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흔히 ‘재테크’라고 하면 돈 많은 사람들이 돈을 어떻게 더 불리느냐를 떠올린다. 아이를 돌보는 ‘엄마’, 혹은 회사 일까지 병행하는 ‘일하는 엄마’에게 재테크는 그저 남의 나라 이야기다.

여기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재테크까지 성공한 엄마가 있다. 바로 이지영 작가다. 그는 1500만원으로 신혼 살림을 시작했다. 그러나 결혼 3년만에 1억원을 모았고, 10년이 됐을 땐 자산 20억원 이상을 손에 쥘 수 있었다.

1976년 3월생인 그는 10년 간 은행에서 일한 전문성을 살려 이렇게 재테크에 성공했다. 자신의 재테크 비법을 돈 걱정으로 힘든 엄마들과 나누고 싶다는 그. 이에 그는 그 동안 재테크 전도사로 전국을 누비는 중이다. 기존에 개인 사업자로 활동했다면 올해부터는 ‘리치맘스쿨’ 법인 사업을 통해 전국 엄마들의 재테크를 도울 예정이다.

오늘도 재테크 강의와 상담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지영 작가. 그를 이코노믹리뷰가 만났다. 엄마가 할 수 있는 재테크, 엄마도 할 수 있는 재테크, 그 노하우를 들어보자.

▲ 이지영 작가.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재테크의 시작은 종잣돈

일단 재테크를 시작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이지영 작가는 일단 ‘종잣돈 모으기’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은행의 특별판매 상품을 노려보는 게 좋다고 추천했다.

그는 “종잣돈 모으기는 투자의 기본”이라며 “종잣돈이 너무 적을 경우 리스크가 큰 투자밖에 할 수 없기 때문에 5000만원 정도를 먼저 마련한 뒤 본격적인 재테크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금액을 마련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이 작가는 ‘풍차적금 돌리기’를 설명했다. 예를 들면 1월에 적금 하나를 마련하고, 2월에 하나 더, 또 3월에 하나 더 이런 식으로 매월 적금을 하나씩 늘리는 것이다. 대신 적은 돈으로 시작해 하나씩 늘려가야 중도에 포기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렇게 하나씩 적금을 늘리다 보면 물론 경제적으로 힘겨워질 수 있다. 그러나 만기를 짧게 1년으로 갖고 간다면 1년 뒤 1월부터는 매달 만기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된다. 1년 간 힘들어도 참고 견디며 돌린 풍차적금은 다음해 만기의 기쁨으로 돌아오며, 이는 고통을 잊게 하고 또 저축을 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이지영 작가는 “종잣돈 1억원을 모은 사람 중 풍차적금을 안 한 사람은 못 봤다”며 “만기의 기쁨을 못 느끼는 사람이 많아서 그렇지 한 번 느끼면 그 재미를 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은행연합회 등에서 제공하는 이율 정보를 통해 높은 이율의 적금 상품을 골라 돈을 묶어놔야 한다”며 “재테크에도 단계가 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종잣돈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계부 핵심은 지출 기록이 아닌 예산 편성

보통 엄마들은 완벽한 가계를 위해 혹은 좀 더 낳은 가계를 위해 가계부를 작성한다. 그러나 왜 작성하는지 모르고 쓰거나, 혹은 습관적으로, 또는 기록하기 위해 작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가계부는 늘어나는 지출을 확인하는 용도로 전락하게 된다.

이에 이지영 작가는 가계부 작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산 편성’이라고 강조했다.

이 작가는 “깨알같이 몇 천원, 몇 백원 단위로 기록하는 가계부는 시야를 좁게 만든다”며 “핵심은 예산을 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외식비는 얼마, 의료비는 얼마, 마트에선 얼마 이런 식으로 미리 지출 예산을 짜 놓는 게 가계부 안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예산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지출은 완전히 다르다”며 “기록은 열심히 하는데 매달 지출이 늘고 있다면 가계부 작성이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즉 예산을 미리 정해 놓으면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하게 되기 때문에 지출을 성공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이 작가의 조언이다.

그렇다면 예산을 어떻게 짜야 가계에 도움이 될까? 이 작가는 최근 3개월 동안의 지출을 살펴본 뒤 평균을 구하라고 설명했다. 그 뒤 그 금액에서 10%를 줄인 금액으로 한 달 예산을 짜면 된다는 게 그의 예산 편성 팁이다. 또 맞벌이를 기준으로 부부 합산 소득의 30% 정도를 소비에 쓰면 좋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그는 이렇게 짠 ‘난생 처음 예산’으로 한 달을 살다 보면 3주쯤 됐을 때 돈이 모자라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은 돈을 갖고 어떻게든 버텨내 기적적으로 한 달을 마감하게 되는 게 또 사람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렇게 되면 생각보다 적은 금액을 지출하고도 살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랄 것이라는 이지영 작가. 그는 이를 더 성공적으로 지키기 위해 웬만하면 현금을, 아니면 체크카드를 사용하라고 귀띔했다.

▲ 이지영 작가.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SNS는 위험해” 남 의식 않는 소비

이 작가는 소비에 있어서 남을 의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엄마의 인생을 예로 들었을 때 결혼을 준비하는 그 순간부터 남을 의식한 소비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결혼 준비에 있어 일명 ‘스드메’라고 불리는 부분이 바로 시작이라는 것이다.

스드메는 스튜디오 촬영과 드레스, 메이크업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보통 이때부터 남을 의식하는 소비가 시작되며, 결혼 이후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는 과정에서도 반복된다고 꼬집었다. 특히 육아용품과 관련해 남들을 의식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돈을 모으지 못 하고 지출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는 SNS가 있다. 이에 이 작가는 SNS의 위험성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특히 아이들이 어릴 때 남을 의식하며 육아를 하지 말고, 정작 아이가 컸을 때 하고 싶어 하는 공부 등을 지원해 줄 수 있도록 교육비를 마련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이 작가는 남들 눈을 신경 쓰지 않고 신혼살림을 시작한 장본인이다. 이 작가는 남들이 대출을 받아 좋은 아파트 전세를 얻을 때도 이런 것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원룸 빌라를 통해 신혼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원룸에서 시작했다고 해서 남들이 돈 없다고 불쌍하게 볼까봐 걱정해본 적은 없다”며 “그렇게 시작해 투룸으로 이사를 하는 등 한 단계씩 올라갔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1500만원으로 신혼을 시작한 이지영 작가는 현재 20억원 이상의 자산을 만든 재테크 전문가가 된 것이다.

적은 금액이어도 투자하면 전문가 돼

이 작가는 적은 금액이어도 투자를 시작해봐야 관심을 갖게 되고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투자나 재테크는 ‘돈을 많이 모은 뒤 공부하고 해야지’하면 할 수 없다”며 “큰돈을 모으는 것까진 시간이 걸리니 적은 돈으로 먼저 시작을 하고 이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식의 경우를 예로 들면 단 1주 혹은 10주라도 사게 되면 관심을 갖게 되고 그 주식에 대해 전문가가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식과 관련해 그는 자신만의 투자 노하우도 공개했다. 그는 주식 중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 상위 종목을 유심히 본다고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해당 회사가 루머 혹은 갑작스런 침체를 겪을 때를 기회로 여긴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상황은 지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회가 왔을 때 알아보기 위해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의 경우는 교통과 관련해 저평가된 곳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전철이 개통될 예정인데, 주요 노선이면서 서울의 핵심지역을 지나가고 아직 계획 중인 상태라면 가치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백화점 세일 상품을 예로 들었다. 관심이 있는 상품이어야 이 상품이 정말 할인된 가격인지, 정상가인데 할인이라고 써 붙이기만 한 것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직 큰돈이 없어도 관심을 갖고 살펴보며 공부를 해야 성공적인 재테크가 가능하다는 조언이다.

▲ 이지영 작가.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사소해도 내 강점을 살려라

이 작가는 엄마들도 자신의 강점을 살리면 육아와 병행하며 재테크 역할의 부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엄마들은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 SNS를 활용한 육아 정보, 혹은 아이들과 노는 모습들을 담은 키즈 유튜브 등을 통해 부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전업 주부의 경우 자신이 잘 하는 것들을 이용해서도 사업을 구상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자신이 했던 일을 책으로 쓴다든가 혹은 집안 살림을 능숙하게 다룬다면 관련 사업을 하거나, 관련 업종의 직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청소나 이유식 관련 사업 혹은 살림 도구를 만드는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 이지영 작가.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돈, 왜 이렇게 삶을 힘들게 하는가

이 작가는 인생의 화두가 ‘돈’이었다고 한다. 그는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돈 때문에 보증을 서 잘못 된 것도 지켜봤으며 학자금 대출을 받아 학교를 다녔다”고 고백했다. 그러다 보니 ‘돈이 왜 이렇게 삶을 힘들게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됐다는 것이다. 그 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돈 관리를 제대로 못 하면 정말 돈에 끌려가는 삶을 살겠구나’싶었다는 이지영 작가.

이 작가는 은행에서 일을 한 지 10년쯤 됐을 때 본격적으로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때 문득 지금은 고인이 된 구본형 작가의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라는 책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 안에 담긴 메시지와 구 작가가 책을 쓰고 유명해지면서 만든 자신만의 브랜드, 이게 기억이 났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 사람의 인생은 한 권의 책’ 이 말이 정말 맞는 말이라는 것을 깨닫고 책을 쓰게 됐다는 이 작가.

이후 이 작가는 그 동안 은행에서 일했던 경험과 자신의 강점을 살려 책을 쓰기 시작했다. 어떤 한 분야에서 10년을 일했다면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갖게 되는데, 아무것도 안 하면 흩어지지만 책을 쓰면 결집이 된다고 말하는 그. 따라서 그 동안 해왔던 일에 대한 전문성을 살려 한 번쯤 정리하고 넘어가고 싶었다는 이 작가다. 그래서 펼쳐낸 책이 ‘엄마의 돈 공부’, ‘엄마의 경제 독립 프로젝트’, ‘엄마의 첫 부동산 공부’, ‘엄마의 가계부’ 등이다.

“자신의 경험에 대해 평가 절하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자기 자신의 가치를 보려고 한다면 자존감도 높아지고 새로운 길이 펼쳐질 거에요.”

‘전업맘’이든 ‘워킹맘’이든 엄마들의 재테크를 응원하는 이지영 작가. 지금도 그는 책으로 강의로, 혹은 상담이나 유튜브(이지영TV 뉴리치 부자학)로 엄마들의 돈 걱정을 해결하느라 바삐 움직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