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뉴욕증시가 연일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현 뉴욕증시 가치평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고점논쟁도 지속되고 있다.

월가는 뉴욕증시의 최고치 랠리를 주도하는 소수 IT 종목의 쏠림현상이 지나치다면서 궁극적으로 버블이 무너지면서 증시 전반에 과격한 조정이 펼쳐질 것이라고 경고하는 한편, 저금리 환경에서 뉴욕증시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종가 기준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을 대표하는 500개 기업으로 구성된 S&P 500지수에서 5.183%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했다. 애플 역시 4.835%의 비중을 나타내 2개 종목의 비중은 총 10.018%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2개 종목이 S&P500 지수에서 10%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이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는 데 월가 투자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데이터트랙 리서치에 따르면 아마존과 알파벳,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4개 종목이 올해 들어 S&P500 지수 상승폭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을 중심으로 극소수의 IT 종목이 지수를 통째로 쥐락펴락하고 있어 더 이상 S&P500 지수가 미국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지수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소수 IT 종목의 극심한 쏠림현상이 종료를 맞으면서 증시 전반에 충격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팀 헤이스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MSCI 글로벌 지수에서도 5%에 이르는 비중을 차지하고, 이는 48개 국가 중 일본을 제외하고 나머지 47개 국가의 증시보다 높은 수치"라며 "이 같은 상황이 영속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이들 IT 대장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증시 하락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증시 전반에 커다란 잠재 리스크가 자리잡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종목이 현재 주가 수준과 밸류에이션을 충족시키는 이익 증가를 이뤄내지 못할 경우 과거와 같은 후폭풍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경고다.

한편 저금리 환경에서 뉴욕증시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밸류에이션은 2002년 이후 가장 높지만, 이전과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 현지시간 13일 CNBC방송에 따르면 스트레티직 웰스 파트너스의 마크 테퍼 대표는 "2002년과 지금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다르다"고 말했다.

테퍼 대표는 "스몰캡지수인 러셀 2000의 시가총액은 2조4000억달러인데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을 더한 시총이 2조8000억달러"라며 "지금 이런 큰 종목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S&P500 시총 비중과 동일 비중 S&P500 ETF를 비교해보면 이들 주도주의 영향력이 더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S&P500은 올해 5% 가까이 올랐지만, ETF는 2% 오르는 데 그쳤다.

테퍼 대표는 “또 투자자들은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는 다른 부분도 봐야 한다”면서 "주가이익비율(PER)만 보면 역사적 평균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지만 채권과 같은 다른 자산과 상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테퍼 대표에 따르면 S&P500의 주당 순이익을 주가로 나눠 얻어지는 이익률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을 빼면 3%포인트 이상이고 역사적으로 이럴 경우 12개월 S&P500의 향후 수익률은 12% 이상이다.

그는 "높은 PER은 낮은 금리 환경을 볼 때 뉴노멀(시대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