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후베이성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늘고 있다. 이에 가라앉은 경기를 살리기 위한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관심이 쏠린다.

▲ 출처=하이투자증권

후베이성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13일 중국 후베이성 발표에 따르면 후베이성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2일 1만4840명으로 전일 1638명에 비해 9.1배 급증했다. 신규 확진자 수가 이렇게 급증한 이유는 확진자 수 산정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후베이성 위생건강위원회가 코로나19 병력 진단 분류에 ‘임상진단’을 추가하면서 확진자 수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임상진단은 코로나19 감염이 90% 이상 확실한 환자군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날 발표된 통계는 그 동안 통계를 둘러싼 각종 소문이 사실상 진짜였음을 보여줬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임상진단 환자 수는 1만3332명인데 임상진단 분류 대상도 사실상 확진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 동안 후베이성과 중국 당국이 감염자 수를 축소 발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공식 통계의 10배 이상이 코로나19 에 감염됐을 것이라는 주장이 확인된 것이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축소 의지는 사망자 수 통계에서도 읽을 수 있다. 지난 11일 94명이었던 후베이성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다음 날인 12일 242명으로 2.6배 이상 증가했으며, 임상진단으로 분류된 환자 중 135명은 사망했기 때문이다.

이에 박상현 연구원은 “코로나19 상황이 후베이성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코로나19가 중국 경제에 미칠 충격이 우려보다도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도 “1분기 중국 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인 4% 수준을 크게 하회할 여지가 높다”며 “중국 정부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에 대해 강하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출처=하이투자증권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마련은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라 경기 상황의 악재가 이어지자 경기부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대미 수입제품의 관세를 인하하는 것도 그에 따른 조치다. 중국은 오는 14일부터 지난해 9월 1일 부과한 7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의 관세를 인하한다. 관세율이 10%인 제품은 5%로, 5%인 제품은 2.5%로 인하할 예정이다. 기존에 관세율이 10%인 제품으론 과일과 소고기, 전자기기 등이 있으며, 관세율이 5%인 제품은 대두, 원유, 화학제품 등이 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지원을 강화하고 금리도 인하한다. 상무회의를 통해 지난 2월 2일 이미 발표 한 금융지원 강화 정책 외에 추가 지원 방안을 결정한 것이다. 최종적으로 기업의 대출 금리는 1.6%이하로 보장한다. 참고로 현재 1년 대출 금리는 4.35% 수준이다.

아울러 중국은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에서도 부양책을 펼친다. 지난 2일부터 쑤저우, 북경, 충칭 등 11개 지방정부는 기업의 사회보험금 납부 비율의 인하, 지방은행의 대출 금리를 인하, 실업자 보조금 지원, 임대료 일부 면제 등 다양한 부양정책을 내놨다.

중국 중앙정부는 인프라 투자도 가속화한다. 중국 중앙정부가 창구지도를 통해 중국 지방정부에 인프라 투자를 위한 준비 작업 가속화를 지시한 것이다. 이에 최근 중국 산둥성, 허베이성 등 다수의 지역에서는 중대 프로젝트 시행, 비축을 위한 작업을 수행하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밖에 중국의 부동산 대출 금리도 낮아졌다. 지난 1월 중국 첫 주택 평균 대출 금리는 5.51%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부터 완화정책을 진행한 도시의 수가 긴축정책 도시 수보다 많아졌다는 것과는 맥락을 같이 한다.

박인금 연구원은 “올해 부동산에 대한 중앙정부의 스탠스는 지난해보다 완화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를 통제하는 기간 동안 의약품과 기본적인 생필품 공급에 대한 보장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에 후베이성 지역에 기계와 원자재 공급을 지원하는 등 의료제품 제조업체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대량 해고 등을 피하기 위해 고용 상황도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중국 경기 V자 반등 기대…추가 부양정책 나올 수도

현재 코로나19의 심각성이 재차 확인되면서 금융시장에 혼란이 오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이 절정을 지나고 있다는 점과 중국 경기가 2분기부터 V자 반등을 할 것이란 전문가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중국 당국의 솔직한 코로나19 통계 발표는 확산 추세가 진정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며 “중국 경기의 V자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인금 연구원은 “향후 지준율 인하, MLF 금리 인하, 다수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 집행, 하이테크 업종 투자의 조기 집행, 소비 진작 정책 등에서 추가적인 부양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