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의 한 쇼핑 센터. 스타벅스와 맥도날드는 코로나바이러스 발발 후 중국 내 수 백개 매장의 영업을 중단했다.    출처= 뉴욕타임스(NYT)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중국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으로 인한 인간의 희생은 비극적으로 증가하고 있다(한국시간 10일 오전 10시현재 사망자 904명, 감염자 4만 559명).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재정적 영향은 아직 온전히 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를지 모른다. 중국 기업이 언제 다시 문을 열지,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차질을 빚을지 등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많기 때문이다.

디즈니. 애플. 나이키. 맥도날드. 현대. 업종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이다.

지난 1월 말, 코로나바이러스가 발병한 이후, 식품, 패션, 엔터테인먼트, 기술 등 세계 경제의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는 주요 브랜드들은 중국에서의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몇 주 안에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 본토로의 기업 여행을 제한하거나 상점, 사무실, 식당, 테마 파크를 일시적으로 폐쇄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또 중국 제조업체들의 조업 중단은 글로벌 공급망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어 자동차에서 비디오 게임 콘솔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부품을 구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난 며칠 동안, 글로벌 대기업들은 각기 처한 다른 특성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가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밝혀냈다. 뉴욕타임스(NYT)가 상세 소개했다.

엔터테인먼트

디즈니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보다 상세한 평가를 제시했다.

디즈니는 열흘 이상 상하이와 홍콩의 테마파크 문을 닫았다. 크리스틴 매카시 재무최고책임자(CFO)는 "이번 폐쇄로 2분기 영업이익이 1억 7500만 달러(2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캐나다 영화사 아이맥스(IMAX)는 춘제 연휴 기간 동안 중국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던 5편의 개봉을 연기해야 했다.

일본의 비디오 게임 및 게임기 회사 닌텐도는 일본 고객들에게 스위치 게임기의 출하가 지연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주, 중국 마카오의 관리들은 마카오의 41개의 카지노에게 반 달 동안 문을 닫을 것을 요청했다. 이 조치는 이 지역의 미국 카지노 운영자들을 강타할 것이다. 세계적인 카지노 복합리조트 회사 윈 리조트는 매일 240만 달러에서 260만 달러(3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상하이 디즈니 리조트난 지난 달 25일부터 문을 닫았다.    출처= 뉴욕타임스(NYT) 캡처

기술업계

애플의 팀쿡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바이러스 발발 직후, 애널리스트들에게 회사의 공급자들이 차질을 빚을 수 있고 중국 내 자사 매장으로 가는 인적 이동을 금지했다고 말했다.

애플은 중국에서 적지 않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고 대부분의 제품을 중국에서 조립한다. 쿡 CEO는 애플 공급업체들이 조업을 중단한 상태라며 다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칩을 만드는 퀄컴도 피해를 보는 기술 회사들 중 하나다. 지난해 스마트폰 제조와 판매의 주요 거점인 중국에서 퀄컴의 매출 절반 가까이 발생했다. 이 회사의 아카시 팔키왈라 CFO는 투자자들에게 이번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향후 3개월 동안 수익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테슬라, 폭스바겐, 포드, 도요타, 닛산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운영하는 중국 공장들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춘제 명절 기간부터 문을 닫은 상태다.

세계 5위의 자동차 회사인 한국의 현대자동차는 중국에서 공급하는 부품의 부족으로 한국 내 공장의 생산 라인이 이미 중단했다. 하겠다고 말했다.

자동차 회사들은 중국 당국이 요청한 9일까지의 폐쇄가 끝나고 10일부터 생산을 재개하기를 희망했지만 점점 더 많은 회사들이 2월 17일까지 생산을 연기했다. 폭스바겐은 8일, "전국적인 공급망 재가동은 물론 생산직 직원들의 출장도 제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이번 사태로 앞으로 몇 주 안에 최소한 유럽 공장 중 한 곳에서의 생산이 지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아트는 아직까지 2020년도 수익 전망치를 변경하지는 않았다.

여행업계

지난 2주 동안 델타, 유나이티드, 아메리카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이 중국행 항공편을 잇달아 취소했다. 그러나 항공사들은 취소 조치가 수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그 영향이 비교적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코웬리서치(Cowen Research)의 항공산업 애널리스트 헬레인 베커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의 경우 중국 운항편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약 4%, 델타항공과 아메리카항공의 경우 각각 3%, 2%에 불과하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가장 많은 논스탑 항공편을 운영하는 중국국제항공(Air China)도 항공편을 대폭 축소했다. 이 회사는 지난 주 당국으로부터 양국간 노선 운항 수를 대폭 줄이는 허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회사는 에어차이나는 양국간 직항편을 주 7회로 줄일 계획이다. 연방 자료에 따르면 중국국제항공은 2018년에 미국 직항편을 주당 129편을 운항했었다.

바이러스의 확산은 크루즈 업계에도 타격을 입혔다. 세계 최대 크루즈 선사인 로열 캐리비안 (Royal Caribbean)은 중국, 홍콩 또는 마카오 여권을 소지한 모든 사람들의 탑승을 금지했다. 회사의 로버트 자이거 대변인은 이들 국가 관광객들이 회사 총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약 6%라고 밝혔다.

▲ 문 닫힌 베이징 따왕루(大望路) 지역의 애플 매장.    출처= 뉴욕타임스(NYT) 캡처

식품업계

맥도날드는 중국 내 3300개의 매장 중 절반의 문을 닫았다. 그러나 크리스 켐프친스키 CEO는 바이러스가 지속된다 해도 전체 수익에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자위했다.

스타벅스도 중국 내 4300개 매장의 절반 이상을 폐쇄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일시적이나마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한다며 2020년 전망치 업데이트를 연기했다.

중국에서 KFC와 피자헛을 운영하는 염 브랜드(Yum Brands)는 매장의 3분의 1이 문을 닫았으며, 문을 연 매장들도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의류 및 명품

스포츠용품 업체 나이키도 중국 내 매장의 절반이 문을 닫았고 문을 연 매장도 단축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키는 수입에 미치는 파장에 대한 정확한 추정치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투자자들에게 "이 상황이 중국 내 매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의류회사 캐나다 구스(Canada Goose Holdings)는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북미와 유럽의 인기 쇼핑 지역이 크게 영향을 받았다"면서 "올해 수익 전망치를 낮춰야 할 정도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공급망 중단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버버리도 “이번 사태가 명품 수요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버버리는 중국 본토의 64개 매장 중 24개의 문을 닫았고 영업시간을 단축 운영하고 있는 나머지 매장도 평소보다 쇼핑객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케이트 스페이드(Kate Spade), 코치(Coach), 스튜어트 와이츠먼(Stuart Weitzman)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명품 기업 태피스트리(Tapestry)는 이번 발병으로 올 하반기에 최대 2억 5000만 달러(3000억원)의 매출이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고급 화장품 회사 에스테 로더(Estée Lauder)도 이번 코로나바이러스가 ‘단기적으로’ 재정적 결과를 해칠 것이라면서, 올해 3분기 매출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