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한진그룹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한진그룹 3개 노동조합이 반(反) 조원태 동맹에 대한 반대 의사를 강력하게 밝히고 나섰다. 지난 14일 대한항공 노동조합의 성명문에 이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지지세력이 결집하는 모양새다. 

17일 대한항공과 ㈜한진, 한국공항 등 한진그룹 계열사 3개 노동조합은 ‘한진그룹 노동조합 공동 입장문’이라는 성명서를 내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에 대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몰아내고 조현아 전 왕산레저개발 대표와 반도건설, KCGI의 한진칼 장악 시도를 지켜보며 깊은 우려를 밝힌다”고 밝혔다. 3개 계열사 노조는 전체 직원 2만4000여명 중 절반에 달하는 1만2000여명이 가입해 있다.

노조 측은 우선, KCGI에 대해 “투기 펀드에 몰려든 돈을 불려 가진 자들의 배를 불리고자 혈안이 돼있다”며 “KCGI의 한진그룹 공중 분할 계획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 그들의 안중엔 노노동자의 삶이 눈꼽 만큼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왕산레저개발 전 대표라고 칭하며 “한진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복수심과 탐욕을 버리고 자중하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조 전 대표는 안하무인의 위세로 노동자들을 핍박하였고, 그 결과 한진그룹은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며 “이제 와서 또 무슨 염치로 그룹을 탐내는가”라고 했다.

왕산레저개발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2011년 설립 당시 대표이사를 맡아 대한항공 자본금 60억원을 출자해 만든 회사로, 대한항공은 지난 6일 왕산레저개발을 매각하기로 했다.

또한, 반도건설에 대해서도 “기업이 장점을 상호 협력적으로 활용한 상생의 길이라면 환영하겠지만, 뒷골목 모리배들이나 할 만한 협잡으로 소탐대실의 길을 간다면 악덕 기업의 오명을 뒤집어 쓰고 그룹 전체의 저항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3개 노동조합은 끝으로 “한진그룹 소속 노동조합은 연대하여 소위 ‘조현아 3자 연합’이 가진자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벌이는 해괴한 망동이 한진노동자들의 고혈을 빨고 고통을 쥐어 짜도록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마무리했다. 

이번 성명서는 한진그룹 내부 구성원이 현 조원태 회장 체제를 전폭 지지한다는 방증으로 보여진다. 

앞서 지난 14일 대한항공 노동조합 또한 단독 성명서를 통해 “3자 동맹은 자기들의 배만 채우려는 투기 자본과 아직 자숙하며 깊이 반성해야 마땅한 조 전 부사장 탐욕의 결합일 뿐”이라며 “영혼 없는 주인행세를 하려는 모든 시도에 우리 노동조합은 그렇게 놓아두지 않겠다고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