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한일 경제전쟁에 이어 전반적인 경기 침체 하강을 기점으로 코로나19 쇼크까지 겹치자 국내 산업계의 희망퇴직 광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취업자는 총 2715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51만6000명이 증가했으며 1월 취업자도 56만8000명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고용시장에 훈풍이 불고있으나, 현장에서는 여전한 칼바람이 불고 있다.

가장 심각한 곳이 여행업계다. 한일 경제전쟁에 이어 코로나 19 쇼크까지 겹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실제로 업계 1위 하나투어는 1월 예약률이 전년 대비 50% 이상 하락했으며 모두투어는 희망퇴직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한일 경제전쟁의 여파로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줄었고, 코로나19로 중국 주요 관광지가 폐쇄되며 여행객 감소의 직격탄을 맞는 분위기다.

항공업계도 몸살이다. 아시아나항공은 18일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대표이사 이하 모든 임원이 일괄사표를 제출했다. 전 임원들은 급여를 30% 반납하고, 모든 조직장들 역시 급여 20% 반납에 나서는 한편 운항, 캐빈, 정비 등 유휴인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공급좌석 기준 중국 노선 약 79% 축소, 동남아시아 노선 약 25% 축소하는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의 각오로 특단의 자구책 실천에 앞장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 출처=갈무리

LCC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정부가 17일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대응 항공분야 긴급 지원 대책’을 발표했으나 업계의 시름은 커지고 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및 티웨이항공 모두 지난해 영업손실을 입은 가운데 진에어는 창립 이래 첫 무급휴직을 실시한다고 밝힌 상태다.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등도 희망자를 대상으로 단기 휴직을 단행하며 위기극복에 나서는 분위기다.

국내 제조업의 꽃 중 하나인 디스플레이 업계도 고민이 크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후 올해에도 사무직 등 일반직을 대상으로 하는 인력감축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와는 관련이 없으나 중국발 LCD 박리다매 전략이 기승을 부리며 시장의 동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삼성과 한 때 협력했던 삼성코닝정밀소재도 인력감축에 나선다는 말도 나온다.

통신업계도 LG유플러스에서 인력감축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관련 내용을 두고 사측과 노동조합이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공업 업계도 논란이다. 두산중공업은 18일 사업 및 재무 현황에 맞춰 조직을 재편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명예퇴직을 시행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대상은 기술직 및 사무직을 포함한 만45세(75년생) 이상 직원들이며, 20일부터 3월 4일까지 2주 간 신청을 받는다. 명예퇴직자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에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24개월치 임금(월급)을 지급하며, 20년차 이상 직원에게는 위로금 5000만 원을 추가 지급한다.

가스터빈 국산화 및 신기술 개발 등 다양한 자구책을 모색했으나 연이은 대내외 경영 악재로 끝내 인력 감축에 나서는 분위기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수년 간 세계 발전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발전업체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장의 불확실성도 상존해 두산중공업 역시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임원 감축, 유급순환휴직, 계열사 전출, 부서 전환 배치 등 강도 높은 고정비 절감 노력을 해왔지만,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인력 구조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금융업계도 칼바람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지난해 말부터 구조조정을 단행한 상태지만, 추가 조직 슬림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국책은행들이 19일 금융권 명예퇴직을 두고 논의를 거쳤으나 명확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