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한진그룹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한진그룹이 20일 강성부 KCGI 대표의 기자간담회를 두고 비전·알맹이가 없는 흠집내기식 기자간담회이며 자기 합리화에만 치중한 반쪽짜리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다음달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양측의 여론전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한진그룹은 이날 낸 입장문을 통해 “조현아 주주연합의 이번 기자간담회는 명확한 비전도, 세부적인 경영 전략도 제시하지 못한 보여주기식 기자간담회”라며 “기존에 제시했던 전략의 재탕일 뿐만 아니라, 산업에 대한 전문성도 실현 가능성도 없는 뜬구름잡기식 아이디어만 난무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견강부회식으로 현 경영 상황을 오도하는 한편, 논리적인 근거 없이 최고경영층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일색으로 상식 이하의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며 유감을 드러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도 “이사회 장악 및 대표이사 선임 후, 대표이사 권한으로 조현아 주주연합의 당사자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현아 주주연합은 이같은 수순으로 회사를 장악할 것이 뻔하며 이것이 명백한 경영참여이며 경영복귀다. 이는 시장·주주에 대한 기만 행위”라며 꼬집었다. 

한진그룹은 “‘이사 자격 조항 신설’ 제안 역시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회사는 또한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호텔부문을 맡아 경영을 악화시켰으며, 이는 그룹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땅콩회항’으로 대한항공의 대외 이미지에도 결정적인 타격을 입힌 인물”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한진그룹은 3자 연합이 추천한 이사 후보군에 대해서는 전문성·독립성·다양성에 위배되는 인물이 다수라고 혹평했다.

3자 연합이 추천한 김신배 한진칼 이사후보에 대해서는 “항공 운송·물류 경험은 전혀 없는 비전문가”라며 “‘자본집약적’이고 ‘안방사업’인 통신사업에 비해 노동집약적이고 글로벌경쟁이 치열한 항공산업을 이해하고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또한, 항공경영분야 종합 컨설팅회사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은 것으로 알려진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사장과 반도건설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퍼스트에서 2017년 6월까지 재직한 것으로 알려진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의 자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강 대표가 “오너의 독단적인 의사 결정 구조에 따라 과거에 투자를 잘못한 부분이 많았다”며 한진해운 인수를 언급한 것을 두고 ‘자승자박(自繩自縛)’이라고 비꼬았다.

한진그룹은 “항공 산업은 외생 변수와 트렌드에 민감한 산업이어서 업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빠른 변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며 “얼라이언스 등 동맹, 항공기·엔진 등 제작사와 같은 전문가 그룹과의 긴밀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도 필수”라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의 경우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석태수 대표(한진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하은용 부사장, 최정호 진에어 대표 등 유관 경력 30년 이상의 전문가들과 함께 긴밀한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한진그룹은 “(강 대표가) 한진그룹의 총체적 경영실패 사례로 ‘한진해운’을 언급했는데, 오히려 이는 ‘조현아 주주연합’에서 사내이사 후보로 내세운 인물들, 즉 유관 산업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경영진이 경영을 맡아 상황을 오판했을 때 생기는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사례”라고 반박했다.

이어 “한진해운의 경우 금융전문가를 전문경영인으로 선임했지만, 해운산업에 대한 이해 없이 업황을 오판해 고가의 용선 계약 등 대규모 선박 투자를 감행했다”며 “단기 성과를 위해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무리하게 부채를 차입해 차입구조를 비정상적으로 만드는 등 근시안적 조치에만 몰두해 결국 한진해운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가 경영 실패의 예로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항공산업의 특성도 모르는 아마추어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한진그룹은 “항공업종은 항공기를 도입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므로, 타 산업보다 부채비율이 높은 특성이 있다”며 “항공기와 엔진은 유동성이 매우 큰 자산으로 현금화할 수 있으나 안정적인 운영과 성장을 위해 항공기 보유 전략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부채비율이 다소 높아진 이유는 리스회계기준 변경(운용리스의 부채 반영)과 환율 상승에 따른 것으로 오히려 환율효과를 제외하면 순차입금은 수천억원 감소한다”며 “전세계적으로 인정되는 회계기준을 오도하고, 타 기업과 금융기관에서도 활용하는 영구채 발행을 부정하는 것 자체가 억지”라고 비판했다.

3자 연합에 대해서는 단기 성과만 바라보는 투기세력이며 이는 고스란히 주주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 우려했다. 

한진그룹은 “조현아 주주연합의 근본적 목표는 ‘차익실현’을 노리는 투기세력일 뿐 국내 기업의 중장기적 발전과 사회적 가치의 추구라고 볼 수 없다”며 “차익을 남기고 ‘먹튀’하면 결국 피해자는 기업, 기업 구성원, 개인투자자 등 소액주주가 될 것이 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익만을 노린 사모펀드 등의 경영권 위협은 한진그룹의 중장기적 발전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명확한 비전과 전문적인 경영 능력,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조원태 회장 체제가 장기적인 투자가치 측면에서는 훨씬 유리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