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일 기자] 주요 저축은행들의 건전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이 상승하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나빠지는 등 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일부 애큐온저축은행의 경우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0%대에 육박하는 등 건정성에 문제를 드러냈다.

13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자산규모 10대 저축은행 가운데 절반인 5곳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전분기 대비 나빠졌다.

NPL비율이 전 분기 대비 높아진 곳은 한국투자저축은행(3.22%→3.30%), 유진저축은행(2.83%→3.10%), 페퍼저축은행(5.89%→6.00%), 애큐온저축은행(9.23%→9.70%), 모아저축은행(4.04%→4.80%) 등 5곳이다.

웰컴저축은행은 이 비율이 7.87%에서 7.60%로 낮아졌지만, 애큐온저축은행 다음으로 높다. 통상적으로 NPL 비율이 낮을수록 여신 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판단한다. 이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이자를 못받는 대출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NPL비율은 3개월 이상 이자를 못 받고 있는 대출이 전체 대출의 10%에 달한다는 의미다. 페퍼저축은행도 저축은행 평균을 훌쩍 넘어선 6.0%를 기록했고, 모아저축은행도 4.80%로 높았다. 시중의 은행의 경우 이 비율은 0%대에 그친다.

▲ 10대 저축은행 연체율,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출처=예금보험공사

연체율도 상승세다. 웰컴저축은행(3.15%→3.50%), OSB저축은행(3.15%→3.80%), 애큐온저축은행(6.87%→7.20%), 모아저축은행(3.12%→3.30%) 등이 전분기 대비 연체율이 상승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연체율도 급등했다. 가장 높은 연체율을 기록한 저축은행은 애큐온저축은행 다음으로 페퍼저축은행(5.40%), OK저축은행(4.30%)으로 평균 연체율을 넘긴다.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나빠진 이유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이 1년여만에 3배가량 급등하자 금융당국이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저신용자 대출을 실행하기 어렵게 되면서 저축은행들이 개인사업자 및 기업대출로 점점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전체 79개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2018년말 4%에서 2019년 6월 4.4%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