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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K-제약바이오… '1조 클럽' 쏟아진다유한양행·녹십자·한미약품 등 9개 기업, 작년 매출 1조원대 유력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매출 1조' 클럽 가입자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한양행, GC녹십자, 한미약품 등 상위 제약사들은 작년에도 무난하게 매출 1조원대 돌파에 성공했다. 새로운 1조 클럽 가입자도 속출했다. 종근당과 대웅제약이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1조 클럽에 처음 가입했다. 글로벌 제약 시장과 비교하면 매출 1조원은 그리 큰 규모가 아니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 2019년 매출 1조클럽 가입 제약·바이오 기업. 출처=각 사, fn가이드

1조 클럽 단골인 유한양행과 GC녹십자는 지난해 3분기에 일찌감치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4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유한양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 866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외부에서 신약 후보물질을 사들인 후 가치를 높여 되파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지속 성장을 견인했다. 작년에도 글로벌 제약사 2곳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3분기 턱걸이로 1조 클럽에 입성한 GC녹십자는 4분기에 3535억원의 매출을 추가하며 사상 최대 매출(1조 3697억원)을 달성했다. 주력 사업 부문인 혈액제제와 백신, 소비자헬스케어 등에서 고른 매출 성장세가 이어졌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혈액제제 사업의 매출 규모가 전년보다 2.2% 증가했고, 백신과 소비자헬스케어 사업 부문은 각각 15%, 23% 성장했다.

한국콜마는 2018년 2월 CJ헬스케어를 인수한 이후 2년 연속 매출 1조원대 제약사 대열에 합류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 1513억원으로 제약업계 1위 유한양행을 앞질렀다. 한국콜마는 아직 제약보다 화장품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은 만큼 온전히 제약업계 1위로 보긴 어렵다. 다만 계열사 CJ헬스케어의 신약 '케이캡'이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제약 사업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2018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1조원을 첫 돌파한 대웅제약은 이번에 별도 기준으로도 1조클럽에 입성했다.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고른 성장과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의 미국 수출이 안정적으로 매출 확대를 이끌었다.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출시된 나보타는 4개월 만에 현지 점유율 3위를 차지하며 급성장 중이다.

한미약품도 지난해 매출 1조1136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으로 1조원 클럽에 입성했다. 연 매출 100억원을 달성한 전문의약품을 무려 19종이나 배출한 덕분이다. 이중 자체 개발한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패밀리'(981억원),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773억원),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342억원) 등이 큰 폭으로 성장해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종근당은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의 문턱을 넘어섰다. 종근당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2.9% 증가한 1조786억원이다.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와 고혈압 치료제 ‘텔미누보’ 등 전문의약품(ETC) 성장이 매출에 기여했다.

광동제약은 아직 4분기 성적표를 내놓지 않았지만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1조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9209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다만 제약 사업보다 삼다수, 비타500 등의 위탁판매를 통한 외형성장을 이뤄냈다.

셀트리온은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와 나란히 매출 1조원 달성을 노리고 있다. 셀트리온의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은 7457억원이다. 해외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바이오시밀러 3총사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7873억원의 누적 매출을 올렸다.

▲ 2018년 R&D 투자비용 상위 제약사. 출처=한국제약바이오협회

1조 클럽에 입성한 국내 상위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원 발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존 제품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거두면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준비했다.

특히 바이오 사업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는 기업들이 R&D 투자비용을 경쟁적으로 높이고 있다. 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R&D 지출이 가장 높았던 기업은 셀트리온이었다. 회사 매출의 29.4%인 2890억원을 R&D에 쏟아부었다. 이어 한미약품, 삼성바이오로직스, 녹십자, 대웅제약, 종근당 순이었다.

국내 제약 업계에 R&D 투자의 중요성을 알린 한미약품은 해당 기간 매출의 19%인 1929억원을 투자했다. 최근 10년간 이 회사의 R&D 투자 누적 금액은 1조원을 넘는다.

셀트리온과 마찬가지로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공략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R&D 비용으로 1739억원을 썼다. 매출(5358억원) 대비 R&D 비율은 32.5%로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가장 높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상위 제약사 중심으로 매출성장률이 높지 않음에도 R&D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며 "제약사 입장에서 R&D 비용을 늘려서 신약개발에 대한 가시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이익을 희생해서 계속 R&D 비용을 늘리는 정책을 채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지웅 기자  |  jway0910@econovill.com  |  승인 2020.02.15  08: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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