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이 조기 진단과 완치가 어려운 췌장암과 관련해 소화불량ㆍ체중 감소 등의 증상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희의료원이 요산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아 발병할 수 있는 통풍이 겨울철에 더 심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이 입속에 자주 염증이 발생하면 베체트병을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췌장암, 소화불량ㆍ체중감소 등 주의 깊게 관찰해야

9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이홍식 교수는 “최근에 위, 대장내시경 검사를 했음에도 소화불량 증상이 지속되고 특히 체중 감소가 동반되는 경우는 췌장질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면서 “가족력이 없는 분이 당뇨병으로 진단되거나 짙은 색깔의 소변을 보는 등 조금이라도 증상이 나타난다면 내원하여 검사해 보는 것이 최선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2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췌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12.2%로 가장 낮았다. 췌장암은 뚜렷한 증상이 없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고 이미 상당히 진행이 되거나 간 등의 장기로 전이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은 4개월에서 8개월 정도다. 1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은 50%까지 높아진다.

췌장암은 일반적으로 췌장에서 발생하는 암을 말한다. 췌장은 우리 몸의 소화에 관련된 효소를 분비해서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과 같은 영양분의 흡수를 돕고 음식물을 소화시킬 수 있도록 한다. 췌장은 또 인슐린이나 글루카곤 같은 여러 가지 호르몬을 분비하여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므로 췌장에 이상이 생겼을 때는 소화기능 장애뿐 아니라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

췌장은 복부 깊숙이 위장 뒤에 15cm 정도로 길쭉하게 위치하며 머리 부분은 십이지장과 맞닿아 있으며 꼬리부분은 좌측 비장과 맞닿아 있다. 췌장암을 검사하는 방법에는 초음파, 내시경췌관조영술, CT, MRI가 있다. 일반적인 검진에 사용되는 초음파의 경우 위장관 가스로 인하여 췌장의 머리와 꼬리 부분은 확인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CT나 MRI의 경우 1cm 내외의 암을 찾아낼 수는 있지만 건강 검진에 항상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서 머리와 꼬리 등에 발생한 췌장암의 경우 조기 발견이 어렵다.

▲ 이홍식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췌담도내시경으로 췌장의 이상 여부 를 진단하고 있다. 출처=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위험인자는 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 또 본인이 만성 췌장염을 앓고 있는 경우, 노년에서 발생한 당뇨환자, 고지방 식이, 흡연 등이다. 또한 건강 검진에서 종종 발견되는 췌장낭종(물혹)도 췌장암의 위험인자이다.

가로로 길게 놓여있는 췌장은 종양의 위치와 주위 장기로의 전이 정도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먼저 췌장의 머리 쪽에 암이 생겼을 경우 간에서 담즙이 내려오는 길을 막기 때문에 초기에 황달이 생길 수 있고 췌장의 가운데나 꼬리 부분에 암이 생길 경우에는 복부 불편감, 소화불량,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췌장 가운데나 꼬리쪽에 암이 생겼을 경우 머리에 비해서 뚜렷한 특이 증상이 없어 늦게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

▲이유 없이 6개월 동안 10%이상의 체중감소나 식욕감퇴 ▲배꼽 주위에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배나 등에 통증이 발생 ▲눈이나 피부가 노랗게 되며 짙은 갈색의 소변이 나오는 황달 ▲ 당뇨병 가족력이 없이 갑작스럽게 당뇨병이 발생 ▲만성췌장염을 앓고 계신 분이 갑작스런 체중 감소를 보일 때(기존 체중의 10%이상 감소) 췌장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췌장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술이 좋은 방법 중에 하나지만, 완치 목적의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10명 중 1~2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암의 크기가 작더라도 암 발생 부위에 따라서 동맥과 과하게 붙어있는 경우나 국소적으로 진행되는 암인 경우 등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통해 좋아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종양의 크기를 줄인 후 수술하거나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집중하게 된다.

수술을 받을 환자들 중에서도 80~90%가 흔히 재발을 겪곤 한다. 재발 환자 중에서 약 50~80%의 환자는 주위 림프절이나 국소 재발을 경험하고 약 80%는 간, 복막, 폐 등에 원격전이의 형태로 재발한다. 최근에는 정밀의학을 기반으로 한 맞춤치료법도 시도되고 있어 예후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고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이홍식 교수는 “1기 생존율이 가장 높지만 1기에서 검사한다고 해도 1~2cm 크기의 췌장암을 찾아내기는 어렵고, 증상이 없는데 비용이 크게 드는 검사를 진행하는 것도 효율적이지 않다”면서 “평소에도 자주 있을 수 있는 증상이더라도 증상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뚜렷한 췌장암 예방 방법은 없지만 잦은 음주를 피하고 금연이 중요하게 권고된다.

겨울철 통풍 더 심해질 수 있다

경희의료원은 “통풍은 체내 혈액 내 요산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아 요산염 결정체를 형성하고 관절이나 연골 등에 과도한 축적으로 발병되는데 기온이 낮은 겨울철엔 관절에 훨씬 더 침착이 잘 된다”면서 “통풍은 겨울철에 발병률이 높아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석에 따르면 통풍을 앓는 사람은 2014년 30만 8725명에서 2018년 43만 953명으로, 최근 4년 동안 40% 가까이 증가했다. 2018년 기준 남성 환자는 39만 7440명, 여성 환자는 3만 3513으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약 10배 이상 발병률이 높다는 점에서도 통풍은 남성 환자가 92%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남성 질환임을 알 수 있다.

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는 “통풍의 주요한 원인인 요산이 관절에 침착되는 것”이라면서 “겨울철에는 신체 부위 중 가장 체온이 낮은 부위가 발가락이고 반복적인 자극을 많이 받기 때문에도 통풍 환자의 경우 겨울철 발 관리에 특히 신경 써야한다”고 말했다.

인체에서 요산은 그 농도가 높으면 핏속에서 녹지 않아 덩어리를 형성하고 비교적 체온이 낮은 부위인 발가락이나 손가락 귀 등에 침착되면서 염증성 관절염인 통풍을 유발한다. 겨울철엔 체온이 더 낮아지기에 요산의 침착이 잘 된다. 심한 시 요산 결정체가 너무 커져 피부 밖으로 만져질 정도가 된다. 이를 토푸스라 한다. 통풍은 만성화되면 발가락, 발목, 무릎, 손가락 등에 통풍 관절염이 발생될 수 있기에 유념해서 관리해야 한다.

스트레스와 과음, 퓨린이 다량 함유된 음식을 장기간 섭취 시 통풍의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듯 식습관이 주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요산은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퓨린이라는 물질이 체내에서 대사과정을 거치며 남은 산물이다. 소변을 통해 배출돼야 할 요산이 배출되지 못하고 체내에 쌓여서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통풍이 남성에게 잘 발생하는 이유는 남성호르몬이 신장에서 요산의 재흡수를 촉진시켜 요산의 배설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여성호르몬은 신장에서 요산의 재흡수를 억제해 요산의 배설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데 폐경기 이후엔 여성도 유의해야 한다. 통풍은 증상이 더 악화되면 통풍성 관절염이나 통풍결절 등을 유발할 뿐 아니라 다른 전신성 대사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해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관절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는 “혈액 내 요산 수치는 연령이나, 성별, 환경, 유전적 배경, 인종적인 차이를 보인다”면서 “퓨린 함량이 많은 음식을 제한하는 것이 좋고, 흡연은 통풍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지만, 연관 질환들이 있으면 금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승재 교수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음주와 과식은 통풍에 안 좋은 요인으로 식생활에 주의해야 된다”면서 “중장년층에 발생 빈도가 높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엔 20~30대 젊은 층에도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입속에서 꾸준히 염증이 발생하면 베체트병을 의심해야 한다. 출처=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입속 염증 지속 혹시 베체트병?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류마티스내과 정재현 교수는 “베체트병은 자주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경과를 보여 완치는 어렵지만 조절 할 수 있고 치료도 가능한 병이다”면서 “무엇보다 피로하거나 과로한 후 악화되는 경향이 있으니 과로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베체트병이란 반복적으로 입안이 헐고 성기주위에 궤양, 피부 병변, 눈에 염증(포도막염)등, 상처가 생겼을 때 건강한 사람에 비해 상처가 오래가는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 불명의 염증성 질환이다. 이 같은 증상들은 동시에 나타나거나 수년에 거쳐 단계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베체트병은 매우 다양한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일반적으로 구강 궤양 증세가 약 80%로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외음부 궤양 또한 병의 진행과 함께 흔히 나타날 수 있으며 결절성 홍반양 병변, 구진농포성 발진, 여드름양 병변, 피부궤양, 혈전성 정맥염 등의 다양한 피부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베체트병은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혈관염의 일종이므로 피부뿐만 아니라 혈관이 지나는 곳 어디든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대장을 포함한 장관에 염증과 궤양을 일으켜 설사나 혈변 등이 발생하기도 하고, 뇌동맥류를 동반하기도 하는데 동맥류의 파열시에는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밖에도, 베체트병에서는 눈에 포도막염이 발생하여 심각한 경우에는 실명에 이르기도 하며 관절을 침범하여 관절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베체트 병은 국내 2만 명 이하의 유병률을 보이는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서양보다 동양에서 많이 발생되는데 아직 원인이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유전적인 소인과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면역계에 이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HLA-B51이라는 유전자가 베체트병 환자의 50~60%에서 발견되어 질병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베체트병의 진단은 다양한 증상과 징후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1년에 3회 이상의 구강궤양, 외음부의 궤양, 특징적인 피부병변, 포도막염, 초과민성 반응 여부 확인 등을 통한 종합적인 판단을 근거로 진단한다.

베체트병 검사에 있어 혈액검사만으로는 베체트병을 진단하기가 어려우며 혈액검사는 염증의 활성 정도를 파악하거나 합병증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검사로 활용된다. 앞서 열거한 여러 가지의 증상들이 나타나고, 검사에서 이러한 증상들을 일으킬 수 있는 감염성 질환이나 다른 특별한 질환이 없을 때 베체트병으로 진단하게 된다.

정재현 교수는 “증상에 따라 콜키신을 포함한 스테로이드제, 면역 억제제등 여러 약제들을 사용하는데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베체트병의 증상들이 일상생활에 문제가 안 될 정도로 치료될 수 있으나 눈이나 장, 뇌혈관 등이 침범된 경우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실명, 장천공, 뇌출혈 등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도 베체트병 환자들이 많이 있으나 꾸준한 치료로 일상생활에 지장 없이 지내는 환자들이 심한 베체트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보다 많다. 병의 경과는 사람마다 다르고 베체트병은 조절과 치료가 가능한 병이므로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베체트병은 정확한 진단 및 적절한 치료가 질병의 활성도를 낮게 조절하고, 실명, 중추신경계 침범 등의 심각한 후유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반복적인 구강궤양이나 외음부 궤양, 포도막염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베체트병을 의심해보고 전문의와 상의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