였다가 이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관계기관에 문의하고 조사를 하여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가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오인하였다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83. 2. 22. 선고 81도2763 판결 참조). 이 같은 판례를 이번 사례에 적용시켜 본다면, 타다 서비스는 공식적으로 주무관청인 국토교통부로부터 사업을 해도 좋다는 취지의 회신을 받아 자신의 행위가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믿고 타다 서비스를 개시한 것인 만큼 타다 측의 ‘고의’에 관한 법원의 판단은 결코 무리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

이 사건이 항소심으로 갈 경우 타다 서비스가 여객자동차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실 타다 서비스의 본질을 어떠한 측면에서 보느냐에 따라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로 법원의 판단에 좌우될 여지가 있지만, 타다 측에게 ‘고의’가 없다는 판단에 대해서는 항소심 재판부에서도 다른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워 보인다. 결국 검찰 입장에서는 택시업계의 분위기 등을 고려하여 항소를 안 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항소를 준비함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타다 측에게 ‘고의’가 없었다는 1심 재판부의 판단을 어떻게 번복시킬 수 있을지 항소심 법원을 설득할 묘안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20.02.23  10: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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