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은진 기자] 신한금융투자가 환매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부실 발생 사실을 은폐하고 정산 운용 중으로 속여 판매한 정황이 다수 포착됐다.

금융감독원은 라임자산운용 중간 검사 결과 신한금투의 불법행위를 상당 수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신한금투는 지난해 4월 무역금융펀드를 싱가포르 소재 무역금융 중개회사 계열사인 해외 SPC(케이맨제도)에 장부가로 처분하고 그 대가로 약속어음(P-note)을 받는 구조로 계약을 변경했다.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의 TRS 계약사인 신한금투가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에 부실을 숨기위해 이 같은 행위에 동참한 것으로 판단했다.

IIG 펀드는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의 투자 대상이다. 하지만 IIG는 지난해 헤지펀드 손실을 숨기고 최소 6천만달러 규모의 가짜 대출 채권을 판매하는 등 증권사기 혐의로 미국 금융당국에서 등록이 취소되고 자산 또한 동결됐다.

신한금투는 'IIG'에 부실을 대해 알고도 계속 판매하는 등 불법행위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감원은 신한금투도 사기 혐의가 있다고 봤다.

또 투자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적절한 내부통제 장치가 구축돼 있지 않아 잠적한 이 모 전 부사장 등이 독단적 의사 결정을 하면서 위법행위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특정 펀드의 손실 발생을 막으려고 다른 펀드 자금으로 부실자산을 인수하는 행위도 수차례 반복한 것을 확인했다.

금감원은 이처럼 불법행위가 상당 부분 확인됨에 따라 신속하게 분쟁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분쟁조정2국, 민원분쟁조사실, 각 권역 검사국이 '합동 현장조사단'을 구성해 다음 달 초 사실조사에 착수하고 오는 4~5월 법률자문을 통해 사기와 불완전판매 등에 따른 손해배상, 착오 등에 의한 계약취소 등의 피해구제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상반기 중 조정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무역금융펀드 외 환매가 중단된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 2개 모펀드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 사실관계를 확인하되, 분쟁조정은 환매진행 경과 등을 감안해 처리하기로 했다. 라임자산운용의 기준가 조정만으로는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분쟁 처리가 안된다.

금감원은 향후 분쟁신청 급증에 대해 본원 1층에 '라임펀드 분쟁전담창구'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달 7일 기준 분쟁신청 건수는 214건이며 이 중 은행이 150건, 증권사 64곳이다. 무역금융펀드 관련은 53건이다.

금감원은 현장조사를 통해 위규행위가 확인되면 펀드 판매사에 대한 추가 검사를 할 계획이다. 대규모 판매가 이뤄진 특정 지점에 대해서는 특수성을 고려, 현장 검사를 우선 실시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대신증권 반포 WM센터의 대규모 펀드 판매로 문제가 제기됐다.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종목의 불공정거래 의혹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실시 중이며 혐의점 발견 시 신속히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검사권·조사권 한계로 사실 규명 등이 어려울 경우 검찰과 협조하게 된다.

금감원은 이미 라임자산운용 검사 결과를 통해 확인된 특경법상 사기와 업무상 배임 혐의에 지난해 9월과 올해 2월 두차례 잠적한 이 모 전 부사장 등을 검찰에 통보했다.

뿐만 아니라 라임자산운용이 실현 가능한 환매·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할 수 있도록 환매 관련 절차가 안정화될 때까지 라임자산운용에 상주검사반을 파견할 예정이다. 향후에도 라임자산운용에 대해서는 관계사 협의체와 정례회의를 통해 지속해서 모니터링 하기로 했다.

한편, 신한금투는 기준가의 경우 운용사와 사전 체결된 약정에 따라 입력된 것이며 펀드자산의 구조화 또한 운용사의 운용지시에 따라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또 IIG 건에 대해서도 미국증권거래위원회 공식발표 이후에야 IIG펀드가 폰지사기에 연루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 측은 "라임 환매중단이 발생한 이후 수수료나 담보비율을 상향하지 않고 라임과 협의를 통해 보다 나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감독원 종합검사에 성실히 임했던 것과 같이 향후 진행될 검찰 수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