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최근 우한폐렴이 확산 되면서 식당, 영화관 등 사람들이 밀집하는 밀폐된 장소를 찾는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영화 관람객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이에 국내 멀티플렉스들은 상영관 방역과 직원들 건강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지만, 대목인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관람객들의 마음을 돌릴 새로운 프로모션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발렌타인데이 선물로 인기 있는 뷰티·초콜릿 업계도 별다른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 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CGV 영화관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중국에서 시작된 우한폐렴 사태가 본격화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11일(현지시각) 기준 사망자 1000명, 확진자 4만2000명으로 조사됐지만 10일에 1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오면서 우한폐렴에 대한 공포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나라도 12일 현재 사망자는 없지만, 어제 28번째 확진자가 나타나면서 긴장된 분위기를 보인다. 10일 소상공인연합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상공인 97.9%는 우한 폐렴 사태 이후 사업장 매출 감소를 경험한다고 대답했다. 특히 전년 대비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는 응답자 수도 44%에 달했다.

영화업계 “현재 힘들지만, 곧 나아질 것”

5번째 확진자 CGV 성신여대점 다녀간 이후 영화관 관람객은 눈에 띄게 줄었다. 1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8~9일) 동안 영화관을 찾는 평균 관객 수는 81만9914명이었다. 지난달 주말 평균 관객 수 170만명 수준의 절반이다. 1월 전체 평균으로 보면 주말 관객 수는 100만명 수준에서 40만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영화업계는 대표적 대목인 발렌타인데이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GV 마케팅 관계자는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주요 상영관들 방역과 근무하는 직원들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새로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영화 관람객들은 특별한 날보다 어떤 영화가 개봉했느냐에 따라 몰리는 추세를 보인다”며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르면서 전국 30개 지점에서 특별 상영전을 마련했고, 이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한 작품들이 개봉 예정인 만큼 관객수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메가박스 영화관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메가박스 홍보 관계자도 “우한폐렴으로 인해 타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발렌타인데이를 겨냥한 새로운 프로모션은 없지만, 2월 하반기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1917’ 같은 좋은 영화들 개봉 예정이라 점점 회복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영화 배급사도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김용훈 감독의 작품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배급사 메가박스 중앙 플러스엠은 유일하게 우한 폐렴이 확산 지난 2일 오는 12일로 예정됐던 영화 개봉일을 잠정 연기했다. 이 영화는 전도연, 정우성, 윤여정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해 상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뷰티·초콜릿 업계 “생각보다 괜찮아”

발렌타인 선물로 많이 주고받는 향수나 쥬얼리, 초콜릿 업계는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향수 브랜드 조말론 런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우한 폐렴 확산으로 매장에서 ‘핸드 앤 암 서비스(마사지와 나만의 향기를 경험하게 해주는 서비스)를 임시 중단했다”며 “매장 매출은 밝힐 수 없지만, 피해가 그리 크지 않으리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쥬얼리 브랜드 관계자도 “우한폐렴으로 인한 매장 매출 피해가 있겠지만, 그 정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오히려 온라인 매출은 늘어난 상태이다”고 설명했다.

▲ 11일 롯데 백화점 고디바 매장, 평일 낮인데 손님이 여러 명있다 사진=박민규 기자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 홍보 관계자는 “기존 발렌타인 프로모션 외에는 현재 별다른 프로모션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주에 우려했던 것보다 상황이 좋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 긍정적인 판매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소비자와 업계 모두 우한 폐렴을 지나가는 소나기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도 점점 거리로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관련 업계도 우한 폐렴 때문에 발렌타인데이 대목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지는 않았다.

CGV 관계자는 “관람객 수가 줄어들었지만 최근 다시 영화관에 마스크를 안 하고 오는 사람도 늘었다”며 “우한 폐렴이 진정된다면 금방 관람객 수를 회복할 것이라 전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