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이제 모든 기업은 기술기업이다. 기술을 활용하지 않는 기업도 기술기업이며, 기술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기업도 기술기업이다. 인력사무소도 앱 플랫폼을 통해 활동하고 청소 서비스도 인터넷을 통해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완전한 기술기업의 세 가지 조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더 세로 TV가 보인다. 출처=삼성전자

세 가지 조건은?
완전한 기술기업이 되려면 '기술의 공기화'가 필요하다.

에릭 슈미트 구글 전 회장은 2017년 다보스 포럼에서 "모든 기술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기술이 사라져 원시시대가 도래한다는 뜻이 아니라, 기술 자체의 속성은 고객의 눈에서 완전히 사라지며 소위 '백엔드'에서 활동한다는 뜻이다.

5G가 대표적이다. 5G는 많은 데이터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5G라는 네트워크 고속도로에서 많은 데이터가 빠르게 움직이며 가상현실이 완성되고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기술이 작동하며 가치를 창출한다. 기술은 공기로 스며들며, 고객의 눈에는 보이지 않아야 한다.

'기술의 현실화'도 중요하다. 단순한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기술이 얼마나 유용하게 현실세계에서 작동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화장품 회사 로레알의 사례가 중요하다. 로레알은 최근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자기의 피부상황을 점검한 후 미리 제공한 화장품 원료를 고객이 직접 DIY로 제작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공개한 바 있다. 스마트폰으로 피부 상태를 점검하는 기술과 DIY로 나만의 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 고객 사용자 경험을 한 번에 잡은 셈이다.

마지막 '기술의 해법찾기'는 최근 기술기업들의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인구 1000만 명의 메가시티가 생기며 환경오염과 교통체증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가운데,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ICT 기술로 해결하려는 기업들이 각광을 받고있기 때문이다. 기술의 공기화와 기술의 현실화를 통해 99%의 기술기업 자격을 얻는다면, 다음 시장은 기술로 현실세계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수순이다.

▲ 로레알의 기술. 출처=이코노믹리뷰DB

기술기업, 백년기업
모든 기업이 기술기업이 된다는 뜻은, 결국 기술기업만 백년기업의 연속성을 가질 수 있다는 뜻과 동일하다. 이 과정에서 기술기업은 구사업과 충돌하며 많은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 우버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국내에서 택시업계가 쏘카 VCNC의 타다 서비스를 규탄하는 장면이 단적인 사례다. 또 배달앱 라이더를 중심으로 플랫폼 노동자 논란도 벌어진다.

기술기업이 완전히 자리를 잡으려면, 기업이 기술을 체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과 업의 본질을 바꾸는 것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결국 기술은 인간을 향하기 때문에, 마지막 목표는 결국 인간의 삶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