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종말은 어떻게 오는가> 이철환 외, 새빛 펴냄

[이코노믹리뷰=성시현 기자] 그동안 인류가 써내려간 수많은 종말론 시나리오는 단순히 흥미를 끌기 위함은 아니었다. 이는 사전에 예측 가능한 현상들에 대비하여 파국을 막자는 경고의 메시지였지만, 우리의 대비책은 미비했다. 최근 들어 이런 종말적 현상에 대비하라는 경고가 부쩍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인류가 아픈 곳이 어디인지 진단한 책이 출간됐다.

종말론의 실체를 알아야 종말을 대비할 수 있다.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게 있다. 이 법칙은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밝힌 법칙이다. 이 법칙처럼 종말론은 대형 사고를 막기 위한 다양한 경고를 보낸다. 그리고 21세기 종말론은 단순히 종교적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어제 오늘 우리가 만났던 일상과 뉴스들 중에도 종말을 경고하는 신호들이 넘쳐난다. 이 책은 그런 징후와 경고들을 무시하지 말고 유념하여 사전에 적극 대비하라고 한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그동안 우리를 위협했던 다양한 종말론의 실체를 보여준다. 노스트라다무스, Y2k, 휴거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종말론들이 등장한다. 2장에서는 우리에게 비극적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오는 비윤리적인 과학기술 발전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를 한다. 킬러로봇, 유전자 조작으로 인한 괴물의 탄생 등을 이야기한다.

3장은 자연이 만든 종말을 보여준다. 기상이변과 환경파괴 현상,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여기에 해당된다. 4장은 말 그대로 인간이 만든 종말인 국제사회의 패권다툼과 경제파탄을 다룬다.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크고 작은 전쟁과 테러, 그리고 경제사회 시스템이 붕괴되어가는 위험한 상황 속에서 종말을 막을 지혜를 찾아야 한다. 5장은 도덕과 윤리의 타락으로 인한 말세적 현상을 다루었다. 패륜 현상으로 가정이 파괴되고,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냉담과 비정함이 판치는 사회는 결국 몰락하게 된다는 사실을 경고한다. 마지막 6장은 우리 모두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 앞의 이 모든 종말을 막을 지혜를 이 6장에 담았다.

이 책을 쓰면서 저자가 내린 결론은 실제 인류 종말이 찾아올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가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종말의 시점을 조정할 수는 있다고 역설한다. 결국 종말에 대한 책임은 인류에게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날카로운 현실 진단은 인류가 좀 더 오랫동안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함이다. 그의 통찰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다.