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 삼일대로 대신증권 본사 사옥 사진 = ER DB

[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대신증권이 3년 만에 역성장하는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주요 증권사들이 증시 부진에도 실적 잔치를 벌인 가운데 대신증권만 동참하지 못 한 것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968억2209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8.91% 떨어졌다.

당기순이익도 마찬가지로 27.3% 떨어진 1022억6166만원으로 나타났다. 무려 3년 만에 역성장에 돌입한 것이다.

반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KB증권 등은 호실적을 거뒀다.

주요 증권사, IB 집중으로 호실적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가장 높은 실적을 거두며 3년 연속으로 순이익 1위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86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3%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7099억원으로 42.2% 늘었으며, 매출도 10조2200억원으로 27.2%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는 전년 동기 대비 43.66% 증가한 663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41.95% 증가한 727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00% 증가한 15조456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뿐이 아니다. NH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575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메리츠종금증권은 27.7% 증가한 67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전년 동기 대비 77.07% 증가한 3495억원의 영업이익을, 삼성증권은 13.0% 늘어난 5175억원의 영업이익을, KB증권은 전년 대비 44.11% 증가한 3605억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이처럼 주요 증권사들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로는 투자은행(IB)에 집중하며 수익 구조의 다변화 전략에 몰입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대신증권도 이 같은 전략은 마찬가지였다.

대신증권, 리테일 비중 커 눈물

그렇다면 주요 증권사들이 실적 잔치를 벌인 가운데 대신증권만 눈물을 흘린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대신증권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의 거래 대금이 감소한 탓에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시장에서 실적이 못 미쳤다"며 "전반적으로 리테일부분에서 실적이 안 좋았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의 경우 리테일 부분에 대한 비중이 크다보니 줄어든 주식시장의 거래 대금으로 인한 타격이 컸다는 설명이다.

물론 지난해 대신증권을 웃게 한 분야도 있다.

지난해 대신증권은 기업공개(IPO) 주관 실적에서 2696억원을 기록하며 3위를 차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나타냈다.

리츠·대체투자·WM 넘버원 목표

대신증권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리츠(REITs)와 대체투자 부분에서 '넘버원 하우스'가 되는 게 목표"라며 "이쪽에 대한 상품 소싱이나 공급 등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산관리(WM) 분야를 세부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대신자산신탁 등의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자산신탁에 대한 신규 인가를 받았다. 이에 부동산신탁사 등을 활용해 부동산 쪽으로 강점을 보이는 계열사들과 전문성을 활용해 대체 투자와 리츠 분야에서 WM을 강화할 방침인 것이다.

아울러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직무대행의 지난 IB사업단장 경력이 대두된다. 대신증권은 올해 전반적으로 브로커리지 비율을 낮추고, IB와 WM부분에 집중하면서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무너진 실적을 다시 잡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