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장은진 기자] 요즘 주식이 대세라는데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까봐 망설이는 중이라면 ‘스팩(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을 추천한다. 

스팩은 공모를 통해 자본을 모아 기업을 M&A(인수합병)하고 인수합병한 기업을 통해 주식시장에 우회 상장을 추진하는 일종의 특수목적회사다. 이 특수목적회사는 실제 사업을 하지 않는다. 오로지 인수합병을 통해 주식시장에 우회 상장하는 것만을 추구한다. 때문에 스팩이 보유한 모든 자산은 현금이며 오로지 M&A를 위해서만 사용된다.

국내 주식시장에 스팩이 첫 등장한 것은 불과 10년 전인 2010년대다.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치면서 기술력과 성장성이 있음에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스팩은 이런 기업들을 상대로 신속하게 자금을 공급하고 주식에 상장할 기회까지 제공해주고자 국내에 도입됐다.

스팩은 비상장기업 중 인수합병 대상 기업을 물색한 후, 자본력을 앞세워 실제 인수합병을 진행한다. 스팩이 기업합병에 성공하면 스팩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보유 중인 스팩 지분(투자한 돈) 비율만큼 인수합병한 기업의 주식으로 교환받을 수 있다. 스팩 투자자들이 인수합병된 기업의 주주로 지위가 바뀌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주식 공모와 비상장사 투자, 인수합병, 비상장사의 우회 상장 등은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히는 이벤트에 속한다. 스팩은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히는 이벤트들이 차례대로 진행되는 구조다. 때문에 스팩이 국내로 도입됐을 초장기에는 자산가와 기관들에게도 주목받았다.  

▲ 스팩 기본 구조. 출처=한국거래소

합병·상장폐지 모두 OK

스팩이 만들어져 주식시장에 상장되면 최대 36개월(3년)간 상장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 기간 안에 비상장사를 인수해 합병을 끝낸다면 스팩의 상장 지위를 인수합병된 비상장사가 그대로 이어받게 된다. 즉 비상장사가 상장사로 전환되는 셈이다. 이는 스팩 투자에서 수익성을 높이는데 가장 좋은 방법으로 비상장사의 경우 상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재평가 받을 수 있고 투자자들은 추가 수익 창출에 도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간 내 인수합병에 실패해도 낙담할 이유는 없다. 주식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투자금을 지킬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스팩에는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스팩이 주식시장에 상장된 날로부터 30개월 안에 인수합병을 결의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이후 한 달 안에 인수합병할 비상장사를 못 찾으면 그때서야 상장폐지가 결정된다. 

해산·상장폐지된 스팩주식은 일반기업의 주식처럼 휴지조각으로 변하지 않는다. 이 경우 공모 당시 투자원금을 투자자들에게 그대로 돌려준다. 여기에 3년치 연 (예치)이자까지 추가로 지급된다. 이자율을 시중 금리변동에 따라 조금씩 조정하기도 하지만 통상 1.5~2% 정도다. 스팩이 3년동안 상장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 원금 대비 최소 약 4.5~6%의 이자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공격적or안정성’ 양극단 투자법 

스팩투자법은 양극단으로 나눌 수 있다. 노련한 투자자들이 노리는 공격적인 방법과 초보투자자들이 주로 이용 중인 만기 적금식 투자법이다.  

우선 공격적인 투자법은 비상장사와 인수합병 논의가 있거나 가능성이 높은 스팩에 투자하는 것이다. 인수합병을 통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스팩의 경우 의견 조율 과정에서 합병을 무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합병에 성공하더라도 무조건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때문에 초보투자자들에게는 인수합병 가능성이 매우 낮아 상장폐지 가능성이 크고 거래 주가마저 현저히 낮은 스팩만을 찾아 투자하는 방식을 권한다. 이 방식은 몇 개월 단기 투자를 통해 투자원금을 지키면서 시중은행 3년치 이자를 덤으로 노릴 수 있다. 

만금 적금식 투자법을 노리는 경우 반드시 스팩의 현 주가가 공모가에 근접해 있어야 한다. 현재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스팩은 총 51개로 공모가가 모두 2000원이다. 그러니 주가 2000원보다 낮으면 가장 좋고 몇십원 정도 올라 있는 스팩만 찾아 투자해야 한다. 

▲ 스팩 특징 및 장점. 출처=하나금융투자

수익 거두려면 ‘이자·기간’ 주목  

스팩 투자 시 가장 주목해서 봐야하는 요소는 이자와 기간이다.  

실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사모펀드 등 기관투자자들은 상장폐지가 얼마 남지 않은 스팩을 찾아 대규모 단기 투자한 사례가 꽤 있다. 몇 개월간의 짧은 투자로 시중은행 3년치 정기예금 이자와 맞먹는 수익을 거두기 위해서다.  

다만 이 경우 반드시 스팩의 주가가 공모가보다 낮거나, 높다 해도 몇십원 정도 오른 스팩에만 투자해야 한다. 공모가보다 4.5~6%쯤 높게 거래 중인 스팩이라면 추후 투자원금의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몇 가지 위험성에 유의만 하면 위험은 낮추면서 단 몇 개월 투자로 최소 3년치 시중은행 정기예금 이자에 버금가는 수익을 얻어가는 셈이다. 때문에 최근들어 스팩투자에 관심갖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국내외 다양한 요인들로 변동성 장세가 심화된 가운데 비교적 안전하면서도 수익성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스팩 투자 시 ‘유동성·만기’ 주의

세상에 완벽한 투자처가 없다. 스팩도 마찬가지다.

스팩투자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유동성에 대한 문제다. 대다수 스팩 종목들은 거래량이 크지 않고 가격 변동폭이 거의 없는 편이다. 때문에 스팩이 청산되기 전 현금화를 해야하는 투자자들에게 자칫 문제로 작용될 가능성도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현금화를 할만큼 거래량이 받쳐주지 않아 손해볼 수 있다는 부분이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스팩에 투자하는 사람은 가능한 만기까지 보유하는 것을 전재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또 공모가 이하 가능한 싸게 사면 좋은 스팩 특성을 생각할 때 원하는 만큼 싸게 사기 어렵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공모 이후 2000원 이하에 거래되는 매물을 쉽게 찾아볼수 없을 뿐더라 투자금액이 많을 경우 원하는 만큼 매수도 불가능하다.

괜찮은 스팩을 찾는 작업 또한 투자자들에게 쉽지 않은 부분이다. 성장성 높고 재무적으로 탄탄한 비상장사들은 의사결정이 복잡하고 불특정 다수가 주주인 스팩에 M&A를 당하면서까지 우회 상장을 시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스팩이 비상장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계속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합병 조율 과정일지라도 무산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결국 인수합병할 만한 비상장사를 찾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는 스펙에 투자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