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은진 기자] 저금리시대, 일반인들의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갓 진입한 생초보투자자가 상품을 일일이 살펴보고 투자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경우 많은 증권사에서 ‘랩어카운트(Wrap Account)’를 추천한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에서 투자자 성향에 맞게 예탁자산을 관리해주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금융상품이다. 최근 자산관리(WM)분야를 중시하는 기조와 맞물려 랩어카운트 시장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작년 11월 말까지 집계된 일임형 랩어카운트 전체 계약자산 평가금액은 121조원을 넘어섰다. 가입고객도 170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12월 112조원이었던 전체 금액이 불과 1년 만에 10조원이나 불어났다. 

빠르게 늘어나는 자산규모를 볼 때 대세는 분명해보이지만 쉽게 투자를 선택하기는 여간 망설여지는 것이 아니다. 증권사 간의 랩어카운트 상품을 비교해볼 정보가 필요한데 없어도 너무 없기 때문이다.

정보의 부재는 금융당국의 규제에서 비롯됐다. 개인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추종매매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금융감독원에서 랩어카운트의 수익률과 포토폴리오 공개를 규제한 것이다. 다만 증권사 별 랩어카운트 전체 고객수와 계약건수, 계약자산 등은 금투협에서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금투협 통계 자료조차 최소 2개월이 뒤에 업로드 된다는 점이다. 실제 2월 현재기준 금투협 통계시스템에는 작년 11월 자료만 올라와 있을 뿐이다. 

금투협은 업로드가 늦는 이유에 대해 증권사 별 나눠진 자료를 취합하고 정리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자료 정리 및 취합은 물론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찰나의 시간에 따라 돈 흐름이 급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2개월이나 지난 정보가 가치있을지 미지수다.

금투협에서 제공한 정보만 믿고 투자하기에는 걱정이 앞선다. 증권사 랩 운용 담당자들도 같은 상황인지 확인해봤다. 이들의 경우 금투협 통계자료보다 증권사 속보치를 취합해 사용하고 있었다. 결국 투자자에게만 정보를 열람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올해 선임된 나재철 금투협회장은 금융소비자보호와 투자자 자율책임원칙이 균형을 이루도록 제도적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거창한 것도 좋지만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정보를 빠르게 제공함으로 수만명의 투자자들이 제대로 선택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