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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연구동향] 면역반응 조절 림프절 세포 작용 밝혀…바이러스 이해 높인다신장암 발생 관여 효소 기능 규명ㆍ뇌 전기자극 ‘만성통증’ 조절 원리 확인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한국 연구진이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림프절 세포 작용을 밝혀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등 병원체에 대한 림프절 면역반응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차 의과학대학교ㆍ분당차병원 연구진이 신장암 발생에 관여하는 단백질분해조절 효소 기능을 규명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ㆍ세브란스병원 연구진이 뇌 전기자극으로 만성통증이 조절되는 원리를 밝혀냈다.

면역반응 조절 림프절 세포 작용 밝혀…바이러스 이해 높인다

9일 연구업계에 따르면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 고규영 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 연구진은 신체 기관의 크기를 결정하는 ‘히포 신호전달경로(Hippo signaling pathway)’가 림프절 면역반응에 필수적임을 규명했다. 사스, 메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 병원체에 대한 림프절 면역반응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림프절은 직경 1~20mm 강낭콩 모양의 면역기관으로, 전신에 분포해 있으며 주로 겨드랑이, 사타구니, 목, 가슴, 배에 모여 있다. 체내외의 병원체가 림프절로 들어오면 림프절 내 면역세포가 활성화되어 면역반응을 한다. 면역반응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림프절을 구성하는 다양한 세포 내 ‘신호전달경로’를 적절히 작동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 림프절 내 섬유아 세망세포의 분화 정도와 히포 신호전달경로 연관성. 출처=기초과학연구원

기존에는 히포 신호전달경로는 세포 분열 억제 및 사멸을 촉진함으로써 신체 기관의 성장을 억제 그 크기를 결정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림프절 내부 구조를 이루는 섬유아 세망세포의 히포 신호전달경로가 림프절 면역반응 조절에 필수적임을 밝혔다. 히포 신호전달경로가 섬유아 세망세포 분화 초기에 활성화되고, 후기에 비활성화되어야 면역반응이 정상적으로 일어났다.

연구진은 히포 신호전달경로에 관여하는 Yap/Taz 단백질의 유전자를 변형시킨 생쥐 모델 20여 종류를 준비한 후 림프절 내 섬유아 세망세포 분화 정도와 히포 신호전달경로의 활성화 정도에 따라 면역반응이 어떻게 조절되는 지 관찰했다.

연구진은 먼저 섬유아 세망세포 분화 초기에 히포 신호전달경로가 비활성화되면 면역반응 이상 및 체중감소 증상이 관찰됐다. 이는 세포 분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섬유아 세망세포는 병원체 감염 시 사이토카인을 분비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세포 분화 이상으로 섬유아 세망세포가 지방세포화 되면 사이토카인이 분비되지 않아 면역반응이 정상적으로 일어날 수 없다. 또한 림프절 내부 구조를 이루는 섬유아 세망세포가 감소하면 병원체에 대한 면역반응이 일어날 공간을 충분히 마련하기 어렵다.

▲ 섬유아 세망세포의 히포 신호전달경로. 출처=기초과학연구원
▲ 섬유아 세망세포 전구체(LTbR 신호전달경로가 비활성화 된 상태)의 히포 신호전달경로. 출처=기초과학연구원

연구진은 이어 섬유아 세망세포 분화 후기에 히포 신호전달경로가 활성화되면 림프절이 섬유화되어 면역기능이 마비됨을 관찰했다. 섬유아 세망세포로부터 섬유화를 촉진하는 물질이 분비되면 림프절이 딱딱하게 굳어지고 면역기능을 수행하기 힘들다.

히포 신호전달경로의 Yap/Taz 단백질 활성화 시 림프절 섬유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아 추후 기관 및 장기의 섬유화 치료에 Yap/Taz 저해제가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배호성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림프절 내 섬유아 세망세포의 히포 신호전달경로가 면역반응 조절의 핵심 기전임을 밝혔다”면서 “병원체 감염, 만성염증, 림프절 섬유화, 림프절 암전이와 같은 면역질환 치료에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1.878)’ 1월 24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신장암 발생 관여 효소 기능 규명

차의과학대학교 의생명과학과 백광현 교수와 분당차병원 신장내과 이소영 교수 연구진은 단백질분해효소 ‘YOD1’가 ‘히포 신호전달’에 관여해 신장질환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향후 신장질환의 새로운 진단키트 및 치료제 개발에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백광현ㆍ이소영 교수 연구진은 신장 섬유화 연구에서 많이 사용되는 ‘Unilateral Ureter Obstruction(UUO, 일측성 요관 폐쇄)’ 마우스 모델에서의 신장 크기가 일반 신장 크기보다 증가하는 경향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어 해당 현상이 히포 신호전달과 연관성이 있으리라는 전제 하에 연구를 진행했다.

히포 신호전달는 생체조직의 크기를 결정하고 그 조직의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러한 히포 신호전달이 정상적으로 조절되지 않는다면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정상 신장과 UUO모델 신장에서 양적 차이를 보이는 단백질분해조절 효소를 탐색, 히포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5가지 단백질조절효소 USP6, USP19, PSMD14, YOD1, USP26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단백질조절효소 중에서 YOD1 의 수준에 따라 신장의 크기가 조절되는 기전을 밝혔다. 이는 YOD1의 수준이 조절되지 못하면 세포의 항상성이 무너져 신장암을 비롯한 신장질환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성과는 ‘히포 신호전달경로에서 단백질분해조절 효소 YOD1의 NEDD4 단백질 기능 조절(YOD1 Deubiquitinates NEDD4 Involved in the Hippo Signaling Pathway)’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세포생리학과 생화학(Cellular Physiology & Biochemistry)’ 1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개인연구지원사업 중견연구과제 지원으로 수행됐다.

백광현·이소영 교수 연구진은 YOD1 단백질분해조절 효소를 신장질환 바이오마커로서 국내와 국제특허를 출원했다.

뇌 전기자극 ‘만성통증’ 조절 원리 확인

연세대 의대 생리학교실 이배환ㆍ차명훈 교수 연구진은 동물 실험을 통해 통증상황에서 대뇌의 불확정영역(zona incerta)에 있는 ‘별아교세포(astrocyte)’ 수가 현저히 감소하고, 전기 자극을 주는 운동피질 자극술(MCS)을 받는 경우 별아교세포 수가 다시 정상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인위적 전기자극으로 시냅스(Synapse, 신호전달이 이뤄지는 신경과 신경의 접합부위 구조) 변화를 유도해 만성통증의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앞으로는 약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성통증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말초신경이 손상을 받아 유발된 통증,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과 같은 원인을 밝혀지지 않은 심각한 통증, 암으로 일어나는 격심한 통증 등은 만성적인 통증을 유발한다. 만성적 통증은 약물치료 효과가 기대보다 적고, 효과가 있더라도 약물 부작용에 의해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통증 조절 방법을 뇌 구조의 신경학적 변화에서 찾고자 했다. 머릿속 대뇌에는 역할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불확정영역(zona incerta)으로 불리는 부위가 있다. 앞선 연구들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만성통증을 앓고 있는 경우 불확정영역의 신경세포 활성도가 많이 낮아져 있었다.

연구진은 전기자극으로 불확정영역의 신경세포 활성도를 높이면 불확정영역의 활성도가 정상적으로 회복해 통증이 줄어들 것이라는 가정아래 연구를 진행했다.

▲ 연세의대 연구진은 실험동물을 분류해 물리적 자극에 반응하는 통증의 역치를 측정했다. 역치가 낮아질수록 통증은 증가한다. 출처=세브란스병원

연구진은 실험동물에 신경손상을 준 실험군(하늘색, 파란색)과 허위손상을 준 대조군(빨간색)으로 분류해 물리적 자극에 반응하는 통증의 역치를 측정했다. 역치가 낮아질수록 통증은 증가한다.

신경손상이 있는 실험군은 자극에 대한 역치가 점차 낮아지는(통증은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특히 허위손상을 입은 대조군과는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다.

연구진은 이후 반복적인 운동피질 자극술을 10일간 반복하며 통증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자극술을 받은 실험군(파란색)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조군(빨간색)과 동일한 수준까지 증가하는 역치를 나타내 통증이 사라지는 것을 관찰했다.

신경손상 이후 아무런 치료자극을 주지 않은 실험군(하늘색)에서는 역치의 변화를 관찰할 수 없었다.

▲ 허위손상을 입은 대조군에서는 불확정영역에서 녹색의 별아교세포가 발현돼 있다.(왼쪽) 신경손상 실험군에서는 별아교세포가 감소한 변화가 확인됐다.(가운데) 반복적인 운동피질 자극술을 받은 후에는 신경손상 이후에도 정상수준의 별아교세포가 발현되는 것이 보인다.(오른쪽). 출처=세브란스병원

연구진은 또 운동피질 자극술을 시행한 동물모델의 뇌 변화를 관찰해 대뇌 불확정영역에서 ‘감소했다가 회복’되는 별아교세포의 활성을 발견했다.

이배환 교수는 “운동피질 자극술은 신경손상으로 유도된 통증을 감소시켰을 뿐 아니라 불확정영역의 신경세포의 시냅스 변화 및 별아교세포의 조절을 매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뇌의 신경가소성 변화가 전기적 자극과 같은 인위적 자극에 의해 가능하며 이를 응용해 치료가 어려운 만성통증 환자의 통증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차명훈 교수는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뇌신경세포 시냅스의 연결조절을 통해 만성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후속 연구를 통해 뇌 세포 간 신호 조절을 명확히 규명한다면, 뇌를 이해하고 통증 조절 과정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만성통증에서의 운동피질 자극 이후 대뇌 별아교세포의 변화(Astroglial changes in the zona incerta in response to motor cortex stimulation in a rat model of chronic neuropathy)’이라는 제목으로 국제 학술지 ‘네이쳐(Nature)’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1월 22일 게재됐다.

황진중 기자  |  zimen@econovill.com  |  승인 2020.02.09  19: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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