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올해 역시 상가 시장에는 공실의 그림자가 짙게 깔릴 예정이다. 주택 규제가 상가 시장에 반사이익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다르게 일부 상가는 단독주택 공시가격 현실화 등으로 더욱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공시가격 상승으로 보유세가 상승할 지역의 상가주택 등이 그 대상으로 점쳐지고 있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신흥 골목상권에 직접적 타격이 되면서 전체 상가시장의 공실 그늘도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고가 단독주택 겨냥한 공시가 현실화, 상가주택도 타격


▲ 논현역 인근의 빈 상가주택.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정부는 지난 1월 표준주택 공시가격을 공개하면서 단독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에 착수했다. 해당 조치는 명확히 고가 단독주택을 겨냥한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문가들은 고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 상향으로 관련한 보유세가 상당히 증가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이런 단독주택 표준 공시가격 현실화는 고가 단독주택에 대한 보유세 등의 과세 기준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박진규 세무사의 의견이다.

표준주택 공시가격 현실화는 조세 불평등 완화를 위한 방편이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상가 시장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상가와 주거용 공간이 혼합된 주상용 건물에 특히 충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상가주택의 특성상 기존의 역세권 상권이나 전통 상권보다는 신흥 상권과 골목상권 지역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조 연구원은 “일단 주택가에 상가주택이 많은 특성상 골목상권이나 빌라촌 등 주택시설 근처에서 새로 성장한 상권에 상가주택이 많다”고 말했다.

▲ 가로수길 일대 한 공실상가 모습.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조 연구원은 또 단독주택 공시가격 현실화 등은 상가주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조 연구원은 “상가주택은 단독주택 공시가격 등이 현실화에 우선적으로 직접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공시가격 현실화로 부동산적 가치가 상승하면 결국 보유세 등 각종 재산세 등은 상승할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실제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오른 지역의 일부 상가는 보유세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 지역 중개업자의 주장이다.

국토교통부 부동산평가과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변동률이 많이 상승한 서울 자치구는 용산구가 35.04%, 강남구는 35.01%, 마포구는 31.24% 서초구가 22.99%, 성동구가 21.69%였다.

공시지가에 상승에 따라 일부 고가 단독주택의 보유세 역시 크게 증가했다. 가로수길 일대 주택 저층에 음식점이 있는 강남구 신사동의 한 주택은 표준 단독주택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개별 단독주택 공시가격도 2018년 7억9900만원에서 지난해 11억9900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인근의 다른 주택 역시 개별 공시가격이 지난해 40% 이상 뛰었을 것이라고 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설명했다. 해당 주택의 보유세 부담도 50% 이상은 크게 늘었을 것이라는 게 주변 중개사들의 주장이다.

강남구 일대의 일부 상가주택의 개별 공시가격과 보유세가 크게 상승한 만큼 상가 공실률도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 강남구 일대의 한 공실 건물.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의하면 실제 지난해 4분기 가로수길 일대 공실률은 10%를 넘어선 지표를 기록 중이다. 테헤란로의 경우 14.1%의 공실을, 신사역은11.3%, 논현역은 10.2%의 공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료 올리면 공실 될까 사면초가


▲ 논현역 인근 한 공실 상가.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올해 단독주택 표준 공시가격 변동률은 지난해보단 높지 않지만 가격별로는 9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을 겨냥한 만큼 상가주택 타격으로 신흥 상권 지역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실제 공실이 계속해서 증가한 가로수길 인근에 위치한 한 중개업자에 의하면 임대료 상승과 경제 침체 원인이 공실의 주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임대료 상승에는 이런 부동산 관련 세금 상승도 한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역삼역 일대의 한 중개업자 역시 “보유세 증가는 집주인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임대료가 상승하고 임차인은 결국 상가를 나가게 된다. 전체적인 상권 침체와 온라인 발달로 오프라인 매장 수요가 줄면서 결국 공실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 가로수길 인근의 한 상가주택.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조현택 연구원은 공실에 대한 두려움이 급격한 임대료 상승을 막겠지만, 상가에 대한 부담은 계속해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임대료의 급상승으로 인해 임차인이 버티지 못하면 임대인에게도 고정매출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공실에 대한 두려움으로 임대료 상승은 소폭 상승에 그칠 것이다”라고 예상하면서 “공실이 늘어나면 상가의 가치도 떨어지니까 소폭 상승은 하더라도 한 번의 급격한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조 연구원은 단독 주택 가격 현실화가 골목상권에 추가 악재가 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조 연구원은 “오프라인 매장의 공실률 자체가 이커머스 영향과 내수경기 침체, 코로나 악재 등으로 꾸준히 악화되고 있다. 거기다가 단독 주택가격 현실화 등의 악재가 겹치면 골목상권이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전체 상가시장도 올해는 공실이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