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코노믹리뷰 이미화기자]


최근 병원비를 아끼기 위해 보건소를 찾는 임산부들이 늘고 있다. 병원에서 필수적으로 진행하는 검사를 보건소에서 무료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라에서 출산장려정책의 일환으로 진료비명목의 지원금이 월 6만원 한도로 총 40만원이 지원되니 현명한 임산부라면 나라에서 주는 지원금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국가 지원금과 보건소를 적절히 활용해 약 77만원 정도의 산전검사비용을 27만원대까지 줄인 현명한 병원비 절약 비법을 공개한다.

서울 양천구 보건소의 모성실. 산모인 김영미(35)씨가 의자에 앉아 혈압을 재고 있다. 임신 16주인 그녀는 기형아 검사인 쿼드검사(Quadruple test; 다운증후군, 에드워드증후군, 신경관 결손검사)를 받기 위해 보건소를 찾았다. 그녀는 병원과 보건소를 병행하고 있다며 기형아 검사 외에도 임신초기 검사(빈혈, 매독, 풍진, 간염, 에이즈 검사)도 보건소에서 받았다고 한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면 임신 초기검사 15만원, 기형아 검사 2회에 10만원을 지불했어야 했는데 그만한 비용을 아낀 것이다.

요즘 임산부들은 임신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나라에서 지원하는 출산장려비인 ‘고운맘카드’부터 챙긴다고 한다. 그리고 평소 방문이 뜸했던 보건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병원에서 필수적으로 진행하는 검사를 보건소에서 무료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김영미씨 역시 병원비 아끼는 방법에 대해 “임신사실을 알게 되면 먼저 ‘고운맘카드를’ 챙기라”고 말한다.

임산부들이 고운맘카드를 강조하는 이유는 국가가 월 6만원 정도의 지원금을 고운맘카드를 통해 지급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임산부의 진료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2008년부터 임신, 출산, 진료비 지원정책으로 진행되는 고운맘카드를 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에서 발급받으면 월 6만원 한도로 40만원까지 사용가능하고 올 4월 이후부터는 10만원이 인상돼 50만원이 지급된다.

고운맘카드는 우체국과 국민건강보험공단지사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며 병원비뿐 아니라 유아용품, 약 비용 또한 지원받을 수 있다. 출산을 위한 입원일 경우, 1일 한도금액 6만원이라는 제한을 받지 않아 출산비로 (제왕절개 수술포함) 한꺼번에 고운맘 카드 전액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카드 잔액이 출산 시 20만원이 남았다면 20만원 전액 병원비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산전검사비용 최대 50만원까지 절약
그러나 고운맘 카드만으로 병원비 혜택을 받기에는 매달 지출되는 병원 비용이 너무 높다. 참고로 임산부들이 많이 찾는 산부인과 전문병원인 M 병원 강서점의 경우에는 보통 초음파 1회 검사비용이 4만2000원, 산전검사 15만원, 2회에 걸친 기형아 검사비용 10만원, 임신 당뇨검사 2만원, 초기 입체초음파 비용 10만원, 중기와 후기 정밀 초음파 비용 17만9000원 등이 나온다. 위에 거론된 검사들은 대부분의 임산부들이 받는 검사들이다.

또한 모든 검진시 일반 초음파 비용은 항상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 임산부들 검진비용이 40주 동안 최소 70만원 정도가 든다. 물론 개인병원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다. 이렇듯 병원비가 많이 나오니 정밀 초음파는 병원에서 받는다 해도 최소 산전검사와 기형아 검사는 보건소를 활용하면 고운맘 카드 할인혜택을 받아도 최소 자비로 지출되는 병원비 50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실제로 그녀는 병원에서 15만원 상당의 산전검사(임신초기검사)를 받으라 하자 보건소를 찾아 무료로 산전검사를 받았다. 임신 16주가 되자 보건소에서 기형아 검사인 쿼드검사(Quadruple test)를 무료로 받았다. 병원에서 진행했다면 총 2회에 걸쳐 기형아 검사가 진행돼 검사비 10만원과 초음파비 2회 84000원이 들었겠지만 이 역시 보건소를 이용해 무료로 받았다.

임산부 혜택은 각종 검사에서 그치지 않는다. 취재차 찾아간 양천보건소에서는 저소득층 대상으로 출산도우미 등 각종 의료비 지원을 하고 있었고 이 혜택은 어느 보건소나 마찬가지였다. 요즘 보통 출산을 하고 나면 산후조리원에 들어가거나 가정방문 출산도우미를 고용해 산후조리를 한다. 그런데 이 비용이 만만찮다. 산후조리원의 경우 2주에 170만~300만원선이며 도우미의 경우 약 100만원 선이다.

그런데 나라에서 저소득층(2인 소득기준 131만 4000원)에 한해 가정방문 산후도우미를 지원해 주는 것이다. 본인부담금은 전국가구 평균소득 40% 이하인 사람은 4만6000원, 40% 초과 50% 미만인 경우는 9만2000원을 부담하면 된다.

구민들이 양천구 보건소에서 임산부 산전검사 및 어린이 예방 접종, 한방진료를 받고 있다.


그 밖에도 시험관 아기 시술 등 특정불임치료를 요하는 난임부부에게 시술비 일부를 지원해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데 양천보건소의 경우 난임부부 지원기준은 신생아 도우미 기준보다 소득수준이 높은 사람들에게도 지원을 해 주고 있었다. 2인기준 526만 9000원의 소득이하로 인공수정시술 1회 50만원 지원, 체외수정시술 1~3회 시술시 180만원 한도내에서 지원을 해준다.

그 밖에 올해 새로생긴 의료비 지원으로 사회적 노출 기피 등으로 산전관리가 취약한 청소년 산모에게 임신, 출산 의료비 지원을 하고 있다. 만 18세 이하 산모로 임신 1회당 1일 10만원 범위 내에서 총 120만원의 의료비를 지원한다. 우리은행에서 맘편한 카드를 신청 후 발급받아 사용하면 된다.

보건소, 65세 이상 한방진료 및 물리치료 비용 무료
양천구 보건소 2층에 올라가면 한방진료실과 물리치료실이 눈에 띈다. 임희정(38) 한의사가 환자들에게 침을 놓고 있었다. 보건소 주변 목동아파트 13단지에 거주하고 있다는 조영래(68) 할머니는 “관절염으로 인해 무릎이 부어 한방진료실을 찾았다”며 “이곳뿐 아니라 보건소내 물리치료실을 번갈아 찾는다”고 말한다.

무료로 침 치료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물리치료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 한의사가 아픈 곳을 짚어보고 침을 놓아주고 물리치료는 물론 운동처방까지 무료로 해 주니 보건소를 틈만 나면 이용하는 조씨다. 며칠 전 다리뼈가 접지른 손자도 보건소에서 침을 맞았는데 64세 이하는 1100원의 비용을 받았지만 병원비를 생각하면 워낙 저렴한 비용이라 만족스럽다고 한다. 한의원 역시 침 맞는 비용은 진료비 포함 약 8000원 정도의 수준이긴 하지만 무료만큼 좋겠냐며 웃는 그녀다.

한방진료실에서 침치료를 하고 있는 임희정 한의사는 “주로 40대~60대 분들이 침치료 목적으로 한방진료실을 방문한다” 며 월 평균 40명 정도 환자들이 방문하며 주로 보건소 주변 아파트 단지내 어른들이 오십견이나 관절염 치료를 목적으로 찾는다” 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 한정희 양천구보건소 모자보건팀장
“임산부 고운맘카드 꼭 챙기세요”

보건소 진료혜택이 최근 다양해지는 듯 하다. 보건소를 이용하면 얼만큼 병원비를 절약할 수 있으며 진료혜택 중 대표적인 것들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보건소를 이용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보건소 위치를 모르거나 귀찮아서 근처 병원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일례로 보건소 임산부 검사를 활용하면 산전검사 및 초음파, 기형아, 당뇨검사 등을 무료로 받을 수 있어 적게는 고운맘 카드를 적용받아도 약 50만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 그 밖에 각종 암환자의 의료비 지원, 난임(불임)부부 의료비 지원, 신생아 도우미 지원, 난치성 질환자 의료비 지원 및 한방, 물리, 치과치료 등을 하고 있다. 양천구에서는 올 3월부터 고혈압, 당뇨병 등 심. 뇌혈관 질환 예방관리 건강강좌와 1:1 모유수유 클리닉 등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의료비 혜택 중 산모신생아 도우미 지원이 눈에 띄지만 최저소득층 대상이라는 것이 아쉽다. 많은 산모들이 이와 같은 아쉬움을 표현할 듯 한데?
사실 그렇다. 특히 젊은 산모들일수록 나라에서 해 주는 혜택이 더 많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한다. 그러나 보건소는 특정집단이 아닌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한정된 예산 속에서 저소득층을 우선할 수 밖에 없다. 양천구에서는 지난 2011년 2인 소득기준 131만 4000원의 기준에 적합한 저소득층 353명에서 산모신생아 도우미 지원을 했다. 통계상 양천구에서 지난해 출생한 3543명의 신생아 중 10%의 가정이 이 혜택을 받은 것이다.

병원과 보건소의 쿼드검사(기형아검사)와 임신초기검사에 큰 차이가 있는가?
비용은 항목에 따라 병원마다 차이가 있다. 보건소의 임신초기검사는 채혈과 소변검사를 통해 빈혈과 성병, 에이즈, 간염검사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검사를 한다. 일반 병원역시 큰 차이가 없다. 쿼드검사역시 예전에는 트리플검사라고 다운증후군, 에드워드 증후군, 터너증후군,신경관 결손 선별여부를 세가지 검사로 추정하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트리플검사 항목에 인히빈A(inhibin A)라는 검사방법을 추가해 다운증후군 진단율을 70~80% 올리는 쿼드 진단방식을 보건소에서도 적용한다. 일반 병원은 이것을 1,2차로 나눠 기타 항목 등을 추가해 비용을 올리는 경향이 있지만 보통 쿼드검사만으로 충분하다.

어린이 필수예방접종비용 전액을 보건소에서 지원한다는데?
지난해까지만 해도 보건소에서 예방접종을 할 경우에는 전액 무료지만 민간병원에서 예방접종을 하면 국가에서 30%를 지원하고, 본인이 70%를 부담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만12세 이하 아동에 대한 필수예방접종을 의료기관에 위탁해 접종 비용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예방접종 대상은 B형간염, 결핵(BCG, 피내용), DTap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IPV(소아마비), DTaP-IPV(디프테리아, 파상충, 백일해-소아마비),MMR(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일본뇌염(사백신) 등 10종이다.

최원영 기자 uni3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