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0,엑시노스 없고 스냅드래곤 865만

내수용에는 밀리미터파 안테나 없어..선택적 5G 전략, 퀄컴 '고민'

SA는 지원, 통신사 테스트 나서는 것 고려한 듯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가 2세대 플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Z 플립과 함께 프리미엄 라인업 갤럭시S20까지 공개한 상태에서, 업계의 시선은 갤럭시S20의 5G 전략에 집중되고 있다. 갤럭시S20이 갤럭시노트4에 이어 연 4000만대 판매의 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맞춤형 5G 스마트폰 로드맵이 눈길을 끈다.

▲ 테크 서밋에서 스냅드래곤 865가 소개되고 있다. 사진=최진홍 기자

#오로지 스냅드래곤 865 삼성전자는 갤럭시S20에 퀄컴 스냅드래곤 865를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내수용에는 자사의 엑시노스를, 대외용에는 퀄컴 스냅드래곤을 활용했으나 이번에는 모든 라인업에 스냅드래곤 865를 탑재한 셈이다.

스냅드래곤 865는 지난해 12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테크 서밋에서 처음 공개됐다. 함께 공개된 스냅드래곤 765는 삼성전자가 제작한다.

스냅드래곤 865는 TSMC 7나노 공정을 통해 설계했으며 퀄컴 스펙트라 480 CV-ISP를 통해 초당 2기가픽셀, 4배 클럭 당 픽셀을 제공할 수 있다. 아드레노(Adreno) 650 GPU는 25% 더 빠른 렌더링, 35% 전력 효율성 향상을 끌어냈으며 크라이요(Kryo) 585 CPU는 25% 성능 향상, 25% 전력 효율 향상이 가능해졌다. 텐서 엑셀러레이터를 새롭게 설계한 헥사곤(Hexagon) 698 프로세서는 전 모델 대비 4배 TOPS 기록, 35% 전력 효율 향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5세대 퀄컴 AI 엔진은 15 TOPS를 기록했으며 퀄컴 센싱 허브 및 저전력 카메라도 상당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당시 스냅드래곤 865가 공개되던 서밋에서 크리스토퍼 패트릭(Christopher Patrick) 퀄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스냅드래곤 865의 목표중 하나는 업계 최고 영상 녹화 (8K 캡처)를 제공, 다수의 센서를 통해 기계적 줌과 같은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0에 자사의 모바일 AP인 엑시노스를 탑재하지 않고, 스냅드래곤 865를 탑재한 이유에 시선이 집중된다. 퀄컴의 강력한 5G 경쟁력을 의식했다는 말이 나온다.

퀄컴은 4G LTE 시장에서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 1위에 군림하고 있으며, 5G 시장에서는 9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갤럭시S20의 압도적인 5G 기술력을 살리려면, 스냅드래곤의 퀄컴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본 셈이다. 이는 자사의 엑시노스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과 동일하다. 모바일 AP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고민이 하나 더 늘었다.

▲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S20을 공개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밀리미터파 지원 '노' 갤럭시S20의 5G 경쟁력 중 또 하나 특기할 점은, 스냅드래곤 865(x55 모뎀과 함께 가동된다)가 밀리미터파와 6GHz이하 대역 모두 지원하지만 내수용 갤럭시S20에는 밀리미터파 지원 안테나를 덜어냈다는 점이다. 실제로 17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20 내수용에는 밀리미터파 안테나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등 밀리미터파 인프라가 구축된 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지역에는 밀리미터파 안테나를 탑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밀리미터파와 관련된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았다면, 과감하게 이를 걷어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5G 환경에서 5G 주파수 활용을 보면 모두 6GHz(Sub-6)에 고정되어 있으며 아직 밀리미터파와 관련된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별 소용이 없는 밀리미터파 안테나를 걷어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하반기 갤럭시노트20에는 밀리미터파 안테나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6GHz 대역 주파수, 밀리미터파를 모두 지원하는 스냅드래곤 865와 x55 모뎀을 갤럭시S20에 탑재하면서 밀리미터파 안테나를 걷어낸 가운데 업계에서는 퀄컴의 야심찬 국내 시장 활성화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말이 나온다. 퀄컴은 국내 통신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5G 전략을 구상하는 한편, 밀리미터파 전략을 동시에 가동하며 큰 꿈을 꾸고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은 지난해 12월 테크 서밋 현장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스냅드래곤 865를 통해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상황에서 “CDMA를 통해 한국과 협력했던 것처럼, 밀리미터파를 통해 한국의 5G와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 통신시장에서 아직 밀리미터파가 확실하게 논의되지 않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갤럭시S20에 밀리미터파 안테나를 걷어냈고, 퀄컴이 꿈꾸는 ‘한국과의 밀리미터파 합동 로드맵’은 다소 수정이 필요해졌다.

▲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진홍 기자

#SA는 지원 갤럭시S20의 5G SA(StandAlone) 지원은 가능하다. NSA(Non-Stand Alone) 방식에서 벗어나 진정한 5G 시대를 연다는 호언이 설득력을 얻는 순간이다.

현재의 5G NSA 방식은 LTE와 5G 방식을 혼용하는 것이며, 사실상 통신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양 끝단에만 5G 방식을 차용한 것에 그친다. 이는 5G 커버리지 문제와 더불어, 5G 시대가 도래해도 생각보다 사용자 경험이 올라가지 않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만 5G SA 방식은 차원이 다르다. 모든 데이터 송수신이 5G 인프라에서 작동하며 네트워크 슬라이싱 및 MEC를 아우르는 다양한 기술이 등장하기 때문에 진정한 5G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

국내 통신업계에서 밀리미터파 논의는 다소 부진하지만, 5G SA 논의는 탄력을 받고있다는 점에서 갤럭시S20의 5G SA 기능은 고무적이다. 실제로 SK 텔레콤은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시험망에서 데이터 통신 과정 전체를 5G 상용장비로만 구현했으며 서로 다른 장비 제조사의 5G 장비로 5G SA를 구축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여기에 네트워크 슬라이싱, MEC(Mobile Edge Computing, 모바일 에지 컴퓨팅)를 포함해 기능 모듈화, 데이터 병렬 처리 기술도 총동원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 1월 20일 부산 지역 5G 상용망에서 삼성, 에릭슨 등의 5G 장비를 이용해 5G SA 통신을 구현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 SKT의 SA가 가동되고 있다. 출처=SKT

LG유플러스도 5G SA 정국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내외 대기업 2개사의 신호패킷 처리 코어장비와 5G 기지국 장비의 연동은 물론, 국내 중소기업인 아리아텍과 LG유플러스가 공동 개발한 가입자 정보 관리장비의 연동까지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역시 네트워크 슬라이싱과 MEC 기술력도 상당수준 쌓았다. KT도 핵심 기술인 'CUPS'을 지난해 말 개발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5G SA 시대를 준비한다는 각오다.

결론적으로 5G SA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삼성전자는 스냅드래곤 865에 들어가는 SA 존재감을 갤럭시S20을 통해 올해부터 강하게 보여준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