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목동물+인간 2010-7(강진의 추억), 2010, 한지에 수묵채색, 162×130cm/Nomadic Animals+Human 2010-7(South Jeolla Province Gangjin Memories), 2010, ink and pigment on hanji, 162×130cm

허진 작품 속에 공통적으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말(馬)은 전지구화시대, 물리적 심리적 경계와 무경계를 넘나들며 방랑과 정착을 거듭하는 현대인의 역동성을 반영한다. 또한 지금까지 관성적으로 이어온 스스로의 고정 관념과 작업 틀을 벗어나려는 허진의 지성적 노력으로 이해된다.

인간, 자연, 동물을 중심으로 한 역동적, 야성적 자유가 묻어나는 공간으로 작가(ARTIST HUR JIN,許塡,허진 작가,한국화가 허진,HUR JIN,허진 교수,허진 화백,A Painter HUR JIN) 자신의 현존을 반성적으로 돌아보는 공간이기도 하다.

▲ 유목동물 2010-28, 2010, 한지에 수묵 및 아크릴, 150×107cm/Nomadic Animals 2010-28, 2010, ink and acrylic on hanji, 150×107cm

2층은 이종융합동물+유토피아, 생태순환 공간으로 작가의 최근 관심을 반영한 공간이다. 유전공학의 가능성과 폐해(弊害), 과학자의 특별한 윤리의식 등을 지적하고 있다. 자연과 과학문명, 인공과 자연이 지혜롭게 어우러지는 유토피아적 삶을 제안한 작업들을 만나볼 수 있다.

태생이 다른 동물들의 털을 상호 이식하듯 붙이거나 섞어내어 하나의 강제된 몸통으로 드러내는 시각적 이종교배를 드러낸다. 또한 어린 시절 마음의 본향(本鄕)인 목포 할아버지 댁에서 경험했던 대자연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섬’이라는 하나의 이상향(理想鄕)으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미래적 희망으로 풀어내고 있다.

△박천남(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