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외국인 보유비율 삼성SDI와 유사... 올해, 32%대로 하락

SK이노베이션, 이달부터 4개월간 자사주 보유주식수의 5% 매입 예정

"주주가치 제고 전 사업부문에 실적 개선 선행돼야" 의견도   

[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지난달 자사주를 대거 매입한다고 발표했지만 실적 악화 속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가 증가하고 있어 주가부양 효과에 이목이 쏠린다. 

10일 기준 SK이노베이션의 전체 주식수 중 외국인 보유비율은 32.70%로 지난해 주식개장일인 1월 2일 38.23% 대비 5.52%포인트 축소됐다. 반면 같은 기간 LG화학의 외국인 보유비중은 39.29%로 지난해 1월 초 37.51% 대비 1.78%포인트 올라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연초 외국인 보유율이 38.20%로 같은 시기 SK이노베이션과 유사했지만 44.84%까지 보유 비중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배터리 경쟁사보다 배당을 확대하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힘썼지만 올해는 급격한 순이익 하락으로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 출처=각사

올해 SK이노베이션은 배당금(중간배당 포함)을 지난해 8000원에서 62.5%축소한 3000원으로 결정했다. 현금배당 감소와 함께 이달 3일부터 5월 2일까지 보유주식의 5%인 462만8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지만 자사주 매입만으로 주가부양 효과를 가져올지 의견이 엇갈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나가는 상황에서 국민연금도 최근 SK이노베이션 주식을 매도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국민연금은 SK이노베이션 지분을 1000만7298주 보유하면서 전체의 10.82% 비중을 차지했지만 연말에 29만9395주 매각해 보유비율이 10.39%까지 낮아졌다.

다만 국민연금은 이달 SK이노베이션의 주식 보유 사유를 단순투자 목적에서 일반투자 목적으로 변경해 주주권 행사에 제동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일반 투자목적으로 변경할 경우 지배구조에 대한 정관 변경, 배당까지 통제할 수 있어 기관투자자의 경영권이 강화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달부터 자사주 매입을 시작해 주가부양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실적개선이 선행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세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2차 전지 사업부 소송 이슈와 실적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가치 제고는 ‘현금배당·주가부양’ 두가지가 만족돼야 하는 만큼 올해 사업확대를 위한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사업은 정제마진 약세가 계속되는 데다 화학부문은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배터리 부문 사업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올초 배터리 사업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1공장, 2공장이 각각 2020년, 2022년 양상되고 중국 공장도 올해 양상되는 등 신규설비 증설이 진행되고 미국공장도 2021년 양산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분리막인 LiBS설비 증설도 확대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해 “2차전지 부문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앞두고 있어 당분간은 적자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