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유럽의 고풍스러운 중세 도시 변두리에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공장 하나가 있다.

독일 레겐스부르크의 BMW 공장은 2018년에 32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BMW는 이 공장에 로봇공학에서 3D 프린팅, 스마트 데이터 분석에 이르기까지 첨단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공정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80% 단축하고 품질 문제도 5%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해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미래의 공장’이라는 칭찬을 들은 이 공장은, 상호 연결성, 자동화, 머신러닝, 실시간 데이터에 초점을 맞추는 산업혁명의 또 다른 새로운 단계인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의 선두에 서 있다.

프랑스의 글로벌 IT 컨설팅회사 캡제미니(Capgemini)에 따르면, 이런 스마트팩토리가 향후 3년 안에 글로벌 경제에 최소 1조 5천억 달러를 더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세계의 회사들은 이런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를 계속 추가하고 있다. 캡제미니가 2019년 수행한 조사에 따르면 세계의 제조업체들은 향후 5년 동안 이런 스마트팩토리들을 40%를 더 건설한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테크 자동차 생산

BMW 레겐스부르크 공장의 프랭크 바흐만 공장장은 "스마트팩토리의 특징은 새로운 기술, 새로운 아이디어를 스마트하게 사용해 다음 단계에서 혁신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공장에는 3000대 이상의 연결된 기계, 로봇, 자율운송 시스템이 있다. 공장에 맞도록 주문 제작된 사물 인터넷(IoT) 플랫폼은 이 3000개의 도구들을 재료와 부품과 연결시킴으로써, 레이저 프린트 라벨을 붙이는 작업부터 시작해 모든 작업 단계 별 정보를 분석하고 추적한다.

이 플랫폼에서는 부품 공급라인에서 어떤 문제라도 발생하면 곧바로 경보가 울린다. 예를 들어 시스템이 이상한 소음을 감지하면 모든 관련 기계에 문제가 전달돼 문제가 즉시 해결된다.

▲ 자율주행로봇이 BMW 레겐부르크 공장 내에서 부품을 나르고 있다.    출처= BMW 그룹

"우리는 모든 작업을 예측하고, 그것을 반응적인 방식으로 이해함으로써 미래를 더 안전하고, 더 쉽게 만들 뿐 아니라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는 레겐스부르크 공장의 성공이 어떤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인간 노동자들과 기술을 어떻게 통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스마트팩토리도 결국은 스마트한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지요"

또 다른 산업혁명

자동차 공장이 제조업 현대화의 원동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헨리 포드는 1913년에 최초의 컨베이어 조립라인(moving assembly)을 도입했는데, 이 컨베이어 조립라인은 당시 포드자동차의 대명사였던 ‘모델 T’(Model T)를 조립하는 데 필요한 작업 시간을 12시간 30분에서 6시간으로 절반 이하로 줄였다.

캡제미니는 자동차 산업의 스마트팩토리에 관한 연구보고서(Smart Factories in Automotive Report)에서 자동차 산업에서 향후 3년간 스마트팩토리 관련 투자가 60% 이상 늘어나며, 1600억 달러 이상의 생산성 향상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차세대 제조업의 혁명은 단지 공장 현장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컴퓨터에서도 일어나고 클라우드 방식으로도 일어날 것이다.

이것은 몇 가지 추가적인 도전들을 불러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캡제미니의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의 새로운 혁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체들은 기존 스마트팩토리이라고 일컬어지는 공장 중 ‘성공적’이라고 평가한 비율은 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팩토리 건설의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로봇과 AI, 5G, 3D프린팅(RAFTing)이 스마트팩토리의 핵심 4대 기반기술이다.    출처= Dreamstime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 & Company)의 으노 드 보어 컨설턴트는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는데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직원 능력과 규모에 관한 것"이라고 말한다.

"산업 기업의 42%가 인더스트리 4.0을 구현할 능력을 갖춘 인력의 부족을 겪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드 보어 박사는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팩토리를 운영하려면 이른바 작업의 게임화(gamification),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학습과 같은 효과적인 기술 학습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캡제미니의 자동차 부문 글로벌 책임자 마커스 윈클러(Markus Winkler)는 “자동차 산업이 스마트팩토리를 대규모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비전을 설정하고, IT 솔루션 통합과 IT 및 OT의 융합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아울러 미래 인재 기반과 데이터 중심의 운영 문화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삼성전기의 이용관 연구원은 수석은 “로봇과 AI, 5G, 3D프린팅(RAFTing)이 스마트팩토리의 핵심 4대 기반기술”이라고 설명하고 “인더스트리 4.0은 스마트서비스(Smart Service)와 스마트물류(Smart Logistics), 스마트 프로덕트(Smart Product), 그리고 스마트팩토리로 나뉜다”며 “이 같은 밸류 체인의 철학 없이는 스마트팩토리가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디다스의 스마트팩토리이었던 ‘스피드팩토리’가 실패한 이유도 엔드 공정이 매장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공장 내에서만 이뤄졌기 때문에 제조와 서비스가 연계되지 못한 탓”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