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럽서 사상 최대 매출 기록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가속

전세계서 바이오시밀러 장려 정책 지속

'SB8' 올해 출시 주목

▲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업계에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는 모습. 출처=삼성바이오에피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지난해 연간 유럽 매출은 사상 최대치다. 미국에서는 올해 품목허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SB8(성분명 베바시주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유럽서 사상 최대 실적 달성

1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유럽에서 7억 383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다. 전년 5억 4510만달러에 비해서는 35% 증가했다. 제품별로는 ‘베네팔리(성분명 에타너셉트)’가 4억 8620만달러, ‘임랄디(성분명 아달리무맙)’가 1억 8400만달러, ‘플릭사비(성분명 인플릭시맙)’이 681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들의 총 매출은 한화로 약 8510억원이다.

베네팔리는 지난 2016년 1분기에 유럽에 출시됐다. 이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오리지네이터)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의 유럽 빅5 시장점유율을 넘어 1위를 차지했다. 유럽 빅5 시장은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다.

임랄디는 경쟁 제품이 다수 출시됐음에도 경쟁력을 확보하며 선전하고 있다. 오리지네이터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는 임랄디를 비롯해 글로벌 제약사 암젠, 산도즈 등에서도 제품을 출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각축전 속에서 지난해 2000억원 이상 제품 매출을 달성했다”면서 “유럽 전체 시장에서 오리지네이터를 포함했음에도 연초 8% 수준에서 연말 13% 수준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에서 매출 4150억원을 돌파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3종 베네팔리(왼쪽), 임랄디, 플릭사비 제품 모습. 출처=삼성바이오에피스

플릭사비는 전년에 비해 58% 늘어난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이탈리아 시장에서 오리지네이터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를 넘어서는 점유율을 달성하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임랄디 판매 호조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했다. 이전까지 베네팔리에 집중된 매출 비중이 개선되면서 외형 확대까지 이뤄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지난 2018년 유럽 시장 매출을 기준으로 베네팔리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89%를 차지했지만 임랄디가 본격 판매되면서 지난해에는 베네팔리 비중이 66%로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시밀러 의료비용 감소 효과ㆍ‘SB8’ 주목

전세계에서는 바이오시밀러를 통한 의료비용 감소 효과를 주목하고 있다. 대개 바이오의약품은 효능과 효과가 우수하지만 고가여서 활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네이터와 유사한 효능ㆍ효과를 나타내면서 가격은 저렴하다는 강점이 있다.

미국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액션 플랜(BAP)’과 ‘상호교환성’ 지침 등을 발표해 바이오시밀러 처방을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BAP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촉진을 위한 과학 및 규제에 대한 투명성 강화, 환자ㆍ의료서비스 제공자ㆍ보험사 간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소통안 개방 등을 위한 정책이다.

▲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은 바이오시밀러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다. 출처=FDA

해당 정책의 일환으로 발표된 바이오시밀러 상호교환성 지침은 오리지네이터를 동등한 효능의 바이오시밀러로 교차처방하거나 대체조재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상호교환성 지침은 바이오시밀러가 상호교환성과 관련한 데이터에서 입증이 됐을 시 처방자가 아니더라도 바이오시밀러로 대체조제할 수 있는 방안이다.

캐나다는 더 강력한 바이오시밀러 장려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의료비 재정 절감을 위해 바이오시밀러 사용을 확대하고 예외적인 사례에만 오리지네이터 사용을 허용하는 ‘의무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온타리오주, 앨버타주도 해당 정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캐나다가 지속해서 바이오시밀러 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효과를 본 국가는 영국이 먼저다. 영국 국가보건의료서비스(NHS)는 지난 2018년 고가 오리지네이터를 바이오시밀러 등으로 전환해 연간 약 4700억원의 의료재정을 절감했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가 각국 헬스케어 시스템에서 견인력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면서 “의사 등 처방자는 정책과 관계 없이도 새로운 환자에게 바이오시밀러 처방을 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계에서 바이오시밀러 처방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SB8(성분명 베바시주맙)’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항암제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의 바이오시밀러다. SB8은 지난해 7월과 11월 유럽과 미국에서 품목허가 승인을 위한 서류 심사가 시작됐다.

아바스틴의 글로벌 매출은 68억 4900만 스위스프랑(8조 2000억원)에 이른다. 미국 시장 매출은 29억 400만 스위스프랑(3조 5000억원)으로 42%를 차지한다. SB8 경쟁 바이오시밀러는 암젠 ‘엠바시(성분명 베바시주맙)’과 화이자의 ‘자이라베브(성분명 베바시주맙)’이다. 미국 현지 업계 관계자는 “FDA의 검토를 받는 바이오시밀러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SB8 등이다”면서 “승인을 받을 시 엠바시, 자이라베브 등과 함께 아바스틴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