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봉!봉!

영화제 시상식장에서 봉준호 감독을 연호하는 소리입니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 시상을 계기로

현지 아카데미상 시상 관행을 바꾸었다는 평과 함께 봉준호 감독에 대한 열기가 뜨겁습니다.

영화에 대해 문외한인 많은 분들도 모처럼 사는 기분이 좋다고 합니다.

그의 어록이 많이 돌고,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습니다.

그중 각본상 수상 소감에서 ‘영감을 준 아내에게 감사‘한다는 말이 내게는 오래 남았습니다.

지난해 말 친구 아들 결혼식에 갔었습니다.

친구 지인이 결혼식 주례를 했는데, 친구와의 인연을 얘기하다가,

평소 친구가 집사람을 만난 것이 평생 가장 큰 복이라고 했다며,

느닷없이 친구 부인을 일으켜 세워 전체 하객의 박수를 유도했습니다.

주객이 전도되는 아슬아슬함이 있었지만,

결혼식장에 있었던 최소 반이 되는 여자 분들은 많이 부러워했으니,

의도(?)는 성공한 셈인 것 아니었을까요?

다행히 주례분이 새 출발하는 신랑, 신부에게 신랑 부모님처럼

부럽게 살라는 의미에서 얘기했음을 밝히며 넘어가서,

나머지 반을 차지했던 남자 분들도 고개를 끄덕였으리라 생각했었습니다.

이렇게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감사를 제대로 표해봄은 어떨까요?

물론 가족이면 더 좋고, 가까운 주변 분들에게도 좋을 듯합니다.

최근 내한 공연을 했던 재즈 기타리스트 릿나워가

같이 작업한 피아니스트를 소개하며 했던 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19살 때부터 함께 해온 가장 친한 친구이자,

우주에서 가장 잘 통하는 음악적 파트너..’

우주에서 가장 잘 통한다는 말이 특히 울림을 주었습니다.

봉 감독의 선전으로 다소 들떴던 며칠 상관에

가까이 있는 집사람에게도 고마움을 진정으로 표해야겠다는 생각이 스쳐갑니다.

봉 감독처럼 극적인 장면이 내게는 지났거나, 아직 안 왔을까하는 생각도 들어

잠시 주춤거리게 됩니다.

그러나 그런 극적인 장면이 아니어도 좋겠지요.

가끔 있는 가족 모임 자리에서라도 진정으로 고마움을 표하면 될 듯합니다.

집사람과 저녁이라도 하면서 건배 기회를 만들어 볼 일입니다.

집사람에게 ‘사는 기분?’ 이렇게 선창을 하게하고,

나는 ‘최고였어!’로

화답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