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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이코노미] 골드만삭스는 왜 IT 기업 되었나기술과 기업의 한 몸, 목표는 융합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골드만삭스는 IT 기업이다” 로이드 블랭크파인 골드만삭스 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016년 골드만삭스 홈페이지에 남긴 말이다.

당시는 아이폰의 등장으로 모바일 기술이 발전하며 O2O 트렌드를 타고 다양한 플랫폼이 우후죽순 생겨나던 시기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앱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만개하는 한편, 기업은 산업의 경계를 허물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화두에 집중했다. 그 연장선에서 로이드 블랭크파인은 글로벌 금융업계의 리더인 골드만삭스를 불확실성이 넘치는 새로운 사업의 경계로 밀어넣으며 파괴적 혁신을 끌어내려고 노력했다.

2020년 현재, 골드만삭스는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에서 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상품을 판매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완벽한 IT 기업으로의 변신이며, 로이드 블랭크파인의 시도는 일단 성공을 거둔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왜 IT 기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했을까? 여기부터는 기술과 기업의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기술과 기업의 만남을 시도하는 다양한 사례부터 기술과 업의 본질이 어떤 화학반응을 일으키는지 분석할 필요도 있다. 테크 이코노미, 이제 기술 자체가 경제다.

▲ 출처=이코노믹리뷰DB

기술과 기업, 기술과 업의 만남

기업은 영어로 Company, Corporation, Firm 등으로 표현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Company는 Com(함께)과 Panis(빵)의 합성어로 ‘함께 빵을 나눠먹는 사이’라는 뜻이며 Corporation는 몸통, 조직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결국 기업은 이윤을 위해 뭉친 생산경제의 주체다. 수단은 서비스나 재화의 창출이며 무기는 언제나 기술이었다.

▲ 토마스 에디슨. 출처=위키디피아

기업과 기술의 적극적인 만남
최초의 가내수공업이 고용주와 고용인의 관계를 맺는 원시적인 분업체계를 거친 후, 유럽 동인도회사로 대표되는 주식회사의 패러다임을 학습한 인류는 자본주의 성지인 미국에서 기업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 복잡성을 가진 기술이 기업과 본격적으로 결합하기 시작한다. 단순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던 가내수공업과 초보적 단계의 주식회사에서 벗어나, 진정한 의미의 기술기업이 탄생한다는 뜻이다. 증기의 1차, 전기의 2차 산업혁명과 궤를 함께하는 순간이다.

당시는 '자본주의 왕' '기술의 왕'들이 속속 배출되던 시기다. 대표적인 인물이 발명‘왕’ 에디슨(Thomas Alva Edison)이다. 축음기와 전구를 발명한 것으로 유명한 그는 유럽보다 강화된 특허권을 인정하는 미국에서 소위 날개를 달았다.

1879년 11월4일 미국 특허청에 백열전구에 관한 특허권을 제출하며 “나는 나 이전의 마지막 사람이 멈추고 남겨 놓은것에서 출발한다”는 명언을 남긴 탁월한 사업가의 면모를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전구, 영사기, 축음기, 냉장고 등 현존하는 산업의 근간을 모조리 변신시켰다. 이후 굴지의 기업 GE(General Electric Company)를 설립하고 말 그대로 발명왕으로 군림했다.

에디슨을 논하며 빠질 수 없는 인물이 바로 J. P 모건(John Pierpont Morgan)이다. 금융업의 거부였던 주니어스 모건의 아들로 태어나 영국과 미국에서 최초의 투자은행을 설립한 인물이다. J. P 모건의 등장은 융합의 시대도 상징한다. 산업의 발전과 함께 태동한 금융세력이 점점 일반적인 경제 인프라에 녹아드는 최초의 시발점이 그의 등장과 함께 궤를 함께하기 때문이다.

▲ J. P 모건. 출처=위키디피아
▲ 앤드류 카네기. 출처=위키디피아

철강‘왕’ 카네기(Andrew Carnegie)도 빼놓을 수 없다. 1875년 철강의 대량생산에 성공하며 미국을 세계 유례가 없는 빌딩의 숲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의 등장으로 1902년 뉴욕 맨하튼에만 65개의 고층건물이 들어설 정도였다. 동시에 높은 빌딩에 오르기 위한 엘리베이터 사업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고, 철강왕의 명성은 높아져만 갔다.

석유‘왕’ 록펠러(John Davison Rockefeller)도 있다. 에디슨과 카네기가 각각 전기와 철강으로 세상을 바꿀 무렵 그는 유전을 독점하고 유통망을 틀어쥐는 독점적 사업전개로 승부를 봤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경쟁사들을 적대적으로 인수합병했으며 그의 회사는 미국 석유시장의 90%를 장악하기에 이른다.

록펠러는 “한 송이의 장미를 얻기 위해 잔가지를 잘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게 독점은 필연이었고, 당연한 사업의 방식이었다. 후대의 평가는 다소 갈리는, 입체적인 인물이다.

▲ 록펠러의 야망이 깃든 뉴욕. 출처=위키디피아

이러한 왕들의 시대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졌다. 그리고 왕들의 시대는 20세기 초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기업이 고유의 복잡성을 가진 기술을 바탕으로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느슨한 기술의 연대를 통해 경제를 이끌도록 만들었다. 주로 하나의 영역에서 기업의 생산활동이 이뤄졌고, 대량생산을 상징하는 포드의 컨베이어 벨트 혁명이 여전히 유효한 시대였다. 기술이 필요한 시대지만 꼭 모든 기업이 기술기업일 필요는 없었다. 자본가들의 천국이었다.

변화는 인터넷 혁명과 함께 시작됐다. 물리적이고 현실적 공간인 오프라인과 대비되는 온라인 패러다임이 펼쳐졌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다양한 사업을 연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러한 흐름은 닷컴버블을 지나 모바일 시대에 이르러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전성시대를 끌어냈다.

마침 기존 자본주의 체제의 불합리함이 터져나오던 시기인 2010년대 말. 공유경제의 재발견과 온디맨드 및 구독경제 패러다임이 열리며 기업은 초연결 시대와 만나게 된다. 권력은 해체되고 흩어졌으며, 블록체인이라는 탈 중앙화 기술이 등장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기업 입장에서는 새롭게 확장된 기술의 개념을 더욱 적극적으로 타진해야 하고, 사업의 진입장벽은 낮아진 대신 더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게 됐다. 무한경쟁시대, 진짜 기술기업의 시대다.

▲ kt의 기가사운드 닥터가 가동되고 있다. 출처=KT

현장에 기술을 더하다
초연결 시대의 기업은 이제 기술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 예전에는 오프라인에서 고유의 기술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면 충분했지만, 이제는 온라인 시장을 타깃으로 삼는 한편 기업의 근간이 온라인 기술 위에서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많은 기업들이 물리적인 데이터베이스(DB) 환경을 클라우드로 옮기고 있으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시장을 예측하고 시장을 파고든다. 모바일 기기로 무장한 스마트워크 직장인들이 현장을 누비고 있다. 기술의 모든 권력은 ICT로 모였고, 기업의 기본 인프라가 ICT 플랫폼으로 대체되는 순간이다.

기업의 모든 것이 ICT 플랫폼으로 채워지는 것과 함께, 기업의 모든 수단이 ICT 기술로 채워지는 장면도 연출된다. 특히 대량생산 체제의 기계적인 제조업 현장에서 이러한 분위기가 강하다.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다.

스마트팩토리는 제조업의 모든 공정을 사물인터넷 및 인공지능, 클라우드, 센서를 통해 공장을 가동하며 하나의 콘트롤 타워로 모든 것을 세밀하게 제어하는 개념까지 포함한다. 공장을 가동하며 자동화 기반의 플랫폼을 작동시키고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초연결 생태계의 일원으로 작동하며 공장 전체가 하나의 컴퓨터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2016년 7월 파워월(Powerwall)과 파워팩(Powerpack)과 같은 2차 전지를 생산하는 기가팩토리(Giga Factory) 설립이 발표되던 당시 테슬라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CEO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일론 머스크가 기가팩토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스마트팩토리의 지향점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그는 "기가팩토리는 단순한 공장이 아닌, 공장 그 자체로 제품이다"며 "궁극적으로 모든 것이 연결되는 똑똑한 단일 공장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공장의 작동문법을 파괴하려는 머스크의 야심을 잘 보여준다. 원청과 하청으로 분리되어 경계의 생태계로 움직이는 기존의 방식이 아니라 공장 자체가 하나의 CPU처럼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결국 초연결의 방식을 기본 인프라로 설정하고 빅데이터에서 의미있는 정보를 인공지능이 큐레이션해 클라우드로 저장, 스마트 제조의 마지막 단계인 로봇이 컨베이너 벨트를 능가하는 생산성을 추구하게 만드는 것이 기가팩토리의 야심이다.

오프라인의 시설물을 하나의 두뇌로 묶어 동시다발적으로 전개시키는 스마트팩토리의 개념이며 이는 곧 존재하는 모든 방식을 소프트웨어로 환치시킨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가팩토리의 공포는 이러한 '일사분란함'에 있다. 일론 머스크가 기가팩토리는 '하나의 상품'이라고 표현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반열로 올린 진짜 이유다.

사이버 물리 시스템(CPS)라는 개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현실세계의 정보를 습득해 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 재차 현실세계에 활용하는 전략이며 이미 존재하는 임베디드 시스템(embedded,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다른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일부로 내재되어 있는 것)의 연장선에 있다. 디지털 트윈이라는 패러다임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현실세계와 디지털을 연결해 단순한 시뮬레이션을 넘어선 새로운 제조복합공정을 구축하는 디지털 트윈에서 스마트팩토리의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 출처=이코노믹리뷰DB
▲ 출처=이코노믹리뷰DB
▲ 출처=이코노믹리뷰DB

5G 대중화로 대표되는 통신 네트워크 기술의 진화는 스마트팩토리의 ‘혈관’이라고 볼 수 있다. 빠르고 강력한 데이터 송수신을 가능하게 만들어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기술의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클라우드는 데이터를 확보해 저장하거나 분석하고, 인공지능은 클라우드에 모인 데이터를 재차 분석하거나 현실세계에 뿌려 제조 기술을 비약적으로 높인다. 스마트팩토리의 기본 골격이다.

▲ 5G 로봇팔이 움직이고 있다. 출처=SKT
▲ 5G 유연생산설비. 출처=SKT

스마트팩토리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보이는 곳은 독일의 지멘스다. 매일 수 천만건의 데이터를 분석해 공장 내 성치와 설비 시설을 운영하며 사물인터넷 센서를 바탕으로 불량을 빠르게 잡아낸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스마트팩토리 사례가 발견된다. 삼성전자 및 LG전자는 물론 통신사와 일반 IT 플랫폼 회사까지 뛰어드는 중이다. 이는 일반적인 제조 현장을 혁신시킨다. 경남 김해에 위치한 고모텍이라는 LG전자 중소기업 사례가 흥미롭다.

고모텍은 얼음정수기냉장고의 제빙(製氷)도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수율을 높이는 데 고민하고 있었다. 이에 LG전자는 고모텍에 제빙 도어의 형상을 기존 사출성형 방식이 아니라 진공성형 방식으로 만들고 생산라인에서 조립, 발포, 라벨부착 등을 자동화하도록 제안했다. 그 결과 전체 10개 공정이 4개로 줄었고 불량률도 약 80% 감소했다. 또 생산성이 220% 높아지고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는 효과를 거뒀다.

경남 김해에 위치한 삼원동관도 스마트팩토리의 올바른 적용사례로 회자된다.

삼원동관은 에어컨 배관의 용접 품질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었다. LG전자는 이 대목에서 로봇을 활용한 자체 생산기술과 삼원동관의 용접 노하우를 접목시킨 멀티포인트(Multi-Point) 용접 방식을 제안했다. 이로써 삼원동관은 균일한 용접 품질을 확보하며 불량률이 약 90% 감소하고 생산성은 10% 이상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 동화기업의 스마트팩토리. 출처=뉴시스

한편 중국의 스마트제조 2025도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연장선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2012년 11월 총서기에 오르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것이 근대 중화민족의 가장 위대한 꿈'이라며 중국몽의 시대를 선언한다. 중국몽은 크게 두 개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창단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샤오캉 시대(인민의 민생이 해결되고 기초 복지가 작동하는 시대)를 여는 한편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대동사회를 건설하는 것이 골자다.

이 지점에서 샤오캉 시대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론 중 하나가 바로 스마트제조 2025 로드맵이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제조업 현장에 인터넷 기술을 불어넣어 비약적인 생산력 확대를 끌어내는 것을 골자로 한다. 스마트제조 2025는 총 3단계로 이어진 중국 제조업 발전 계획이자 국가 혁신 계획이다. 1단계는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양적인 제조강국에서 벗어나 질적인 스마트 제조 플랫폼을 가진 국가로 거듭나는 것이다. 2단계는 2026년부터 2035년까지 글로벌 스마트 제조 시장에서 최소한 중간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3단계는 2036년부터 2045년까지 글로벌 무대를 석권하는 것이다.

▲ kt의 기가사운드 닥터가 가동되고 있다. 출처=KT

그림자도 있다
기업은 늘 기술과 함께였으나, 2000년대 인터넷 및 ICT 기술의 발달로 기업이 이해하는 기술의 DNA 자체가 변해버렸다. 이제 특정한 누군가가 기술을 독점하고 대규모 사업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가능성은 낮아졌고, 많은 플레이어들이 온라인 세상으로 쏟아져나와 오프라인을 혁신시키는 수준에 이르렀다. 많은 기업들이 달라진 기술 DNA를 바탕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이유다. 아마존의 등장으로 월마트가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우버의 태동으로 플랫폼 택시가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러한 변신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실패사례다. GE(General Electric Company)가 대표적이다.

GE가 2016년 중국 하이얼에게 주력이던 가전사업부문을 54억달러에 매각했을 당시, 업계의 반응은 극과극이었다. '선택과 집중'의 키워드로 단행된 GE의 승부수에 찬사를 보내는 쪽과 ‘위험한 선택’이라는 반응이 동시에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론은 역시 찬사로 쏠렸다. 2014년부터 GE가 대대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벌여 해양, 항공, 에너지 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한편 캐시카우인 금융사업을 분사하는 결단을 통해 거대한 공룡이 디지털로 변하는 장면에 시선이 집중됐다.

그러나 GE의 실험은 결론적으로 실패했다. 겉으로는 디지털 전환에 대한 강렬한 열망으로 빠르게 움직였으나 문제는 내부에 있었다는 설명이다. 제프리 이멜트 시절의 GE를 경험하고 현재 글로벌 제조업체 한국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모 임원은 ‘이코노믹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혁신에 대한 열망은 있었으나, 구체적인 방향성을 조직원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혁신을 말하고 있었지만 지나치게 정치적인 모습을 포기하지 못했던 것도 중요한 패착”이라 말했다. 외부의 혁신도 좋지만, 조직의 혁신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애자일을 넘어 조직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이 각광을 받는 이유다. 조직의 DNA를 완전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변화시켜 모든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다. 홍원표 삼성SDS 대표는 지난해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REAL 2019’ 행사에서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 고민하고 실행하고 있다”면서 "제조, 리테일, 금융, 공공 등 다양한 업종에 플랫폼 기반에 다양한 솔루션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는 디지털차이나와 사업협력 MOU(양해각서)를 통해 중국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LG유플러스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현회 부회장은 1월 CES 2020 기간 페이스북, 티모바일 등 글로벌 ICT기업들을 만나 각 사가 추진 중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현황을 직접 체감했다. LG유플러스는 조직개편을 통해 통신·미디어 산업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최고전략책임인 ‘CSO’ 산하에 디지털 전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DX담당’을 신설한 바 있다. 또 이를 뒷받침할 ‘FC부문’ 산하의 기술 관련 조직을 ‘DXT그룹’으로 일원화시키는 등 강도 높은 디지털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기술로 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스마트팩토리 자체에도 냉정한 접근이 필요하다. 아디다스의 독일 스마트팩토리 실패 사례가 중요한 이유다.

아디다스는 동남아시아 등 인건비가 저렴한 지역에서 공장을 철수시켜 선진소비시장에 스마트팩토리를 구축, 수요와 공급의 원만한 조절과 제조업 현장의 ICT 기술 효율성을 증명하려고 했다.

▲ 아디다스 스마트팩토리서 만든 신발. 출처=뉴시스

신선한 시도였다. 원래 제조업은 노동집약적 산업의 성격이 강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콘베이어 벨트 산업이 탄력을 받으며 제조업에도 일부 자동화 바람이 불었으나, 전통적으로 제조업의 본질은 노동을 통한 산업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아디다스의 행보는 노동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ICT 제조업의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업계에서는 각 개발 도상국의 인건비가 높아지는 가운데 아디다스의 스마트팩토리는 그 자체로 ‘제조업의 미래’라는 말이 나왔다.

아디다스의 야심찬 스마트팩토리는 그 자체로 호평을 받았으나 일단은 실패로 결론났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11월21일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과 독일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마트팩토리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신 중국과 베트남에 새로운 스마트팩토리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 출처=이코노믹리뷰DB

소비시장 중심의 스마트팩토리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에 설득력이 실리고 있다. ICT 기술로 100% 자동화 제조업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현행 인공지능 및 클라우드, 로봇 인프라 기술로는 이루기 어려운 비전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아디다스가 자사의 선진 기술력을 자랑하기 위해 마케팅용으로 스마트팩토리를 운영했다는 말도 나온다. 기술의 비전과 현실세계의 간극을 절묘하게 맞추는 ‘신의 한 수’가 필요한 이유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20.02.21  07: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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