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국내 패션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으로 '울고 웃는' 모습이다. 작년보다 따뜻해진 날씨로 봄 시즌 상품을 평균보다 일찍 선보였지만 우한폐렴 영향으로 백화점과 면세점들이 폐점과 단축영업에 들어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다만 온라인으로 옷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면서 업계는 당분간 온라인 판매 전환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 백화점들이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간헐적인 휴업에 들어갔다. 롯데백화점은 이날 서울 명동 본점을 제외하고 전국 매장 영업을 중단하고 전문 방역업체 직원들을 통해 출입문과 엘리베이터, 문화센터 등 시설 내부 소독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도 전국 점포의 문을 닫고 엘리베이터와 출입문, 화장실 등 고객들의 동선과 매장 내부 방역 작업을 실시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압구정 본점과 미아점을 제외한 나머지 점포의 영업을 중단하고 초미립자 살균제를 살포하는 등 특별 방역을 실시했다.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유통매장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문을 열지 못하면서 패션업계역시 고스란히 '유탄'을 맞고 있다. 특히 졸업식과 입학식, 연례행사들이 껴있는 2.3월은 패션업계의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유통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 든 탓에 '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패션업계는 온라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소비자들이 외부활동을 자제하면서 집에서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자사의 온라인 몰 서비스로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2주간 자사의 홈피팅 서비스 ‘앳홈’을 이용하는 고객 수와 매출이 각각 6%, 8% 증가했다.
앳홈은 최근 매장을 찾기 어려운 고객에게 유용한 서비스로,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 구매하고 싶은 최대 3개의 옷을 배송해주면, 48시간 내에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서비스다. 구매되지 않은 상품은 무료로 한섬이 회수해하고 결제하지 않았다고 해서 별도의 비용이 청구되지 않는다.
한섬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 매출 비중이 전체 비중에서 8~10% 수준으로 올랐다”면서 “올해 상반기부터 온라인 매출 성장세에 따라 온라인 전용 컬렉션을 추가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은 만큼 ‘온라인 쇼핑’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업 트렌드모니터의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 10명 중 6명(62.1%)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이후 인터넷 쇼핑몰 방문이 늘어날 것 같다고 응답하고, 이는 모든 연령대에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홈쇼핑, GS홈쇼핑, CJ오쇼핑 등 TV홈쇼핑 이용이 증가할 것 같다고 바라보는 소비자(동의 41.3%, 비동의 29.9%)도 동의가 더 많게 나타났다. 반면 대형마트 방문 증가(4.8%)와 백화점 방문 증가(3.1%), 재래시장 방문 증가(3%)를 예상하는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패션기업들이 온라인 사업을 계속 키우고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 “우한폐렴의 영향으로 백화점들이 휴업에 들어가자 소비자들이 자연스레 홈쇼핑과 온라인 몰로 눈을 돌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백화점과 명품 시장 등 중국 내 매출 비중이 높은 패션업계들의 상반기 실적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다만 업종의 특성상 제품에는 문제가 없고 계절에 영향타기 때문에 온라인 사업을 잘 활용하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