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오피스 시장에도 코로나 여파가 불어닥칠까. 코로나 사태가 기존 산업은 물론 신생 산업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드리우고 있다. 특히 신생 산업군에서도 대표적으로 공유경제에 기반한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에어비앤비' 등이나 '타다' 등의 공유경제 기반 서비스 등은 그 수요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해 오피스 시장에서 많은 수요를 흡수한 공유 오피스 시장도 이런 우려에 휩싸인 것은 마찬가지다. 공유오피스의 경우 다른 공유서비스와는 다른 특성상 매출 감소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다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국내시장에서 지분이 큰 외국 공유오피스 기업의 아시아 시장 진출 전략은 수정될 수밖에 없고 투자도 경직되면서 올해 공유오피스 시장은 상당한 조정을 맞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예측이다.

공급물량 늘고, 수요 이끈 공유오피스도 침체

2019년을 잘 넘겨온 국내 오피스 시장에 2020년은 만만하지 않을 한 해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여의도 일대의 공급 확대로 인해 공실율이 다시 늘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지역별 공실 증감률. 공유오피스 증가로 전국 오피스 공실률은 연초대비 0.9%포인트 감소했다. 출처=한국감정원

'CBRE 코리아'의 ‘2020 국내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에만 서울 A급 오피스 시장에 도심권역과 여의도권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오피스 공급이 이어진다.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73만㎡ 규모다. CBRE 코리아는 이로 인해 평균 공실률이 단기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년간 오피스 시장에서 ‘큰 손’ 노릇을 하던 공유오피스가 조정국면에 들어선 것도 국내 오피스 시장에 반갑지 않은 일이다.

실제 지난해까지 공유오피스 브랜드가 서울 내 잉여 공실들의 수요를 소진하면서 오피스 공실률을 상당부분 해소해 왔다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된 견해다.

실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강남업무지구 오피스 수요의 15.5%는 공유오피스 시장 수요인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계 공유오피스 브랜드와 지점도 급격하게 늘었다. 대표적인 외국계 공유오피스 브랜드인 ‘위워크’는 지난해 국내 공유오피스의 면적만 전년의 17만9653㎡에서 26만1411㎡로 확대했다. 지점수도 2018년 113개에서 지난해에는 140개까지 늘렸다.

▲ 전해 대비 2019년의 공유오피스 증가규모. 출처=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여의도 파크온을 비롯해 올해는 특히 오피스 시장에 공급이 많다. 공급은 느는데 비해 최근 몇 년간 시장에서 가장 ‘큰 손’이었던 공유오피스 프랜차이즈들의 투자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과당경쟁·투자경직에 ‘코로나’까지... 전체 오피스 공실 악화 우려도”

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시장을 확대해온 공유오피스 시장이 올해 당분간 숨고르기를 할 것으로 생각되는 이유로 우선 ‘위워크’의 약세와 공유오피스 브랜드끼리의 출혈경쟁, 그리고 마지막 변수가 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등으로 인한 투자 경직 여파를 꼽는다.

▲한 외국계 공유오피스의가 공급하는 오피스 라운지. 출처= 위워크 홈페이지

이창동 팀장은 우선 국내에서 공유오피스 기업과 브랜드들이 급증하면서 이로 인해 과당경쟁이 심화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당경쟁으로 십수개가 넘는 공유오피스 브랜드들이 주요 오피스 지구와 시장 주요 위치에 들어가 있다. 과당경쟁의 특성상 동종업계식 경쟁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고 마케팅 등의 비용도 부담이 된다. 수요가 있다면 모르지만 그걸 들어갈 수 있는 수요 자체는 한정적이고 오히려 투자는 줄어들 수 있다”고 답했다.

이런 업종 과당경쟁 상황에서 투자 경직도 이어질 것으로 이 팀장은 예상했다. 이 팀장은 아시아 시장에 적극 진출하던 위워크가 내부 문제로 투자 동인을 잃었고, 코로나 사태는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의 투자 경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내다 봤다.

이 팀장에 따르면 IPO 상장 실패와 경영악화로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평가기준에 따라 4분의 1에서 많게는 10분의 1까지 토막나 현재 80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팀장은 “위워크는 신생 스타트업이 성장한 사례다. 투자를 받아서 지점을 적극 늘려온 방식으로 아시아권에서 3대 시장인 한국에 적극적으로 진출했기 때문에 국내 오피스 시장도 당연히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결국 전체 국내 공유 오피스 시장도 이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팀장의 주장이다. 그는 “위워크의 약세를 기회로 일부 기업이 빈틈을 메우려 하겠지만, 그것은 자본이 충실한 일부 후발 대기업에 한정된다. 대다수 공유오피스 브랜드들은 수요 감소와 투자 경직, 경쟁 과열로 수익성이 악화되다가 올해 하반기부터 조정기에 접어들어 다수 지점이 흡수되거나 정리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신종 코로나가 아시아 시장으로 확산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공유오피스 시장의 투자 수요는 더욱 감소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창동 팀장은 “중국의 한한령이 풀리면서 한중 교류와 시장확대로 오피스 시장 수요 증가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연초 코로나 사태로 다시 문이 막히면서 시장 경직은 더 길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팀장은 외국계 공유 오피스 기업의 아시아 시장 진출 전략도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 경직 전망의 한 원인으로  꼽았다. 그에 따르면 위워크를 비롯한 아시아 진출을 노린 공유오피스 업체는 한국을 기반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주 확장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 사태와 공유오피스 투자 축소로 아시아권 해외 프랜차이즈 투자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 시장을 통한 중국 시장 진출전략도 일단은 대규모로 수정될 것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자료를 보면 실제 지난해 외국기업의 공유오피스 시장 점유율은 상당히 늘었다. 2018년 공유오피스 운영주체는 외국계의 경우 46%였지만 지난해에는 51%를 넘었다. 공유오피스 위기가 해외 오피스 업체에서 시작된 만큼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에도 상당한 타격이 된다는 것이 이 팀장의 설명이다.

▲2018년대비 공유오피스 운영주체별 비중. 출처=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단 이 팀장은 코로나 사태가 쉐어하우스나 다른 공유 플랫폼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과는 달리 공유오피스 자체는 이런 이유로는 수요가 감소하지는 않는다고 봤다. 그는 “오피스 시장은 다른 공유경제 기반 서비스와 특성이 다르다. 신종 코로나가 사무실 공유 업체에 직접적인 매출타격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 팀장은 따라서 “내년 여의도 등 주요 오피스 지구의 공급 증가와 공유오피스 여건 악화로 인한 수요 감소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공유오피스 기업 일부의 경우 다른 오피스 들이 입점했다는 장기계약서를 가지고 매매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투자 경직 등으로 투자자들이 빠지면 큰 리스크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투자는 줄 것이다. 공유오피스 수요도 당분간 조정을 맞을 것이다. 오피스 대량 공급과 수요 축소로 인해 오피스 전체 공실률도 다시 늘어나면서 국내 오피스 시장에 국지적인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