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우한 폐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세계의 공장 중국을 위협하는 가운데 현지 생산거점을 둔 애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며 중국'발'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갤럭시S20 언팩을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미중 무역전쟁 정국에서 중국 현지 스마트폰 제조 거점을 철수시켰고, 씁쓸한 대목이지만 중국 시장 판매 점유율도 낮기 때문이다.

▲ 폭스콘. 출처=갈무리

테슬라에 이어 애플도 떠나..삼성은?
8일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로 세계의 공장 중국이 멈추고 있다. 현지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며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공장도 멈추고 있고 일본 도요타는 현지 공장 가동 중단 기간을 늘렸다. 

도요타는 지난해 기준 톈진, 청두, 장춘, 광저우 등 중국 4개 지역에 설립한 공장에서 자동차 총 140만대를 생산했으나 이번 사태로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도요타 대변인은 “도요타는 다음 주에 중국 공장을 다시 가동하기 위한 준비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현지 합작사와 협의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도 공장 가동을 임시 중단시키며 모델3 생산에 차질이 생긴 가운데, 애플도 걱정이 크다. AFP에 따르면 애플의 중국 제조거점인 폭스콘 노동자들은 차주부터 격리될 예정이다. 정저우 공장은 10일 가동을 재개하려고 했으나 역시 노동자들이 격리됨에 따라 재가동을 당장 기약하기는 어렵게 됐다. 판매 대리점도 모두 철수한 가운데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애플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시안의 반도체 공장은 최소한의 수준이지만 가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후이저우의 스마트폰 제조 거점은 지난해 10월 철수했기 때문이다.

후이저우 공장이 문을 닫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일단 매출적 측면에서 취약했다. 삼성전자 후이저우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 후이저우 생산법인은 지난해 2분기 매출 2조4160억원, 분기순손실 486억원을 기록하며 휘청였다. 1분기 149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선방했으나 하락세가 뚜렷하다. 

중국의 인건비가 올라가며 제조 거점의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9월 23일 중국 노동자들의 인건비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압박이 높아지자 많은 기업들이 ‘탈’중국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대안으로 태국과 베트남이 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제조 거점을 동남아시아로 옮기는 한편 인도 등 거점 다양화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확산 전략이 갑작스러운 리스크에는 효과적인 대비를 가능하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갤럭시S20 랜더링 이미지. 출처=삼모바일

갤럭시S20 기대만발
삼성전자는 여세를 몰아 11일 언팩을 통해 갤럭시S20 등 모바일 신제품을 대거 공개한다. 분위기는 좋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갤럭시S20 판매 예상에서 "출시 첫 해 4000만대 이상 팔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실이 되면 사상 최대 판매고를 올린 갤럭시S7의 5000만대 기록을 넘는 셈이다.

갤럭시S20은 5G와 강력한 카메라 기능이 발군으로 예상된다. 3개의 라인업이 유력한 가운데 12MP 메인, 64MP 망원, 12MP 초광각의 총 3개의 카메라가 지원될 것으로 보이며 플러스에는 ToF 카메라가, 최상위 라인업인 울트라에는 광학 10배줌 카메라가 탑재될 전망이다. 16GB 괴물'램' 지원이 유력하고 가격은 850달러에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소도 눈길을 끈다. 1억800만 화소가 지원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1억800만 화소를 지원하는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공개했다. 초소형 0.8㎛(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의 픽셀을 적용한 센서로 기존에 모바일 기기에서 표현하지 못했던 세세한 부분까지 이미지로 담아내는 초고해상도 촬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갤럭시 폴드 후속작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Z플립은 조개처럼 접을 수 있는 형태로 디스플레이에 초박형유리(UTG)를 적용해 내구도를 강화했다. 이번 폴더블폰은 LTE로 출시될 전망이다. 갤럭시버즈의 새로운 버전도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 갤럭시버즈 신형 랜더링 이미지. 출처=삼모바일

격해지는 경쟁, 이겨낼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달 29일 2020년 소비자 대상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15억7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2% 감소하면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에 돌입했으나, 올해는 반등이 유력하다는 뜻이다. 가트너의 리서치 총괄 부사장인 아네트 짐머만(Annette Zimmermann)은 “2019년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성숙 시장에서 고가 스마트폰 부문의 공급 과잉과 전반적인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많은 국가에서 5G 네트워크 커버리지를 도입할 예정이며, 가격 하락을 기대하면서 2020년까지 스마트폰 구매를 연기했던 소비자들이 구매를 재개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동력이 다소 주춤해지는 지점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월 31일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점유율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18%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삼성전자는 17%, 화웨이는 14%, 샤오미는 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만으로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체 스마트폰 시장 기준이라 충격이 크다. 애플은 무려 8개 분기만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왕좌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아이폰11의 가격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XR보다 낮은 금액으로 출시되며 많은 애플 팬덤의 선택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기준으로 보면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켰으나, 올해 새로운 반격 로드맵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를 받아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7500만대의 휴대폰을 출하했고 IM부문은 매출 24조9500억원, 영업이익 2조52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연 10조원 영업이익이 무너지며 휘청였다. 반면 애플은 같은 시기 매출 918억2000만 달러, 순이익 222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아이폰 매출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지 못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고동진 사장과 노태문 사장의 연계 플레이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삼성전자가 정기인사를 통해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 개발실장(사장)을 무선사업부장 자리에 앉힌 가운데, 그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노태문 사장은 휴대폰 영역에서 20년을 보낸 베테랑이다. 휴대폰 사업의 성장을 이끌면서 갤럭시 신화를 만들어 온 장본인으로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모바일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갤럭시 신화의 부흥을 위해 꼭 필요한 인사라는 점에 이견의 여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