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가 21일 이사회를 열어 신임 이사회 의장에 박재완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사내이사 후보에는 한종희 사장(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최윤호 사장(경영지원실장)을 각각 추천하기로 결의했다.

▲ 박재완 신임 이사회 의장. 출처=삼성전자

이사회 독립성, 투명성
자회사 노조와해 공작에 개입한 혐의로 1심에서 법정 구속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14일 사임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신임 이사회 의장에 사외이사인 박재완 이사를 선임한 배경에 시선이 집중된다.

박재완 신임 이사회 의장은 1983년 감사원 부감사관으로 공직에 입문해 한국행정학회 연구이사, 성균관대학교 기획조정처 처장을 거쳐 2004년 한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인사다. 2006년에는 한나라당 대표비서실 실장을 역임했고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거쳐 2010년 고용노동부 장관과 2011년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했다.

박 신임 이사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에서 퇴임한 후 2013년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경찰 중간관리자 경제교육 강연자로 나서 이명박 정부 당시 추진됐던 4대강 사업을 두고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박 신임 이시장은 이후 2016년 3월부터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활동했으며 현재 이사진 중 최선임 이사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장관직을 수행하는 등 행정가로의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이사회 의장으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사들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원만하게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재계에서는 박 신임 의장이 사외이사로는 처음으로 이사회 의장에 오른 지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이사회 중심 경영, 나아가 이사회에 독립성과 투명성을 보장하려는 행보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2016년 10월 당시 사내이사로 오를 때,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삼성전자를 이사회 중심의 투명한 경영으로 끌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 연장선에서 박 신임 이사장이 등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국내 대기업들 사이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추세가 있다는 점도 이러한 파격 등용의 원인이라는 말도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는 준법경영감시위원회 등 투명한 경영환경을 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사회 의장에 처음으로 전문성있는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이사회 중심 경영, 나아가 이사회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분석이다.

사내이사 후보에 한종희 사장과 최윤호 사장 추천
삼성전자 이사회는 박 신임 이사장 선임에 이어 사내이사 후보에 한종희 사장과 최윤호 사장도 추천했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인 한종희 사장은 세트 사업부문의 선임 사업부장으로 주요 핵심 보직을 두루 경험한 바 있어 이사회와 사업부 사이의 가교 역할을 원만히 수행하면서 회사의 사업 역량 강화는 물론 이사회 위상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영지원실장(CFO)인 최윤호 사장은 재무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업부의 경영활동을 지원하고 견제하는 한편, 각 사업부문간 주요 의사결정을 합리적으로 조율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