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일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따른 조정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이번 사태의 영향이 적은 미국 시장도 비중 확대를 추천했다.

10일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월 22일 2118.88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6일까지 2227.94로 반등, 공포 장세가 시작되기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단기적 악재라는 인식이 퍼지는 가운데 공포장세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조정이 부정적이지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먼저 설 연휴 직전까지 코스피가 조정 없이 오르면서 피로가 누적돼 있는 상태였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 들어 1월 22일까지 코스피는 15거래일 가운데 10거래일 동안 올랐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과정은 과격했지만 쉬었다 가야 할 타이밍이기도 했다"며 "이제 기술적 부담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 최근 한달간 코스피 추이

또 바이러스 확산 속에서도 4분기 기업실적 발표는 계속됐는데, 이와중에 센 주식과 약한 주식이 극명하게 대비됐다는 진단이다. 섹터별로는 IT와 인터넷, 헬스케어, 배터리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박 연구원은 "4분기 실적과 올해 실적 전망이 양호한 종목들이 조정과 반등 과정에서 탄력적이었다"라며 "이들이 2020년의 주도주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도 앞으로 주식시장에 호재로 봤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이 IT, 인터넷 등으로 쏠리는 이유가 이들의 업황이 양호하기도 하지만 다른 산업의 업황이 부진한 것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한국의 중후장대 산업은 중간재 비중이 높아서 가격이 높게 유지되면 이익이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1월 22일 이후 브렌트 원유 가격이 16%, WTI 가격이 14% 각각 하락했다"며 "원자재 가격이 빠지는 동안에는 중후장대 주가도 부진하겠지만 더 이상 하락하지 않을 때부터는 주가가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1월 23일 고점 대비 등락률(%). IT,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서비스의 하락폭이 작았다. 출처=한화투자증권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상승을 주도하는 섹터에 초점을 맞추면서 중국과 미국에 대한 비중 확대를 추천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상승 사이클의 중심에는 IT, 전기차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면서 "기업의 이익 성장 속도도 중요하지만, 시장에서 부여하는 밸류의 가치가 높아질 때 주가는 폭발적으로 상승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환경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글로벌 전기차 밸류체인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전기차 배터리에 강점을 가진 우리 기업들은 아직 글로벌 경쟁기업 대비 저평가 영역에 있다"고 조언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정부는 다양한 부양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높은 시기를 지날 가능성이 높으나,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종료 이전에 주가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주식시장 역시 조정 시 매수 대응이 효과적"이라며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며, 기업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미국 주식 시장은 나스닥 성장주 중심으로 비중 확대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