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제일제당 본사 전경. 출처=CJ제일제당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연간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식품사업부문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슈완스 인수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과감한 유동성 확보책이 통하면서 차입금이 감소해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됐다.

12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2019년 매출은 전년에 비해 19.7% 성장한 22조 3525억원, 영업이익은 7.7% 늘어난 8969억원(연결기준)을 달성했다. CJ제일제당이 연간 매출 2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순차입금도 전분기 말 대비 2조원 이상 줄어들며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식품사업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51.9% 증가한 8조 10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의 가장 큰 인수합병이었던 미국의 냉동피자업체 슈완스 인수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된 것이다. 또한 국내외 주력 제품의 매출이 늘며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가공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배 이상 늘어난 3조 1539억 원을 기록했다. 슈완스(매출 약 2.2조 원)를 제외한 나머지 글로벌 가공식품 매출도 중국과 베트남 등의 호실적으로 40% 이상 늘었다. 지난해 식품 글로벌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서며 글로벌 식품기업의 위상을 확보했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압도적 가정간편식(HMR) 1위 지위를 공고히 했다. ‘비비고 죽’과 ‘비비고 국물요리’ 등 최근 출시한 주요 가정간편식을 비롯해 햇반 등 핵심제품의 매출이 평균 두 자리 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 2019년 CJ제일제당 4분기 및 연간 실적. 출처=CJ제일제당

하나의 과제로 남았던 바이오사업 부문도 호실적을 보였다. ASF(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의 악재에도 매출액 2조7631억원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다. 고부가가치 품목인 식품조미소재 '핵산'은 글로벌 1위 지위를 강화하며 판매량과 판가가 모두 상승했다. '알지닌' 등 스페셜티 제품의 판매기반이 확대됐다.

ASF와 글로벌 시황 악화로 주력 품목중 하나인 라이신의 생산량을 줄였지만, 고수익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됐다. 바이오사업 영업이익은 2327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20% 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은 8.4%로 전체 사업부문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CJ Feed&Care(舊 생물자원사업부문, 사료+축산)의 매출은 1조 993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8% 감소했다. 국내외 사료 판매처를 수익성 중심으로 조정한 결과다. 그러나 고마진 판매처 중심의 효율화와 베트남 돼지와 인도네시아 닭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비 약 2배 가량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총력을 기울였던 재무구조 개선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물류부문(CJ대한통운)을 제외한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약 4조 8000억원으로, 3분기 말(6조 9000억원) 대비 2조원 이상 감소했다. 이는 슈완스 인수 이전인 2018년말 기준 순차입금인 4조 5000억원에 가까운 수준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가양동 부지를 비롯한 유휴 자산을 높은 가치로 유동화했고, 해외 자회사의 자본성 조달도 성공적으로 진행되며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도 외형확장 보다는 수익성 강화와 함께 혁신성장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질적 성장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고, 핵심 제품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 또한 체질 개선을 통해 외부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건실한 기초체력을 갖출 계획이다.

특히 식품사업부문의 경우 국내사업은 ‘선택과 집중’에 입각한 사업구조 개선에 방점을 두고, 글로벌에서는 슈완스와의 시너지를 통해 인수 효과를 극대화 할 방침이다. 바이오사업부문도 핵산과 트립토판 등 고수익군 제품의 생산 및 판매를 확대한다. 또한 라이신과 메치오닌 등 대형 제품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R&D 경쟁력을 바탕으로 원가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