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코로나 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고조되는 가운데 안전자산 랠리 현상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온 국제금값도 다시 급등세로 마감했다. 미국 달러화는 코로나 사태이후 강세 행진을 이어왔지만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 부진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국제금값, 달러화 가치가 코로나 사태이후 3강현상을 지속하며 패닉장세를 대변하고 있다.

반면 뉴욕증시는 고점 논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중국 코로나 19 감염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과 비교적 관리가 잘되고 있던 한국마저 감염자수가 200명 넘게 급증하면서 충격에 휩쌓이는 모습이다. 이날 발표된 2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며 코로나 쇼크의 강도가 예상보다 크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며 급락세를 부추겼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 2%넘게 급락 하면서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심리도 키웠다. 국제유가도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간의 감산 이견과 코로나 쇼크에 따른 수요부진이 이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코로나 쇼크에 따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금리인하 조기 단행에 대한 기대감은 이날 연준 위원들의 금리인하 필요성 약화 연설이 이어지면서 실망매물을 불렀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여전히 코로나 쇼크에 따른 글로벌 경제 불안감 진정을 위한 금리인하 카드가 조만간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뉴욕증시 드디어 본격 조정 시작하나.

뉴욕증시는 이날 다우지수가 전일보다 227.57포인트(0.78%) 내린 28,992.41로 마쳤고 S&P 500 지수는 35.48포인트(1.05%) 하락한 3,337.75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 2%넘게 급락하기도 했지만 174.37포인트(1.79%) 급락한 9,576.59로 마쳤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1.38%, S&P 500은 1.25%, 나스닥은 1.59%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복합악재에 시달렸다. 중국의 코로나 19 감염자수 다시 증가세 반전과 한국의 감염자 사망 발생과 감염자수 급증세로 공포감을 연출했다. 잇따라 발표되는 경제지표도 코로나 경제 충격을 확인시켜주며 투자심리를 흔들었다.

뉴욕증시에 앞서 발표된 일본의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47.6으로 전월 48.8보다 크게 악화되고 서비스업 PMI도 46.7로 1월 51.0에서 추락하자 코로나 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됐다.

이후에 발표된 정보제공업체 IHS마킷의 2월 미 제조업 PMI 예비치도 50.8로, 전월 확정치 51.9에서 하락하며 지난 6개월새 최저치를 보였다. 특히 서비스업 PMI는 전월 53.4에서 49.4로 급락하며 7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기대에 대한 기준선인 50을 하회하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IHS마켓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쇼크가 미국 경제에도 공포감을 안겼다"고 전했다. 그동안 미국 경제를 떠받치던 서비스업 활동 지수는 확장과 수축을 나타내는 50선을 하회해 76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앞서 발표된 중국 자동차 판매현황도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가 발표한 중국의 2월 1-2주간(1~16일) 승용차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92%나 격감한 것으로 나타나며 코로나 경제 충격을 그대로 반영했다.

코로나 불안에 따른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도 이날 연준위원들이 잇따라 모두 현재의 통화정책이 만족스럽고 금리인하에 대한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으로 모아지면서 실망매물을 불렀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코로나19도 다른 바이러스처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코로나19 우려가 완화되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해 금리인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코로나19 영향에 대해서는 일시적이라는 것에 힘주며 미국의 현 경제 상황으로는 금리인하가 필요하지 않다고 피력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전일에 이어 일시적인 가격변동은 경기흐름에 단서가 될 수 없다고 하며 금리인하 기조 전환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다만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총재는 다만 연준 위원들이 시장에 순순히 굴복해서도 안 되지만 이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 코로나 19에 대한 부정적 요소를 우려했다.

30년물 국채 수익률 사상최저치, 수익률 역전현상도 재발

이날 채권시장에서 국채수익률은 모두 급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5.4bp 하락한 1.470%를 기록, 5개월래 최저치를 보였다. 10년만기물은 3개월 만기물 수익률 1.57%를 하향 돌파하는 수익률 역전현상도 벌어졌다. 통화 정책 바로미터인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4.5bp 하락한 1.348%로 3주래 최저치를 보였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기록적인 날이었다. 전일보다 5.4bp 하락한 1.917%를 기록하며 지난해 9월 이전 사상최저치인 1.95%를 갈아치워버렸다. 장중엔 1.9%를 밑돌기도 했다.

국제 금값 상승랠리 지속, 국제유가 하락 마감

대표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은 상승랠리를 이어갔다. 국제금값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일보다 28.30달러, 1.8% 급등한 온스당 1,648.80달러로 마감, 지난 2013년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간기준으로는 3.9% 오르며 지난해 8월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시티그룹 연구원들의 분석을 인용해 금값이 12~24개월 내 온스당 2,0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티그룹은 1년 내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1,700달러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달러가치는 PMI지수가 급락 소식으로 그동안 상승세를 멈추고 숨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주는 달러인덱스 지수는 전일보다 0.55% 하락한 99.32를 기록중이다. 한편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5원 급등한 달러당 1209.2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가 기준 지난해 9월 3일(1,215.6원) 이후 약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국제유가는 이번 주 감산과 리비아 내전소식으로 상승세로 반전했지만 코로나 경제 충격 확대와 감산 이견, 리비아 내전 유엔 중재 소식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0달러, 0.9% 내린 53.38달러에 마쳤다. WTI는 주간으로는 2%가량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2월 경제지표도 수요를 압박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추가 감산에 비협조적인 러시아와의 동맹 관계 단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