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국내 패션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으로 '울고 웃는' 모습이다. 작년보다 따뜻해진 날씨로 봄 시즌 상품을 평균보다 일찍 선보였지만 우한폐렴 영향으로 백화점과 면세점들이 폐점과 단축영업에 들어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다만 온라인으로 옷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면서 업계는 당분간 온라인 판매 전환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 10일 휴업에 들어간 압구정 현대백화점 입구 모습.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자연기자

1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 백화점들이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간헐적인 휴업에 들어갔다. 롯데백화점은 이날 서울 명동 본점을 제외하고 전국 매장 영업을 중단하고 전문 방역업체 직원들을 통해 출입문과 엘리베이터, 문화센터 등 시설 내부 소독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도 전국 점포의 문을 닫고 엘리베이터와 출입문, 화장실 등 고객들의 동선과 매장 내부 방역 작업을 실시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압구정 본점과 미아점을 제외한 나머지 점포의 영업을 중단하고 초미립자 살균제를 살포하는 등 특별 방역을 실시했다.

▲ 신세계백화점도 10일 전국 매장의 영업을 하루쉰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 롯데백화점은 10일 서울 소공동 본점을 제외하고 전국 매장의 영업을 하루쉰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유통매장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문을 열지 못하면서 패션업계역시 고스란히 '유탄'을 맞고 있다. 특히 졸업식과 입학식, 연례행사들이 껴있는 2.3월은 패션업계의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유통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 든 탓에 '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패션업계는 온라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소비자들이 외부활동을 자제하면서 집에서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 더한섬닷컴 앳홈서비스. 출처=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자사의 온라인 몰 서비스로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2주간 자사의 홈피팅 서비스 ‘앳홈’을 이용하는 고객 수와 매출이 각각 6%, 8% 증가했다.

앳홈은 최근 매장을 찾기 어려운 고객에게 유용한 서비스로,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 구매하고 싶은 최대 3개의 옷을 배송해주면, 48시간 내에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서비스다. 구매되지 않은 상품은 무료로 한섬이 회수해하고 결제하지 않았다고 해서 별도의 비용이 청구되지 않는다.

한섬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 매출 비중이 전체 비중에서 8~10% 수준으로 올랐다”면서 “올해 상반기부터 온라인 매출 성장세에 따라 온라인 전용 컬렉션을 추가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5일 우한폐렴 영향으로 현대백화점 면세점 실내는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자연기자

전반적으로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은 만큼 ‘온라인 쇼핑’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업 트렌드모니터의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 10명 중 6명(62.1%)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이후 인터넷 쇼핑몰 방문이 늘어날 것 같다고 응답하고, 이는 모든 연령대에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홈쇼핑, GS홈쇼핑, CJ오쇼핑 등 TV홈쇼핑 이용이 증가할 것 같다고 바라보는 소비자(동의 41.3%, 비동의 29.9%)도 동의가 더 많게 나타났다. 반면 대형마트 방문 증가(4.8%)와 백화점 방문 증가(3.1%), 재래시장 방문 증가(3%)를 예상하는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패션기업들이 온라인 사업을 계속 키우고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 “우한폐렴의 영향으로 백화점들이 휴업에 들어가자 소비자들이 자연스레 홈쇼핑과 온라인 몰로 눈을 돌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백화점과 명품 시장 등 중국 내 매출 비중이 높은 패션업계들의 상반기 실적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다만 업종의 특성상 제품에는 문제가 없고 계절에 영향타기 때문에 온라인 사업을 잘 활용하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