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우주성 기자] 교통호재 따라 집값은 움직인다. 정부에서 교통망 구축 계획 발표, 착공, 개통 총 3단계에 걸쳐 장기적인 호재로 자리 잡는다. 전문가들은 교통 호재가 선반영돼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수요자들은 교통호재 외에 여러 요인들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 지난해 11월 GTX-A 노선이 위치할 파주 운정역 근처 공사 현장.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지난해 GTX-A(파주 운정~동탄)가 실제 착공에 나섰을 때 해당 지역 집값은 들썩였다. 인근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GTX-A 노선이 착공에 들어간다는 얘기가 돌자 마자 가격이 급상승했다”고 전했다. B 공인중개업소 대표도 “GTX 노선 영향이 크다”고 답했다.

GTX가 집값이 오르는 절대적인 요인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GTX-A 라인인 파주는 상황이 다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파주는 지난해와 올해 좋지 않은 편이다”라면서 “교통호재보다는 다른 신도시들에 비해 업무시설이나 서울 중심지로의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박사는 “GTX 호재로 집값이 오르는 건 막연한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어 “실제 가격이 반영되는 건 역이 개통돼 사람들이 역까지 접근성이 확보될 때다”라고 덧붙였다.


“교통호재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변세일 박사는 “동전의 양면 같다”면서 “강남 집값이 올라가는 측면도 있는데, 강남에서 비싼 전세나 월세로 사는 사람들은 외곽으로 나가서 안정적인 주거 형태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곽에는 집값 인상 요인이 없었는데 조금 오르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변 박사는 “GTX를 사회 전체적인 편익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입사유별 이동자 구성비, 2018~2019년 출처 = 통계청

최근 인구이동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주하는 이유가 첫 번째가 ‘주택’이다. 변 박사는 “높은 주택 가격 때문에 외곽 쪽이나 바깥으로 빠져 나간”며 “GTX가 개통되면 조금 더 안정적인 주거 형태로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으로는 ‘강남권’은 접근성이 더욱 좋아져 ‘집중성’으로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GTX 개통으로 주택 점유 형태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쪽을 개발하면 가격이 올라서 원주민들을 밀어내는 효과도 있지만, 접근성이 좋아지면 타지에서 지역으로 옮겨와 집을 사서 거주할 수도 있다. 변 박사는 “굳이 강남에서 비싼 월세나 반전세를 살면서 있을 필요가 없다”면서 “GTX가 뚫리면 교통비를 내더라도 의정부에서 내집을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인구 중 서울 및 수도권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 출처=국가통계포털

그는 국가적인 공공재원을 안정적으로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변 박사는 “GTX 노선 개통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협의로 갈등 없이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GTX를 기반으로 민간자본과 연계한 ‘역세권 복합개발’을 할 수 있다”고 개발 가능성을 언급했다.

▲ GTX-B 노선 수혜를 받을 예정인 인천 송도.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장기전 교통호재, 양면 뚜렷한만큼 일희일비 말아야


GTX를 비롯한 교통호재는 결국 ‘장기전’ 요소가 강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공사기간 등이 연장되면서 개통과 완공은 이제 새로운 ‘호재’처럼 작용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반면에 공사기간이 길어진 만큼 공사 기간 중간에 상승세가 가라앉거나 예기치 못한 변수로 공사 자체가 지연되는 경우도 많아졌다.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은 이런 부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는 교통호재 완공 후 상승세가 붙는 경우가 더욱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예를 들어 재작년에 완공된 지하철 9호선 라인의 경우도 실제 보은병원 방면까지 부동산 가격이 많이 상승했다. 완공된 시점에서 가파르게 올랐다. 최근에는 개통되면서 제일 많이 오르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선반영 되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제일 많이 오르는 건 개통된 이후에 '편리함'이라는 가치가 생긴 후다. 그 때부터 부동산 가치는 오른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GTX같은 광역철도망도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광역철도망 등의 SOC 사업은 노선 연장 등이 계속 되는 경우가 많다. 사업 자체 기간도 다시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교수는 GTX는 실질적으로 처음에 계획보다 연장이 된 경우가 더 많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예를 들면 GTX A 노선은 일산 킨텍스에서 파주 운정까지 연장 계획서가 확정이 된 사례다. B 노선 같은 경우도 당초 청량리에서 남양주에서 평내 호평, 마석까지. 연장이 됐다. C 노선은 의정부에서 북부로 더 연장돼 양주 덕정까지 연결이 됐다. 남부도 역시 금정 정도였는데 수원까지 연장됐다. 예전과는 다르게 지금은 철도 정책 등에서 완벽하게 그림을 그리면서 윤곽이 잡혀 가도록 진행해 기간이 더욱 길어진다. 대신 지역 이미지가 개선되기도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양지영 R&D 연구소 소장은 “교통호재 요소는 크게 세 단계로 집값에 영향을 준다. 발표가 들어갔을 때와 착공이 됐을 때, 그리고 완공이 됐을 때가 그렇다. 크게 세 단계에서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장기간이더라도 세 단계로 나눠서 집값은 꾸준히 오른다. 완공 등 시점에서도 집값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 파주 봉일천 전경.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공사 기간’ 리스크 대비해야


공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정밀한 사업 진행과 완공 이후 주택 가격 상승세가 더욱 커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를 상쇄하는 단점도 존재한다. 이재국 교수는 교통망 신설의 특성상 공기가 길어지면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 교수는 “지하철 공사 등의 경우 지장물 같은 것들이 많이 나온다. 물론 지상으로 가지 않았기 때문에 토지 보상 등은 수월하지만 지장물들이 공사에 영향을 많이 준다. 일종의 시공리스크다”라고 지적했다. 

양지영 소장도 “계획 등이 발표된 이후 인근 지역의 상승세에 영향을 주지만 공사 기간이 길어지는 등으로 다시 가격이 잠잠해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다시 착공이 들어갔을 때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기간이 많이 연기되면 그만큼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 공사 기간이라고 계속해서 집값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재국 교수는 “실소유자나 투자자 역시 교통 호재에도 공사 시 발생하는 이런 리스크에 대한 문제는 반드시 체크하고 내 집 마련이나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