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출처=픽사베이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가 글로벌 IT 업계에 먹구름을 몰고 오고 있다.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 급감,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취소된 데 이어, 노트북 출하량도 코로나19 영향권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1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으로 5G(5세대이동통신) 스마트폰 판매량이 당초 전망치보다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MWC 2020이 전격 취소되면서 5G 스마트폰 판매 모멘텀은 정체됐고,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정체로 노트북 출하량은 29~36%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비중 높은 애플, 코로나19 ‘직격탄’


중국에서 아이폰 90% 이상을 생산하는 애플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과 밀착한 마케팅으로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악재까지 비켜간 애플은 코로나19로 인해 아이폰 일시적 공급 중단과 중국 내 아이폰 판매 부진 등을 스스로 발표했다.

애플은 현지시간 17일 1분기 실적 전망 보고를 통해 코로나19로 올해 1분기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실적을 낮춘 이유는 중국 내 생산 차질과 판매 감소 때문이다. 애플은 “중국 내 공장이 후베이성 밖에 있고 재가동을 시작했지만, 예상보다 정상화 속도가 느리다”며 “아이폰의 공급 부족이 일시적으로 전 세계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애플은 새로운 저가모델 아이폰SE2(가칭) 출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애플은 이 모델에 대한 시제품 생산을 마친 상태이며, 올해 1분기 40만원대 저가모델을 출시할 예정이었다. 이 제품을 통한 프리미엄 전략과 저가모델, 투트랙으로 저변 확장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중국 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출시 지연까지 예고되고 있다.

그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IT 업계의 우려가 지속돼 왔다. 이번 애플 실적 전망 보고를 통해 보다 현실화됐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글로벌 업체로 피해 확산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


5G 스마트폰 시장에 덥친 코로나19…SoC 업체도 영향권


▲ 테크서밋에서 퀄컴 스냅드래곤865가 발표되고 있다. 사진=최진홍 기자

디램익스체인지는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2억9000만대로 추산되고 1분기 수요 둔화와 함께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라 추가적인 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확산 억제 정책 때문에 업스트림 공급망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를 겪으면서 2분기 성장도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 중국에 본사를 둔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주요 스마트폰 브랜드 4사는 지난해 말 스마트폰 재고를 크게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내 소비 대목인 춘절(음력설) 연휴 기간 판매량 증대로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계절적 비수기 요인과 코로나19 창궐로 저조한 판매를 기록해 각종 채널에서 높은 재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의 가장 큰 볼륨을 차지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프리미엄급 5G 스마트폰부터 보급형 5G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의 양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둔화는 글로벌 5G 스마트폰 성장 및 관련 IC 산업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 SoC(통합칩) 시장을 양분하는 퀄컴과 미디어텍은 5G SoC 출하량을 하향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5G 스마트폰 수요가 1억5000만대~2억대 범위로 예상하고 있으며, 중국 시장 변동성에 따라 추가적인 감소가 예고되고 있다. 퀄컴은 “코로나19 확산이 글로벌 스마트폰 산업에 잠재적인 위협이 되고, 제조 및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텍은 올해 글로벌 5G 스마트폰 출하량을 기존 2억대 이상에서 1억2000만대~2억대로 조정했다. 또한 미디어텍은 1분기 실적을 보수적으로 산정하고 잇으며, 코로나19가 지속될 시 분기별 매출이 7~15%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노트북 생산량 29~36% 급감


▲ 맥북에어, 아이폰. 출처=픽사베이

코로나19 창궐은 1분기 글로벌 노트북 출하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IDC 등 복수의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1분기는 졸업, 입학, 취업 등 수요가 증가해 매년 최고치를 기록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창궐로 글로벌 노트북 생산량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서 출하량 감소가 가시화되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노트북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29~3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기존 17% 감소보다 상황이 더 악화된 것이다. 디지타임스리서치는 코로나19로 인한 정체된 물류가 공급망에서 이탈하고 있기 때문에 노트북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완전한 복구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노트북 ODM(제조사개발생산)은 코로나19 창궐로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 ODM 공장은 직원 복귀가 현재 느리고, 복귀한 직원에 대한 14일 격리 요구 사항이 필요해 정상적인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대비 30% 수준의 생산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원자재 및 구성품의 중국 내 운송, 엄격한 교통 통제, 운송수단 부족, 지방 간 화물 배송에 대한 14일 검역 등 다양한 요소가 노트북 출하량에 영향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