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런 버핏(좌)과 빌 게이츠(우)는 자선 사업 활동도 함께하는 절친한 사이다.     출처= CNBC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대부분의 억만장자들은 대학을 졸업했다. 그리고 스위스 자산정보회사 웰스엑스(Wealth-X)의 2019년 억만장자 조사 보고서(2019 Billionaire Census)에 따르면 오늘날 미국에서 ‘기술’은 ‘부’의 엔진이며 억만장자를 배출하는 최고의 산업이다.

그렇다면 언젠가 억만장자가 되기를 열망한다면, 대학에서 무엇을 공부하느냐가 중요할까? 그럴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세계 10대 부자들 중 절반은 공학이나 컴퓨터 과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몇몇 억만장자들은 다른 것을 공부했다. CNBC가 미국의 가장 유명한 억만장자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공부했는 지 조사했다.

제프 베조스
순자산: 1258억 달러(148조 3000억원)
대학 전공: 전기 공학과 컴퓨터 과학

세계 최고 부자 베조스는 아마존을 창업하기 전에 1986년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전기공학과 컴퓨터과학 학위를 받았다. 처음에는 물리학을 전공했지만 나중에 바꿨다.

아마존이 성공하지 못했다면 베조스는 그의 전공을 잘 활용했을 것이다. 지난 달 4일 인도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그는 "그랬다면 어딘가에서 매우 행복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보다는 훨씬 덜 부유했을 것이다. 직장 평가사이트 글래스도어(Glassdoor)에 따르면 오늘날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의 평균 연봉은 약 9만 2000달러다.

빌 게이츠
순자산: 1121억 달러(132조 1600억원)
대학 전공: 법학

게이츠는 하버드대학교를 2년 간 다니다 1975년 중퇴하고 같은 반 친구인 폴 앨런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공동 설립했다. 하버드 재학 중에는 법학을 공부했지만 수학과 컴퓨터과학 강좌에도 등록했다.

하버드는 학교를 그만 둔 후 30년 만에 게이츠에게 명예 법학학위를 수여했다. 그러나 게이츠는 2018년 하버드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다시 대학에 들어간다면) 다른 과목을 공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도 소프트웨어를 공부하지 않았을까요? 오늘날 인공지능 분야에서 일할 수 있었을테니까요.”

게이츠는 지난 2016년 링크트인(LinkedIn)의 다니엘 로스 수석 편집장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에게 과학, 공학, 경제학을 공부할 것을 권고했다.

워런 버핏
순자산: 898억 달러(105조 7000억원)
대학 전공: 경영학, 경제학

워런 버핏은 16세의 나이에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에 입학해 경영학을 공부했으나 네브래스카대학교로 전학해 3년 만에 학사과정을 마쳤다.

버핏은 2016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실 나는 대학에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와튼 스쿨 1학년때 학교를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그럼, 1년만 더 다녀 봐’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리고 1년 후 2학년 때에도 ‘여전히 그만두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버핏은 네브라스카대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하버드경영대학원에 불합격한 후 컬럼비아대학교에 들어가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2001년 한 인터뷰에서 "만약 당신이 사업에 관심이 있다면 MBA가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 NBA 댈러스 매버릭스(Dallas Mavericks)의 구단주이자 ABC TV의 창업지원 리얼리티 프로그램 <샤크탱크>의 호스트 마크 큐반    출처= ABC TV  캡처

마크 큐반
순자산: 41억 달러(4조 8000억원)
대학 전공: 경영학

NBA 댈러스 매버릭스(Dallas Mavericks)의 구단주이자 ABC TV의 창업지원 리얼리티 프로그램 <샤크탱크>의 호스트인 큐반은 고등학교 3학년 때 피츠버그대학교 야간 강좌를 들을 정도로 명석해 남보다 고등학교를 1년 일찍 졸업하고 17살의 나이에 피츠버그대학교에 입학했다.

1년 후 블루밍턴에 있는 인디애나대학교로 전학했는데, 당시 10대 경영학과 중 등록금이 가장 저렴했기 때문이었다. 큐반은 인디애나대학교 켈리경영에서 경영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2018년 비영리단체인 터닝포인트 USA(Turning Point USA)가 주관한 행사에서 “대학 학위까지는 받아야 하지만 굳이 MBA까지는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에서 배울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있는데다, 직업 일선에서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고 성공하기 더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 공부하기를 원한다면 MBA와 동등한 온라인 과정이 너무 많아서 훨씬 적은 돈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라 블레이클리
순자산: 11억 달러(1조 3000억원)
대학 전공: 법률 상담

체형 보정 속옷 전문기업 스팽스(Spanx)의 창업자 사라 블레이클리는 플로리다주립대학교에서 법률 상담을 공부했다.

1993년 법학 학사학위를 받은 후 블레이클리는 아버지의 전철을 밟아 소송 변호사가 되고 싶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길리언 조 시걸이 펴낸 <목표 달성: 멘토들에 대한 책>(Getting There: A Book of Mentors)에 따르면 블레이클리는 로스쿨의 수능이라 할 수 있는 LSAT 시험을 두 번 치렀지만 두 번 모두 형편없는 점수를 받았다.

▲ 체형 보정 속옷 전문기업 스팽스(Spanx)의 창업자 사라 블레이클리.   출처= YourStory

레이 달리오
순자산: 187억 달러(22조원)
대학 전공: 회계학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인 레이 달리오는 회사를 창업하기 전에롱아일랜드대학교에서 회계학을 공부했다. 그후 1973년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대학생들을 위한 그의 충고는 무엇을 전공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 아니다. 달리오는 2019년 소셜 뉴스 웹사이트 레딧(Reddit)에 올린 글에서 "놀 때는 화끈하게 놀고 성적을 최우선 으로 삼지 마라. 우정과 경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라"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순자산: 776억 달러(91조 4000억원)
대학 전공: 컴퓨터과학, 심리학

저커버그는 하버드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과 심리학을 공부하다가 페이스북을 창업하기 위해 중퇴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있었다. 그는 2017년, 팟캐스트 마스터스오브스케일(Masters of Scale)에서, 불과 12살 때 치과의사인 아버지를 위해 메시지 프로그램 저크넷(Zucknet)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명문 사립기숙학교(고등학교)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Phillips Exeter Academy)에 다닐 때 저커버그는 친구 아담 당겔로와 함께 ‘컴퓨터에서 연주하는 모든 노래들을 추적하고 원하는 대로 재생 목록을 만드는’ 시냅스(Synapse)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한 거대 기업들이 100만 달러를 제시하며 이들을 영입하려 했지만 두 사람은 이를 거절하고 하버드행을 택했다.

오프라 윈프리
순자산: 27억 달러(3조 2000억원)
대학 전공: 언어학, 공연예술

윈프리는 테네시주립대학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언어학과 공연예술을 공부하고 1986년 졸업했다.

윈프리는 지난해 5월 콜로라도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사실 성공은 과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인생은 결정의 연속”이라며 “적어도 당신의 집세는 스스로 낼 수 있는 직업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해서든 일자리를 가져야 합니다. 물론 그 일자리가 여러분이 최대의 열정을 쏟아 부어야 할 평생의 일자리일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여러분이 부모님의 집을 나와 독립해 살면서 최소한 집세는 낼 수 있는 일자리이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여러분의 부모님들은 이제 여러분을 돌보기에 지쳤고 그들은 애써 교육시킨 여러분이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