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마트가 문자 주문·당일 배송 서비스를 전담하는 제트블랙(Jetblack)팀을 해체하고 소속 직원 350명 대부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출처= Walmart Jetblack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월마트가 13일(현지시간), 개인맞춤 쇼핑 서비스 ‘제트블랙’(jetblack)을 오는 21일부터 종료하고 350명의 소속 직원을 대부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월마트는 제트블랙 사업부를 독립시키고 투자자들을 유치할 계획이었으나 결국 수익을 내지 못해 계획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월마트 본사와는 별도로 뉴욕에 사무실을 두고 운영해 온 제트블랙 서비스는 문자로 상품을 주문하고 당일에 배송 받을 수 있으며, AI가 상황에 맞는 선물이나 제품을 추천해주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경우 선물 포장 서비스 등을 추가 비용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로, 월마트가 아마존과의 경쟁을 위해 지난 2018년 야심차게 도입했던 서비스다.

월마트 대변인은 “월마트가 제트블랙 서비스를 중단하고 조직을 개편할 계획”이라며 제트블랙의 기술과 디자인 팀의 일부 직원들은 월마트의 더 넓은 고객 조직의 일원이 되어 뉴욕을 떠나 계속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트블랙 소속 직원 대부분인 293명은 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월마트는 지난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제트블랙 사업부를 분사시켰지만 이 서비스 가입자가 1000명도 되지 않아 계속 손실만 발생했다고 말했다. 분사시킬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마트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뉴엔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츠(New Enterprise Associates) 등 벤처캐피털 회사들과 투자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관계자에 따르면 이 논의는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제트블랙은 의류대여 스타트업 렌트 더 런웨이(Rent the Runway)의 창업자인 제니 플라이스가 CEO를 맡아왔으나 그녀가 지난해 회사를 떠난 후, 지난 2016년 월마트가 사들인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제트닷컴(Jet.com)에서 근무했던 월마트 전자상거래물류 부문 수석 부사장 네이트 파우스트가 이 사업부를 대신 운영해 왔다.

제트블랙은 8번 스토어(Store No. 8)라고 불리는 월마트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의 사업부로 통합되면서 2018년에 야심차게 공식 출범했다. 월마트는 제트블랙을 당장 수익은 나지 않지만 향후 보다 큰 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었다.

▲ 제트블랙 서비스는 월마트가 지난 2018년 6월 아마존과 경쟁하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개인 맞춤형 쇼핑 서비스다.  출처= RetailWire

월마트는 제트블랙이 수익을 내는 사업이라기 보다는 향후의 성장과 연구를 위한 잠재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고 거듭 말해왔다. WSJ은 지난해 여름, 제트블랙이 1000명이 되지 않는 회원 1인당, 연간 약 1만 5000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제트블랙 서비스 회원으로 가입하는 이용자들은 신선식품을 제외한 월마트의 모든 상품을 문자메시지로 주문할 수 있으며, 연회비는 600달러나 지불해야 했다. 아마존 프라임 연간 이용료 119달러보다 훨씬 높다. 그들의 주문은, 아기 기저귀 주문에서부터 요가복까지, 제트블랙 사무실의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직원들에게 접수되고 택배원들이 주문 물건을 책여 당일 직접 배송한다.

제니 플라이스 전 CEO는 지난 해 WSJ과의 인터뷰에서, 언젠가 웹브라우저의 검색 바가 사라지고 음성작동 장치를 통해 더 많은 쇼핑이 이루어지는 시기에 대비할 수 있도록, 맞춤형 개인쇼핑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 줄 인공지능 시스템을 훈련하기 위해 제트블랙의 요원들을 활용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월마트는 오는 18일에 분기별 실적을 발표한다. 회사는 지난 1년 동안 전자상거래 사업부 제트닷컴의 손실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구조 조정도 병행해 왔다. 월마트는 제트닷컴의 나머지 직원 대부분을 영업에 투입했으며, 월마트가 보유하고 있는 남성 의류 소매업체 보노보스 (Bonobos)의 직원들도 상당 수 해고했다.

월마트는 또 지난 달, 제트닷컴과 함께 딸려 인수한 온라인 가구 사이트 헤이니들(Hayneedle)의 오마하 본사를 폐쇄했다. 월마트 대변인은 "헤이니들 사업을 월마트 내에 통합하고 있지만, 웹사이트는 그대로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