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빠르게 성장한 기업’ 2위에 선정된 화이트클로는 미 음료 시장에 알코올 탄산수(하드 셀처) 붐을 일으켰다.    출처= White Claw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버드와이저로 유명한 글로벌 주류 회사 앤호이저 부쉬 인베브(Anheuser-Busch InBev)가 선 보인 알코올이 들어간 탄산수(hard seltzer) ‘버드 라이트 셀처’(Bud Light Seltzer)가 출시 몇 주 만에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탄산 알코올 음료 중 하나가 되었다고 CNN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닐슨(Nielsen)이 발표한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앤호이저 부쉬의 알코올 탄산수 ‘버드 라이트 셀처’가 1월 중순부터 각종 매장의 진열대를 점령하면서 탄산 알코올 음료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6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화이트 클로(White Claw)가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보스턴 맥주의 트룰리(Truly)가 따르고 있다.

닐슨의 알코올음료 판매지역 조사담당 다넬 코스말 부사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버드 라이트 셀처가 지금까지 출시된 하드 셀처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드 라이트 셀처가 출시 불과 몇 주 만에 다른 경쟁 회사들이 출시 첫 해에 올린 판매량보다 두 배 이상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버드 라이트 셀처의 성공적인 시장 입장으로, 앤호이저 부시는 현재 5대 하드 셀처 브랜드 중 3개를 판매하는 회사가 되었다. 앤호이저 부시의 또 다른 브랜드 내추럴 라이트 셀처(Natural Light Seltzer)가 4위, 본 앤 비브(Bon & Viv)는 5위에 올라 있다.

매출 감소에 직면해 있는 맥주 의존도를 줄이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는 앤호이저 부시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앤호이저 부시는 버드 라이트 셀처를 출시하면서 미국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Super Bowl)과 새로 출범한 미풋볼리그(NFL)의 마이너리그 격인 XFL 개막 경기에 대대적인 광고를 게재했고, XFL 참가 선수들의 헬멧과 엔드 존에도 버드 라이트 셀처의 로고를 게시했다.

버드 라이트 셀처는 사탕수수 설탕과 천연 과일 향으로 만들어진다. 버드 라이트 셀처 1캔에는 열량 100 칼로리, 탄수화물 2그램, 알코올 5%가 함유되어 있으며, 블랙 체리, 레몬 라임, 딸기, 망고 등 4가지 맛으로 출시된다. 12개 들이 한 박스의 가격은 14달러다.

닐슨의 코스말 부사장은 "하드 셀처는 처음 한번 마셔 본 사람들이 계속 구매하면서 높은 반복 구매율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이적 성장

하드 셀처 음료는 건강을 의식하는 술꾼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코스말 부사장은 미국 음료시장에서 하드 셀처의 붐을 일으킨 최고 공로자로 단연 화이트 클로를 들었다.

지난해 미국 식품 시장에서는 임파서블 버거부터 연일 품절을 기록했던 파파이스의 치킨샌드위치까지 다양한 음식들이 돌풍을 일으켰지만, 주류 부문에서 가장 돋보인 제품은 모닝컨설트가 ‘2019년 빠르게 성장한 기업’ 2위에 선정되었던 화이트클로였다.

"화이트 클로가 블랙체리 맛의 하드 셀처를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종류의 음료를 각인시켰고 이후 다양한 맛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였습니다. 이어 여러 회사들이 더 다양한 맛의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하드 셀처가 최고의 음료 카테고리로 부상했지요.”

▲ 앤호이저 부쉬의 탄산수(hard seltzer) ‘버드 라이트 셀처는 출시 몇 주 만에 탄산 알코올 음료 판매 순위 3위에 올랐다.   출처= Anheuser-Busch InBev

음료시장조사업체 IWSR은 자체 발간한 ‘하드 셀처 보고서’에서 “미국 음료업계 전반에 걸친 하드 셀처 시장의 급격한 상승은 경이로운 수준”이라고 평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계속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IWSR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전체 알코올 소비자 절반 이상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하드 셀처를 마신다고 설명했다.

하드 셀처의 주 소비자는?

닐슨은 하드 셀처의 수요층을 인구통계학적으로 분석했다. 2019년에 15억 달러(1조 8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하드 셀처 음료 수요층의 대부분은 21~44세의 백인 부유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코스말 부사장은 또 하드 셀처 음료가 음료로서는 드물게 남녀 모두에게서 비슷한 수요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드 셀처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은 또 일반 가정에 비해 알코올에 200달러를 더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을 즐기는 사람들의 50% 이상이 기존 주류의 구매에 하드 셀처를 ‘추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이는 하드 셀처 소비 증가가 다른 주류 구매를 감소시키는 이른 바 대체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자체 개발한 셀처 음료로 시장에 진입하는 회사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하드 셀처 음료의 판매 성장이 둔화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코스말 부사장은 지적했다(물론 조만간 닥치지는 않을 것이다).

“다가오는 올 여름의 새로운 하드 셀처 음료는 레모네이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