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예즈 라만 현대·기아자동차 차량아키텍처개발센터 전무(왼쪽)와 울리히 크란츠 카누 대표. 출처= 현대자동차그룹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의 전기차 전문 기업 카누(Canoo)와 협력해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 전기차 제작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플랫폼을 공정에 도입함으로써 전기차 시장 입지를 더욱 강화하려는 취지다.

현대·기아차는 11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카누 본사에서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위한 상호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카누는 모터, 배터리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표준화한 모듈 형태로 장착할 수 있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에 특화한 업체다. 2017년 12월 설립 이후 19개월 만인 작년 9월 첫 번째 전기차를 직접 개발해 공개하는 등 기술력을 입증했다.

협력 계약에 따라 카누는 현대·기아차에 최적화된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개발을 위한 기술 지원을 제공한다. 현대·기아차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소형 크기의 승용형 전기차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를 개발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의 이번 결정은 앞서 작년 1월 참가한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2019에서 공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계획의 일환이다.

현대·기아차는 당시 “2020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E-GMP를 적용한 전기차는 기존 모델 대비 넓은 내부 공간을 확보하고 동력계 부품 교체, 외부 기기 탑재 등 전기차 고유 특성에 최적화한 형태를 갖출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또 E-GMP를 통해, 차급에 따라 다양한 용량의 배터리 용량을 가변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여러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는데 한 플랫폼을 활용함으로써 생산 단가가 절감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셈이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코나, 아이오닉, 니로 등 전기차 모델마다 다른 플랫폼을 사용해 생산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카누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각사별 차량 전동화 전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작년 말 발표한 2025 전략에 따라 2020~2025년 기간 동안 차량 전동화 분야에 9조7000만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아차도 2025년까지 차급별 전기차를 출시함으로써 풀 라인업을 갖추고 이듬해인 2026년 전세계에서 전기차 판매량 50만대 목표를 달성할 예정이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은 “현대·기아차는 카누와의 협력을 통해 차량 대량 양산 구조에 적합하며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플랫폼 콘셉트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