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SK케미칼이 바이오에너지 부문을 양도해 차입금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나, 단기간 수익성 감소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가 영업양도를 결정했지만 다음달부터 주주에게 양도 반대의사를 접수하는 만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오에너지 사업부문 가운데 바이오디젤 부문은 지난해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판매가격 감소에도 해외 수출 증가로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바이오디젤 부문의 매출은 152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6%를 차지했고, 영업이익률은 10%로 사업부문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바이오에너지 매출이 수출을 기반으로 확대됐지만 해당 사업부문 매각으로 올해 상반기 실적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에너지 사업 가치는 사업부문을 현금흐름할인법을 적용할 경우 최소금액과 최대금액이 각각 3310억5900만원, 4373억3200만원으로 산출됐지만 매각가격은 3850억원으로 결정됐다. SK케미칼은 매각대금으로 3000억원 가량의 현금이 유입돼 차입금은 9425억원에서 6000억원 대로 크게 감소하고 대규모 처분이익을 인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해당 부문의 손익이 제외되면 현금창출 지표인 EBITDA가 감소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바이오 에너지부문의 매출이 전체의 20% 수준이고 영업이익 기여도가 3분기 누적 53%로 절반을 웃도는 만큼 순이익이 급감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로 SK케미칼은 지난해 말 바이오에너지(BE)가 지난해 3분기 사상최대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1년새 순이익을 흑자로 돌려놨다.

2018년 3분기까지 SK케미칼은 코폴리에스터(Co-polyester) 원료가격 급등과 생명과학(LS)부문의 비용증가로 4분기에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바이오에너지 매출 증가로 실적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실질적으로 수익성을 가져다 주는 사업부문을 매각해 사업가치가 재평가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부채비율 감소로 건전성은 높아지는 대신 수익성(영업이익)은 줄어들면서 이익잉여금 증가율이 감소될 것으로 풀이된다. SK케미칼은 2018년 말까지 29억원 규모의 결손(미처리결손금)이 존재했지만 순이익 증가로 작년 3분기 이익잉여금이 4006억원까지 증가했다.

순이익이 빠르게 증가할 수록 누적 이익잉여금이 확대되는 만큼 당분간 사업양도로 잉여금 증가율은 감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올해는 핵심사업 부문인 Copoly와 유화부문에서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SK케미칼의 폴리에스터·유화사업은 전체 매출의 33%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29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폴리에스터 부문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지만 수출이 기반이기 때문에 환율변동과 유가변동, 글로벌 경기가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

SK케미칼 측은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폴리에스터와 유화부문의 매출액이 2018년 대비 12.5% 감소했지만 올해는 '재고재구축(re-stocking) 수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업양도와 관련해 주주들이 어떤 의견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

주요 사업부문의 양도의 경우 주주들은 주주총회일 전까지 영업양도 반대 의사표시를 할 수 있고 반대 의견이 있는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사업부 매각에 반대하는 인원이 전체 주주의 10%를 넘게되면 사업 양도 자체를 다시 재검토할 수도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바이오에너지 부문은 기존 사업부문과 성격이 달라 SK케미칼은 지난 1년간 꾸준히 검토했다”면서 “사업부 매각으로 신규 투자재원도 확보하면서 친환경 소재사업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