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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불러와!" 아마존 분노에 MS 멈췄다미국 법원 "MS 수주 국방부 클라우드 사업 일시 중단"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미 연방청구법원이 아마존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 국방부의 클라우드 사업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선정된 가운데 아마존이 이의를 제가하자 이를 받아들이고 사업 일시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법원 증언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불러야 한다는 아마존의 분노를 미 연방법원이 받아들인 가운데 100억달러 규모의 미국 국방부 클라우드 사업 진행 여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제프 베조스. 출처=뉴시스

제다이 프로젝트 복마전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부터 총 100억달러 규모의 '합동 방어 인프라 사업'(JEDI·제다이) 퍼블릭 클라우드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주도해야 하는 사업자를 입찰 방식으로 모집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AWS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다.

아마존은 최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 874억4000만달러, 순이익 32억7000만달러를 기록하는 어닝 서프라이를 달성한 바 있다. 특히 AWS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99억5000만달러로 늘어났으며 매출 비중으로만 보면 전체 사업에서 11%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67%를 점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AWS는 글로벌 클라우드 최강자이면서, 심지어 미 중앙정보국 CIA의 클라우드 계약까지 따낸 사례도 있다. 공공기관은 클라우드를 도입하며 보안 이슈를 걱정하지만, AWS는 이러한 우려를 CIA와의 협력으로 털어낸 바 있다.

다만 미국 국방부의 제다이 프로젝트 수주전은 무난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최초 경쟁 레이스에서 탈락한 오라클과 IBM이 갑자기 '단일 벤더는 위험하다'는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미국 국방부처럼 민감한 국가 안보 기관에서 하나의 사업자가 클라우드 인프라를 모두 맡는 것은 위험하다는 논리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수주에 자신이 없던 오라클과 IBM의 물귀신 작전일 뿐이며, 효율성 측면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라클과 IBM의 '물귀신 작전'은 무위로 돌아갔으나 이후 담합 의혹이 터지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아들이 IBM에 근무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해충돌과 관련된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현안을 살피겠다"고 선언하는 등 상황이 미묘하게 돌아갔고, 이해충돌과 관련된 논란은 마크 에스퍼 장관의 아들이 클라우드 관련 업무에서 배제되는 선에서 정리됐다.

제다이 프로젝트 수주전이 잦은 논란으로 얼룩진 가운데, 지난해 10월 미국 국방부는 낙승이 예상되던 AWS가 아닌 MS를 사업자로 전격 선택했다. AWS는 충격에 빠졌고 MS는 환호했으며, 주요 언론은 이를 두고 "사티아 나델라의 승리"라고 표현했다.

이는 MS의 창업주인 빌 게이츠와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의 자산 순위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국방부가 제다이 프로젝트의 수주를 MS에 맡기는 쪽으로 결정하자 MS의 주가가 폭등했고, 빌 게이츠가 순자산 1100억달러로 세계 1위 부호가 됐기 때문이다.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 주식이 떨어지며 1087억 달러의 순자산을 기록해 2년 만에 세계 최대 부호의 자리에서 밀려났다. 물론 지금은 순위가 다시 조정됐으나, 그만큼 MS의 승리는 의미가 남달랐고 AWS가 받은 충격은 상당했다.

▲ 사티아 나델라. 출처=뉴시스

MS의 존재감, 두 사람의 악연
미국 국방부의 제다이 프로젝트에 MS가 선정된 이유 중 하나로 사티아 나델라 MS CEO의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이 꼽힌다.

MS는 빌 게이츠 창업주 시절 한때 윈도우 운영체제를 내세워 세계를 호령했으나 스티브 발머 CEO 시대가 열리며 침체일로에 접어들었다. 스티브 발머 시대의 MS는 모바일 시대가 열리며 애플과 구글이 강세를 보이자 부랴부랴 윈도우 운영체제 강화에 나서며 맞불을 놨지만,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그러나 뒤를 이어 등판한 사티아 나델라는 MS의 비전을 윈도우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에서 찾았고 이 과정에서 포용과 오픈소스 전략을 적극 구사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러한 고무적인 행보가 제다이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AWS를 이긴 비결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MS는 나아가 제다이 프로젝트와 별개로 미 국방부와 연방조달청(GSA)이 발주한 76억달러 국방 사무 솔루션 사업에 오피스365를 제공하는 등 촘촘한 전략으로 크게 호평을 받기도 했다.

다만 정치적인 이유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제다이 프로젝트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사안을 직접 살피겠다고 선언하며 이후의 결과가 변했다는 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의 악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악연은 오래된 편이다. 실제로 베조스가 인수한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대선 기간 트럼프 검증 특별 취재팀까지 가동하며 반(反) 트럼프 노선을 분명히 했다. 심지어 대선 기간 제프 베조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자기의 우주개발회사 블루오리진의 우주선에 묶어 날려버려야 한다는 극단적인 말을 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인 2016년 12월 테크 서밋에서 만나 친분을 다지며 화해하기도 했으나,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 아마존이 미국 골목상권을 핍박하고 있으며 한 때 "미국 우체국이 아마존 택배를 배달할 때마다 평균 1.5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거론해 아마존과 날을 세우기도 했다.

▲ 출처=뉴시스

"트럼프 불러와! 통했나
한편 AWS는 제다이 수주전에서 밀려나자 즉각 행동에 나섰다.

AWS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 때문에 제다이 프로젝트에서 탈락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도 작성됐다. CNBC는 지난해 9일 AWS의 내부문서를 입수해 "AWS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로 제다이 프로젝트 수주를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AWS는 문서를 통해 "국방부의 심각하고 만연한 실책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대통령의 '아마존 망해라'라는 단호한 결의의 반복적 표현과 분리해 판단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제프 베조스는 정부·방산·군사 관리들의 연례 모임인 레이건 국방포럼에서 "우리는 미 국방부를 지원할 것"이라는 깜짝발언을 하기도 했다. 사실상 아마존판 메이븐 프로젝트를 제안한 셈이다. 구글은 미국 국방부와 메이븐 프로젝트를 통해 무기개발과 인공지능의 결합을 시도했으나 내부 직원의 반발로 포기한 바 있다. 그러나 제프 베조스는 미국 국방부와 협력해 자사의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는 제다이 프로젝트에 대한 아쉬움의 발로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치열한 법정 공방이 벌어졌다. 아마존은 제다이 프로젝트에 MS가 선정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해'가 있었기 때문이며, 당연히 MS 선정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소송을 지난해 말 냈다. 나아가 1월 제다이 프로젝트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기 때문에 사업을 아예 중단해야 한다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10일 열린 미 연방청구법원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증언대에 불러 확인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부터 제다이 프로젝트에 의도적으로 개입했으며, 이를 기점으로 AWS가 부당하게 밀리고 MS가 수주를 따냈다는 논리다. 그리고 12일 미 연방청구법원 패트리샤 E. 캠벨스미스 판사는 아마존이 청구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고 원고인 아마존에 대해 4200만달러의 공탁금을 낼 것을 명령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이 팽창하는 가운데 업계 1위 AWS가 제다이 프로젝트에서 밀려난 것은 분명 석연치 않다고 본다. 그러나 MS의 점유율도 상당히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제다이 프로젝트를 둘러싼 논란은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때리기'에도 저자세로 일관하던 아마존이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매서운 반격에 나서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는 트럼프 행정부와 공방전을 펼쳐봤자 얻을 것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지만, 제다이 프로젝트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제다이 프로젝트는 미국 국방부 사업이라는 상징을 넘어 국가 전체의 클라우드 전략과 관련이 있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의 권력 향배가 결정될 수 있다. 아마존의 예민한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20.02.15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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