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출처=픽사베이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가 춘절(음력 설 연휴) 기간을 넘어서도 확산되면서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의 완성품 및 부품 재고량이 높아지고 있으며, 메모리 반도체 ASP(평균판매단가) 상승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중국 소비자 수요가 크게 약화되면서 중국 내 노트북 및 스마트폰 부문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억제 정책까지 겹쳐 업스트림 공급망에서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중국에 본사를 둔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는 지난해 말 스마트폰 재고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내 소비 대목인 춘절 기간 판매량 증대로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계절적 비수기 요인과 코로나바이러스가 겹치면서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저조한 판매와 함께 높은 재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소비자 수요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지속에 따라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주요 스마트폰 부품 업체들은 가까운 시일 내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격 인하에 착수해야 될 전망이다.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1분기 고정 가격은 이미 마감돼 유지 및 상승하고 있지만,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을 지니고 있다.

또 중국 노트북시장은 업스트림 공급망으로부터 도시 봉쇄, 자재 및 부품 공급 방해, 근로자들의 업무 미복귀 등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문제로 인해 올 1분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봉쇄 상태인 중국 우한에 소재한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시외로 제품을 반출할 수 있도록 허용돼 그 영향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시장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의 대(對)홍콩 반도체 수출 가운데 낸드, D램 등 메모리 반도체가 87%를 차지했다. 또 홍콩은 수입한 한국산 제품 가운데 82.6%를 중국으로 보냈다. 하지만 중국 수요 감소 및 공급망 혼란은 메모리 반도체 업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실제 중국 비중이 높은 대만 메모리 모듈 제조업체인 에이데이타(Adata) 테크놀로지는 올해 1월 연결 매출이 6250만 달러(약 743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10.2%, 전분기 대비 24.2% 감소했다고 밝혔다. 사이먼 첸 에이데이타 회장은 "2020년 메모리 칩 가격은 1분기에 최저치에 도달할 것"이라며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은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가져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이먼 첸 회장은 "영업일수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2월, 3월부터는 수익이 순차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올해 신형 게임 콘솔과 기타 장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