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출처=픽사베이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확진자 발생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TK(대구·경북) 지역을 다녀온 직원들에게는 자가 격리 조치까지 취하는 중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대책으로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수준의 방역책을 세우고 있다. 동일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발생한 만큼 사옥 입구에서 직원들과 방문객들의 체온을 재는가 하면, 손소독제 비치로 감염 확산을 억제하고 있다.

이날 정부가 대구·청도를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선포함에 따라 기업들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대구 달성공단과 전자산업이 밀집한 구미 지역에 대한 출장을 최소화하고, 지역 사업장 간 이동까지 막으며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는 TK지역에서 잠재적인 코로나19 확진자가 모두 드러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질본 방역지침, 적극 시행... 자가격리, 직장 폐쇄 등도 고려 

특히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질병관리본부의 방역 지침에 따르고 있다. 또 사내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 발생 시 주변 인원 모두 2주간 자가 격리, 직장 폐쇄 등 보다 강도 높은 조치를 취했다.

재계 주요 기업인 삼성전자는 TK 지역 출장을 자제하고, 회의를 최소화했다.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에서는 사업장 간 이동을 금지하고, 코로나19 확진 의심자와 같은 공간을 공유한 직원을 모두 귀가 조치했다. 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국내 및 해외 출장을 자제하고, 경북 구미와 경기 수원 사업장 간 셔틀버스 운행을 중단했다.

LG전자는 TK 지역 출장을 다녀온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 근무를 시행하는 한편, 사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막기 위해 사업장 간 출장을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또 코로나19 발병지인 중국 우한 지역 출장 제한을 중국 전역으로 넓혔으며, 여의도 트윈타워에 대한 방역 조치를 진행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코로나19 밀접 접촉자 및 확진 의심자 2명 발생으로 교육장 폐쇄, 교육생 280여명을 2주간 자가격리 조치한 바 있으며, 21일 오후 확진 의심자 모두 음성 판정을 받고도 해당 조치를 유지 중이다.

소비자 접촉많은 유통-금융, 상황별 시니리오로 적극 대응

B2C(기업대소비자거래)가 많은 금융, 유통쪽은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금융사들은 대면 창구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열감지카메라와 손소독제를 비치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량으로 발생한 TK 지역에서 신한은행은 전 영업점을 대상으로 전문방역업체를 통해 방역을 실시했다. 또 총 5단계의 상황별 시나리오를 전국 영업점에 배포하고 상황에 따라 즉각 조치할 수 있도록 대비했다.

증권사들도 마찬가지다. NH투자증권은 발열 및 의심요소가 있을 시 즉시 귀가 조치를 내리고,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 시 해당 직원에게 즉시 휴가 명령을 내린다. 또 동남아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출장을 금지하고, 개인 여행을 최대한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현대차증권은 주기적인 방역 및 질병관리본부 메뉴얼을 전사에 공지했다.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비상업무 계획(BCP)를 수립해 운영하고 있다. 에셋플러스 자산운용은 직장 폐쇄를 대비해 인근 임차사무실을 계약해두고 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원격지원시스템이 가동돼 재택 근무로 계속 업무 처리를 할 수 있도록 마련했으며, 신한BNPP자산운용은 필수 요원이 노트북으로 재택 근무로 코로나19에 대비했다. AB, 베어링, 블랙롤 등의 임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업무에 임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이동 동선이 겹칠 시 사업장 폐쇄 조치를 취한 롯데, 신세계, CJ, 아모레, LG생활건강 등의 유통사들도 지속적인 방역 대책에 나섰다.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백화점과 마트, 면세점들은 임시 휴업을 단행하고 전문 방역을 시행 중이다. 또 대면 접촉이 많은 업계 특성을 감안해 개인위생 강화를 강조했으며, 일부 유통사는 대외활동 자제 및 외부 인원 방문 금지 조치를 취했다.

외부 인력 현장 근무가 많은 건설업계는 개인 위생에 보다 초점을 맞췄다. 현대건설은 마스크와 각종 위생 용품을 건설사 전 직원에게 제공 중이며, 현장에도 위생 물품을 별도로 구비했다. 대림산업은 전 작업자를 대상으로 중국 방문을 확인하고 있으며, 직원 및 근로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행동 수칙교육을 실시했다. 쌍용건설은 21일부로 외부 접견실을 폐쇄하고, 모델하우스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이원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