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권일구 기자]쉼 없이 공기청정기를 돌리는 미세먼지로 가득한 주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모델하우스 오픈을 연기하거나 사이버 오픈으로 대신하고 있는 지금, 경기도 양주 옥정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는 서서히 몰려드는 입주예정자들로 분주한 모습이다. 주변 곳곳에는 주차를 안내하는 스태프들과 경호직원들이 질서를 유지시키고 있다.

단지 출입 전 입주민임을 확인 받고 지하2층으로 주차 안내를 받았다. 단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주변으로는 각 은행의 임시 대출 상담석이 마련되었다. 차에서 내리는 입주예정자들을 일일이 쫓아가면서 동·호수 및 연락처, 이름 등을 적는 등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단지와 세대 호수는 주택점검업체와 그 외 관계자의 간곡한 부탁으로 단지 브랜드명과 외관 모습 등은 명시하지 않았다. 단지 촬영 역시 금지했다. 금일 이 단지는 입주전 내집을 방문해 보는 ‘사전점검’ 행사가 열리는 날이다. 최근에는 사전점검이라는 말 대신 ‘내집방문’의 날로 명칭을 변경하고 있다.


공용부, 지상·옥상·지하주차장 점검


▲ 균열 유도선 사진=권일구 기자

1층 로비에서 주택점검 업체 우리홈 구희근 대표를 만났다. 오늘하루 구 대표와 주택점검을 요청한 세대를 방문하고. 우리홈의 사전점검 요령을 살펴보기로 했다. 사전에 세대주에게는 양해를 구했다.

구 대표는 대다수의 단지는 1층 세대의 경우 조경 등으로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데 이 단지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물론 이 부분이 하자는 아니다. 그리고 CCTV가 중요한 위치에 없다며 사각지대도 지적했다.

그는 “저기 외벽을 보시면 시선이 머무는 1~4층까지는 대리석으로 마감을 했고, 그 위의 층과 구분을 해주기 위한 티 마감이 보이냐? 그게 대리석일까?” 질문이 돌아왔다. 그는 “아니다. 대다수는 철판으로 비슷한 느낌을 주면서 마감을 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최근 건축기술이 발전하면서 외벽에 균열 유도선을 만들어 준다. 오래된 아파트는 외벽이 민자로 되어 있어, 균열이 멈추지 않고 연속되지만, 균열 유도선은 딱 거기서 균열을 멈추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균열 유도선이 제 역할을 못하는 경우도 지적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 옥상부 균열로 보수가 진행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권일구 기자

옥상으로 발길을 돌렸다. 대부분 양호한 모습을 보였지만, 일부 세대 옥상의 경우 균열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균열이 발생된 곳은 시공사 측에서 보수를 완료한 상태다. 다만, 동해로 일부 바닥이 일어나 있는 상황도 확인 할 수 있다.

겨울에 시멘트 작업을 하게 되면 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심한 경우에는 시멘트가 모래처럼 부스러져 나온다.

이런 경우 시공사측에서는 시멘트는 밑으로 가라앉고, 물이 위로 올라와 나타나는 현상으로 ‘페이스트’라고 주장한다고 한다.

▲ 동해로 인한 페이스트 현상 사진=권일구 기자

곧바로 지하 주차장으로 움직였다. 요즘은 주차장 바닥도 균열 유도선을 만들어 준다. 군데군데 홈이 파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이 균열 유도선이다. 보통 무근콘크리트로 시공을 하는데 10~15mm 두께로 타설된다.

한 단지에서는 균열 유도선 때문에 상판이 떨어져 나간 것처럼 덜컹덜컹 거렸던 적도 있다고 한다. 해당 단지에서는 전날 사전점검을 나섰지만 별다른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지하주차장에서도 CCTV가 부족해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세대부, 생각지도 못했던 곳까지 ‘꼼꼼’


사전 양해를 구하고 방문한 세대는 전용면적 84㎡로 사전점검이 진행 중이었다. 기본적으로 현관문을 열기 전 스토퍼 설치가 되어 있는지 확인 후 점검이 시작된다.

▲ 세대 현관문 옆 외벽 균열 사진=권일구

구 대표가 안내한 작은 방. 창문을 열고 닫기를 몇 번. 이번에 하자를 찾아보라고 한다. 단순히 창문이 덜컥거리는 것이 하자가 아니다. 바로 창틀의 유격으로 전체가 흔들리는 것이 문제다. 시간이 지나면서 도배지까지 떨어져 나간다고 한다. 당연히 건설사에서는 창문이 흔들리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유리가 깨지지 않기 위해 흔들린다고 당위성을 주장한다고 한다. 

▲ 작은 방 창틀 유격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모습 사진=권일구 기자

여기서 우리홈은 단순히 하자를 지적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런식으로 답하는 건설사에 창틀이 흔들리는 것이 문제라는 점, 즉 대응방법을 고객에게 알려준단다.

구 대표가 안내한 작은 방. 창문을 열고 닫기를 몇 번. 이번에 하자를 찾아보라고 한다. 단순히 창문이 덜컥거리는 것이 하자가 아니다. 바로 창틀의 유격으로 전체가 흔들리는 것이 문제다. 시간이 지나면서 도배지까지 떨어져 나간다고 한다. 당연히 건설사에서는 창문이 흔들리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유리가 깨지지 않기 위해 흔들린다고 당위성을 주장한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홈은 단순히 하자를 지적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런식으로 답하는 건설사에 창틀이 흔들리는 것이 문제라는 점, 즉 대응방법을 고객에게 알려준단다.

▲ 방문의 유격 현상 사진=권일구 기자

방문 역시 창문을 여닫을 때 유격이 발생하면서 덜컥 거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문과 틀 사이의 손끼임 방지 장치도 꼼꼼히 살폈다. 의무사항이라고 한다. 바닥을 일일이 두드리면서 들뜸도 찾는다고 한다. 대체적으로 방문한 세대는 아주 양호한 경우에 속했다.

▲ 의무화인 손끼임 방지 장치 사진=권일구 기자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욕실에서부터 조금씩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변기와 바닥 마감이 제대로 되지 않아 덜거덕 거리는 들뜸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경우 미리 보수를 요구하지 않으면 제대로 수정되지 않는다고 한다. 욕실수납장에 스무버가 잘 설치되어 있는지도 살펴본다.

▲ 변기와 바닥 마감 불량 사례 사진=권일구 기자

거실 중간에는 수직 및 수평 계측기가 레이저 불빛을 내면 수치를 측정하고 있다. 실제 타 단지에서는 거실 크기가 설계도면과 맞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 레이저 계측기 사진=권일구 기자

주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싱크대 상판이 고정되지 않은 채 들어 올려진다. 마감이 덜 된 것이다. 바로 지적대상이다.

▲ 싱크대 상판 마감 불량 사례 사진=권일구 기자

순간 화장실에서 ‘삑삑’ 요란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구 대표가 부리나케 달려가 확인한 것은 바로 ‘라돈’을 측정하는 라돈측정기였다. 다행히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고, 추후 다시한번 측정해 보기로 했다.

▲ 열화상 측정기로 내외부 온도차를 살피고 있다 사진=권일구 기자

안방 드레스룸에서는 열화상기를 이용해 내·외부의 열손실을 확인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모서리 부분에서 약간의 온도 차이를 보였지만, 이 역시도 범주내에 들어가는 오차였다. 안방은 화장실내 통유리로 샤워실을 구분하였는데, 유리가 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호필름을 붙이고, 또 권고사항으로 버팀목을 대야한다.


"30만원 아깝지 않아요"


세대주 김00(53세 남)씨는 “하자 점검을 미리 받는 이유는 살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바로 수리가 되는 것이 아니어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데 그래서 미리 사전 점검을 통해서 수리를 하고 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대이긴 하지만 10년 후 분양을 받을 계획이기 때문에 점검을 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 주택점검 동행을 허락해 주신 세대주님 사진=권일구 기자

그는 “주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친구들 얘기로는 하자 발생시 어지간해서는 고쳐주지 않는다고 한다. 점검 비용 30만원이 결코 아깝지 않은 돈이라고 하더라. 우리가 직접 문제점을 찾는다고 하면 외부만 훑어보고 끝났을 것이다. 전문가들이 세세한 곳까지 봐주시니 안심이 된다. 다만 앞으로 시공사에서 고쳐 줄지가 남은 숙제다”라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우리홈 구희근 대표는 팁을 하나 알려주었다. 보통 제공되고 있는 화장대나 옷장들을 살펴보면, 이음새 부분 볼트나 너트 등의 피스가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시트지로 마감을 하는데 같은 색상의 시트지를 미리 얻어 놓으라고 조언한다.

차후에 마감 시트가 떨어지면 같은 색상의 마감지를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미리 구해 놓은 시트지를 이용하면 된다.

▲ 볼트나 너트 등 시트지를 이용해 깔끔하게 마감한다. 사진=권일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