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정부가 부동산 추가 규제에 대해 고민하면서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12·16 부동산 안정화 대책이 서울 '강남권' 집값을 잡는데는 효과를 봤지만, 풍선효과로 인해 경기와 인천의 집값을 놓쳤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1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이들은 최근 주택 가격이 급등한 수원과 용인, 성남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 대한 규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르면 다음주 중에 추가 조정 대상지역이 지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원·용인·성남 전국 1위 아파트값 상승률


▲ 화서주공 3단지. 출처 = 네이버 거리뷰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아파트값은 서울 주요 지역이 주춤하고 하락세가 더 커진 것과 달리 경기와 인천에서는 풍선효과가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강남3구(서초·강남·송파)는 하락폭을 키웠고, 강동구도 보합세로 접어 들었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보유세 및 양도세 강화, 공시가격 인상 등 '강남권' 거주자들은 하방 압력이 더욱 커졌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 타깃을 제대로 잡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수용성'(수원·용인·성남)과 인천지역은 상승세를 키웠다. 수원 팔달구 매매가 변동률은 2.15%에 달할 정도로 급등했다. 용인 수지구는 1.05%로 두번째로 상승폭이 컸다. 성남시 분당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수정구와 중원구는 구도심 정비사업으로 인해 꾸준한 상승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감정원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수원화서역 동문굿모닝힐'의 실거래 신고가는 훌쩍 뛰었다. 지난해 11월 해당 단지 전용 84.9㎡은 5억425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22일 6억10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다. 현재 네이버 부동산 매물 정보에는 최고 7억5000만원까지 호가가 나와 있는 상태다.  

신분당선 광교~호매실역 구간의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되자 평소 관심이 높던 단지들이 수혜를 받았다. 수원시 정자동에 위치한 '화서역 파크푸르지오'는 웃돈이 매달 오른다. 정자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35평(84㎡) 기준으로 웃돈이 5억3000만원까지 붙었다"고 전했다. 한달 전에는 4억7000만원으로 꾸준히 웃돈이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야 구도심 정비사업이 본격적으로 가닥이 잡힌 성남시도 들썩이는 모양새다. 지난달에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은 상대원 2구역이 갑자기 수요가 몰려 들었다. 상대원동에 위치한 B 공인중개업소는 "상대원 2구역 조합원 물량은 현재 남은 게 없다"며 "계속 오르는 추세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30평 대는 5억원이 넘었다. 


"수원·용인·성남 추가 지정 주변 지역까지 경종 울릴 것" 


▲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 출처 = 네이버 거리뷰

전문가들은 또 다시 조정대상지역이 추가·확대 된다면 해당 지역과 인근 주변 지역 시장까지 큰 영향을 줄 것이라 분석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조정대상지역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면 조정대상지역 뿐만 아니라 그 주변의 지역들이 경종을 울리는 제동장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정부가 계속 시장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다만 그럼에도 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하는 경우 규제의 강도가 세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