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유통현장을 탐방 중인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왼쪽)과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개점일에 매장을 방문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출처=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유통업계 전반에 불어 닥친 악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유통 대기업의 최고 경영자인 롯데 신동빈 회장과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정 반대의 경영 행보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신세계 정용진... 직접 '나서고' SNS로 '보여주고'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늘 그래왔던 것처럼 해외의 유통 박람회 혹은 해외의 다양한 유통채널들을 직접 찾아가 이것저것을 살펴보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정 부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해외 유통현장을 직접 방문한 사진들을 계속 공개하고 있다. 그는 SNS의 사진 게시물에 달려있는 코멘트에 “하나라두 배우려고”라는 글을 적어 스스로가 글로벌 유통업계의 변화를 계속 공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 해외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는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출처=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 부회장은 해외 유통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들을 신세계의 유통사업부문 이마트에 적극 반영해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테마파크형 쇼핑몰 스타필드, 마케팅 비용을 절약해 가성비를 높인 실속 상품군 PB 노브랜드(NO BRAND) 그리고 만물상 잡화점 삐에로쑈핑 등이다. 

롯데 신동빈... 계열사 대표에 맡기고 외부활동 자제 

롯데 신동빈 회장은 외부활동보다는 각 계열사 대표들에게 경영의 판단을 맡기며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신 회장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 2018년 10월 출소한 직후 신 회장은 자신이 부재하는 동안 멈춰있다시피 했던 그룹의 사업들을 다시 진행시키기 위해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 등 롯데의 다양한 거래처와 현장들을 자신이 직접 방문하는 등 동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 주요 계열사 임원들과 잠실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를 방문한 롯데 신동빈 회장.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그러다 올 들어 신 회장은 좀처럼 외부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7일 잠실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개점 행사와 같은 달 19일 작고한 아버지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례식 이후 비교적 조용히 지내는 편이다. 롯데 유통사업부문 운영에는 롯데쇼핑 대표이사인 강희태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다른 경영스타일, 결과는?

국내를 대표하는 유통 '빅2'의 최고경영자들이 보여준 최근의 대조된 모습을 놓고 유통업계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정 부회장의 행보는 “최고 경영자가 미래의 먹거리를 찾아 직접 발로 뛰면서 글로벌 시장을 계속 관찰하는 모습은 자사의 임직원들에게 긍정적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는 식의 긍정적인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해외 유통시장 체험에 근거한 정 부회장의 판단이 이마트의 경영에 반영된 몇몇 사례들이 실패한 것을 예로 들면서 “경영자 개인의 취향 혹은 단편적일 수 있는 판단을 경영에 실험하려 드는 것은 우려스럽다”라는 식의 부정적 해석도 있다.
 
신동빈 회장의 행보에 대한 해석도 마찬가지다. “최고 경영자의 잦은 움직임으로 임직원들의 부담감을 가중시키는 것보다 계열사 대표와 경영진들의 판단을 믿고, 차분하게 위기에 대응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장기적인 관점으로 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최고경영자로서 직접 탐색하고, 제안하는 모습이 최근 들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너무 정적(靜的)인 모습의 신동빈 회장과 상대적으로 동적(動的)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 두 사람의 최근 행보가 올 한해 기업경영에서 어떤 성과로 귀결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