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일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저물가 장기화 부담에 연내 금리 인하 카드를 사용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더욱이 코로나19의 확산, 미국외 지역의 경기 회복 지연 등도 금리 인하 명분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지난해보다 한층 완화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2%에 가까운' 물가상승률을 목표로 한다고 밝혀왔지만, 1월에는 이 문구를 '2%로 돌아가는'으로 수정했다. 

이에 대해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물가가 2%를 넘어서도록 유도해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경기 침체 우려를 완화하려는 듯하다"면서 "물가가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 설정에 미치는 영향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미국 PCE 물가상승률

이어 "지금의 연준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경기확장을 연장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본다'며 "저물가가 지속되다가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대응할 정책 여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연준은 얼마나 높은 물가상승률을 원할까?

이에 대해 권희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간단히 계산해 볼 수 있는 것은 장기 평균으로 지난 3년간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평균은 1.7%"라며 "중장기적으로 평균 2%를 목표로 한다면 앞으로 2.3% 수준까지 물가가 높아져도 괜찮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 정도의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을 표시했다.

▲ 연준이 중장기적인 정책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내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분석이다.

권 연구원은 "임금상승률이 낮아지고 있어 어렵다고 본다"며 "임금상승률의 둔화는 서비스 가격 상승률을 낮춰 물가 상승 압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앞으로도 임금상승률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이 때문에 물가상승률도 2% 아래에 머무르게 된다면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욱이 연준 입장에서는 정책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추가 완화를 통해 물가를 끌어올려 성장둔화를 방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 미국외 지역의 경기부진, 자산시장이 실물경기에 미치는 영향 확대 등도 금리 인하 명분을 강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 연구원은 "연준이 당분간 지표에 기반해 움직이겠다는 자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인하시기는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유력하며 인하횟수는 지난해보다 적은 1~2차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