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 INVEST > 금융
금감원과 갈등 지속…손태승-권광석 라인 지속될까 중징계 은행권 CEO 대부분 하차…우리금융 소송전도 부담
   
▲ 손태승 우리금융그룹회장이 1월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빈소 조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출처=뉴시스

[이코노믹리뷰=장영일 기자]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를 둘러싼 우리금융과 금융감독원의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중징계 제재에 우리금융이 소송전으로 나설 경우 신경전은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다. 다만 신경전이 과도해질 경우 양측의 부담이 커질 전망인 가운데 최종 결정권을 쥔 금융위원회의 판단이 주목된다.

11일 우리금융그룹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중징계로 중단됐던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를 재개해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를 최종 추천했다.

우리금융이 차기 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소송할 뜻도 내비치면서 금감원과 우리금융의 신경전이 확대되고 있다.

DLF 제재 이후에도 과거 우리은행 직원들의 고객 비밀번호 도용 사건이 불거지면서 금감원과 우리금융의 관계가 긴박하게 흘러가고 있다. 금감원이 우리은행의 고객 비밀번호 도용 사건을 조만간 제재심의위원회에 넘길 계획이어서 또 다른 징계도 예고되고 있다.

금감원 '칼' vs 우리금융 '방패'...법적 다툼 예고

다만 앞선 금감원의 손 회장 중징계 결정에서 법적 근거가 모호한 점은 앞으로 법정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질 수 있다. 

금감원은 DLF 사태 관련 CEO 중징계 제재에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적용했다. 지배구조법 35조에는 지배구조법을 위반한 금융회사 임원에게는 금감원장이 문책경고, 주의적경고, 주의에 해당하는 징계를 내릴 수 있다.

그러나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관련한 징계는 자본시장법이 적용돼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자본시장법 438조를 따르면 불완전판매 등으로 임원을 제재할 경우엔 금감원은 주의적경고와 주의 수준의 경징계만 가능하다.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는 금융위가 판단한다고 돼있다.

우리금융은 금감원의 중징계에 대해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 등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법조계와 금융권은 이번 DLF 중징계 관련해 법적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어 우리금융 측에서도 소송을 피할 이유는 없다는 분석이다.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월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소비자보호 강화 및 혁신지원을 위한 조직개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과거 금감원 중징계 피한 CEO 없어...힘겨운 싸움 예상

그러나 은행권 CEO와 금융당국의 힘겨루기는 대부분 후자의 승리로 끝났다. 금감원의 중징계를 은행권 CEO들이 결국 낙마한 선례를 볼때 손 회장도 결국 자리를 지키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많은 이유다.

신한금융의 내분 사태로 금융당국의 눈밖에 난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결국 사퇴로 마무리 된 바 있다. 역시 KB지주회장과 은행장간 내분 사태 때도 당시 최수현 금감원장은 제재심에서 경징계가 내려진 임영록KB금융 회장과 이건호 KB국민은행장에게 금감원장 전결로 모두 '문책경고' 징계를 내렸다. 이 행장은 이 결정에 즉시 사퇴했고 임 회장도 버티기에 돌입했지만 결국 금융당국의 압박에 이사회가 임 회장을 강제 해임하기도 했다.

앞서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도 우리은행장 재임 당시 투자 손실로 중징계를 받고 2009년 자진 사퇴했다. 강정원 전 KB국민은행장,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도 금융당국의 징계와 압박에 결국 퇴진하고 말았다.

하지만 금융당국에 모두 무릎을 꿇은 것은 아니다. 2018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에 대해 금융당국이 '셀프 연임'을 문제 삼았지만, 결국 관치 금융 논란이 제기되면서 김 회장의 3연임이 이뤄진 사례도 있다.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월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0년 금융위원회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다툼 길어질 경우, 양측 모두 손해

금융권에 사건이 터질때마다 CEO들을 퇴진시키는 사례가 거듭되면서 '관치 금융' 논란도 꾸준히 제기된다.

사건 발생의 원인을 파악하고 제도 개선에 신경써야 할 금감원이 제재를 통해 일사천리로 사건을 종료시키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금융사가 잘못을 인정하고 제도 개선을 약속해도 CEO는 반드시 물러나야 된다는 공식이 고착화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CEO 인사에 대한 칼자루를 쥐고 있어 언제든 문제가 생길 경우 지배구조를 흔들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업계가 우려하고 있는 부분도 이것이다.

더욱이 금융사의 입장에선 금융당국과의 소송전도 부담스럽다. 금융사들의 감독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과 불편한 관계가 길어질수록 금융사에게도 좋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부담으로 대부분의 CEO들이 소송보다는 자진사퇴를 결정하게 만든다.

금감원도 우리금융과 관련된 사건들이 '관치 금융'으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자칫 지배구조에 간섭하는 모양새가 될 경우 정치권 등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부분을 우려해 금감원은 이번 사태를 빠르게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은 금융위원회로 넘어가게 됐다. 금융위는 12일 증선위를 열고, 우리·하나은행 DLF 제재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지난 금감원 제재심에서 결정한 내용을 설명하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소명도 들을 가능성이 있다. 이후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주재하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지게 된다.

은 위원장은 지난 10일 외국계 금융회사 대표 간담회 자리에서 "기관 제재가 금융위로 넘어오면 금융위 결정이 오해를 받지 않고 다른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시간 내에 하겠다"고 말했다.

장영일 기자  |  jyi78@econovill.com  |  승인 2020.02.12  11:16:00
장영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태그]

#이코노믹리뷰, #장영일, #우리금융, #우리은행, #손태승, #금감원, #금융위, #금융위원회, #금융위, #투자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SPONSORED
여백
여백
전문가 칼럼
동영상
PREV NEXT
여백
포토뉴스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